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당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사진=이한형 기자)
목포 부동산 투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20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또 SBS를 포함해 다른 언론사 기사에 대해서는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으로 검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온 국민을 의미 없는 소모전으로 몰아갈 수 없다고 생각"이라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이어 "SBS에 이어 다른 언론까지 나서서 왜곡보도로 공격하고 당정을 끌어들이는 상황을 보면서 이 자리를 만들어야 겠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당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제 관련 문제이고 제 인생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해결하겠다. (탈당을) 허락해주지 않으면 혼자 나가서 (탈당을) 선언하겠다고 강력하게 말해 이 자리가 마련됐다"고 부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도 함께 했다.
홍 원내대표는 "손 의원이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문제에 대해 만류를 많이 해왔다"며 "그럼에도 손 의원이 당에 더이상 누를 끼치면 안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혀와 이날 기자히견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먼저 목포 부동산을 매입한 경위에 대해 해명했다.
손 의원은 "2017년 3월 문재인 대통령 당시 후보를 돕기 위해 정책간담회를 계기로 목포에 처음 내려갔다"며 "간담회 근처에서 가슴이 떨리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이런 집들(적산가옥)이 헐어 있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채로 남아있는 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도 콘텐츠가 남아 있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시작된다면, 그 동력으로 도시재생은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재단이나 박물관, 공공재를 활용한 문화시설들이 들어와서 지역을 살린 예는 수없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기막힌 게 우리나라 지방에서 풍광 좋고 강과 바닷가 근처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획일적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지방인구는 늘고 청년은 찾아볼 수 있는데, 왜 30년 만에 다시 짓고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손 의원은 "다리를 놓고 아파트를 짓는 일만이 SOC(사회간접자본)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국민 예산을 쓰는 게 고작"이라며 "역사가 살아있는 곳들이 더 사라지기 전에 제가 발견한 곳이 목포"라고 했다.
손혜원 의원은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처음 제기한 SBS에 대해서는 "SBS가 저 한 사람을 죽이려고 한다"며 "SBS를 고발한다.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 제가 걸 수 있는 모든 이유를 걸겠다"며 "제 의원 직위와 개인 명예를 위해 고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여의도 문법'에 맞게 대처한다면 살짝 고개를 숙이고 간사 자리만 내놓고 사임위원회를 옮겨서 조용히 잠잠해질 때를 기다리는 게 맞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다. 제가 0.001%라도 SBS와 다른 언론들이 하는 이야기에 관련이 있다면, 검찰 조사를 통해 그런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 자리에서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BS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사들의 기사 200여건도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다음주 초쯤 고소할 것"이라며 "인생을 걸고, 모든 것들을 깨끗히 밝히고 제자리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손 의원은 또 다음 국회의원 선거 출마와 관련해 "저는 출마하지 않는다. 백번쯤 말했다"며 "의원이 된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어주려고, 정권을 바꾸려고 된 것이지 정치인이 되려는 게 아니었다"고 했다.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가세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에 대해 "저는 박 의원과 목포 바닷가 자리에 고층 아파트 건설 계획에 관련된 분들도 할 수만 있다면 함께 검찰조사를 받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포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저는 안 나온다. 하지만 더 이상 국민들이 보고싶어 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이면서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다면, 박지원 의원을 상대할 그럴 정치인이 눈에 띈다면 제가 그분을 돕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직을 내려놓고 다른 상임위로 옮긴다고 밝혔다.
또 마지막까지 자신을 믿어준 당과 당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고, 지역구민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