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지훈 (변호사)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에 대한 심석희 선수 고발이 있은 후에 젊은빙상인연대에서는 이런 성폭행 피해자가 5명 정도 더 있다. 그중에 두 사람이 기자 회견을 준비 중이다 했었죠. 그런데 취소가 됐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빙상계에서는 더 이상의 폭로는 나오지 않았는데요. 그게 벌써 2주 전입니다. 그런데 오늘 2주간의 침묵을 깨고 기자 회견이 열립니다. 오전 11시 40분인데요. 기자 회견이 열리기까지 그간에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건지 오늘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젊은빙상인연대 자문을 맡고 계세요. 박지훈 변호사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박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박지훈> 안녕하세요.
◇ 김현정> 기자 회견이 잡혔다가 취소되고 잡혔다가 취소되고 한 2번이 미뤄졌어요. 어떤 이유, 어떤 사정이 있었던 겁니까?
◆ 박지훈> 아무래도 피해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해서 피해 선수들이 다시 용기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오늘은 용기를 내고 마음의 결심을 했다는 얘기고. 지난번 예고한 대로 추가 피해 사례들을 밝히시는 건가요?
◆ 박지훈> 네네, 추가 사례를 밝힐 예정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5명?
◆ 박지훈> 네, 5명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분들 중에 직접 기자 회견장에 나서는 분도 계십니까?
◆ 박지훈> 선수들이, 피해 선수들이 기자 회견장에 나서는 것은 많이 좀 힘들어하고요. 그래서 직접 나서지는 않고 사례들을 저희가 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사례들을 대신 발표하는 형식으로. 어떤 기막힌 사례들이 있어요?
◆ 박지훈> 조재범 코치와 심석희 선수와의 그런 사례들처럼 수개월, 수년간에 걸쳐서 성추행 또는 성폭력 피해를 당한 그런 사례들이 아마 발표가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심석희 선수의 경우도 미성년 때부터였는데요. 그 끔찍한 일을 당한 것이. 다른 5명의 선수들도 그런 상황인가요?
◆ 박지훈> 미성년자인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도 미성년자인 경우도 있고요.
◇ 김현정> 가해자는, 5명의 가해자는 다 다른 건가요? 아니면 1명입니까?
◆ 박지훈> 다 다릅니다.
◇ 김현정> 다 다릅니까? 가해자도 5명이라는 소리네요?
◆ 박지훈> 네. 오늘 발표될 가해자는 2명.
◇ 김현정> 그 5명 가운데 2명의 실명이 공개됩니까?
◆ 박지훈> 네. 현재 그럴 예정으로 있습니다.
◇ 김현정>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가해자는?
◆ 박지훈> 네. 지금 모두 현직 코치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현직 코치. 사실 피해자들이 자신의 실명을 드러내는 거 어렵고 지금 기자 회견장에 마스크를 끼고도 참여하기 어렵다. 그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인데 가해자의 실명은 그래도 공개해야겠다라고 두 사람은 마음을 먹은 거라는 얘기잖아요. 어떤 바탕이 된 걸까요?
◆ 박지훈> 아무래도 심석희 선수의 사례가 많은 용기를 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됐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2명의 경우에는 좀 사례가 확실하고요. 물증도 저희가 가지고 있고 피해자들의 진술도 확실하고 그래서 명확하게 좀 드러나는 사례라서 일단 두 건을 먼저 공개를 하기로 했습니다.
◇ 김현정> 5건 중에 적어도 2건은 정확한 물증까지 가지고 있다, 확보를 하고 있다. 카톡이라든지 뭐 이런 건가 보죠?
◆ 박지훈>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2명의 가해자 실명을 오늘 공개한다, 2명 다 현직 코치다... 그런데 지금 조재범 전 코치의 경우는 범행 사실을 일절 부인하고 있습니다. 전혀 그런 적이 없다. 그냥 성 접촉 자체가 없었다라고 부인을 하고 있거든요. 이 상황 돌아가는 건 어떻게 보세요?
◆ 박지훈>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여러 가지 물증이 카톡이라든가 녹음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확보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조재범 코치 측에서 무조건 부인한다고 될 일은 아니고. 탄탄하게 증거가 확보가 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기 때문에 아마 기소하거나 처벌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걸로 제가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들은 바도 있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단단한 증거들을 가지고 있다, 확보하고 있다, 이런 말씀. 이해를 조금 더 돌려서 조금 더 확장해서 이게 정말 21세기의 일들이 맞는가 싶을 정도예요, 듣다 보면. 이 사실들을 젊은빙상인연대 측에서는 언제쯤부터 인지하게 되셨어요? 폭행 정도가 아니라 성폭행도 벌어지고 있구나 하는 걸.
◆ 박지훈> 심석희 선수의 폭로가 있기 전 수개월 전부터 인지를 하고 있었고요. 그런데 그걸 공개를 저희가 못 하고 있었죠.
◇ 김현정> 그건 왜 그럴까요? 공개를 못 하셨던 이유는.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 (사진=연합뉴스)
◆ 박지훈> 물론 피해자들의 명예 보호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원치 않기 때문에.
◇ 김현정> 피해 사례들의 공통점을 쭉 추려보면 스포츠계 혹은 빙상계 내부의 제일 큰 문제점은 뭐라고 보세요? 공통점이 보입니까?
◆ 박지훈> 당연히 공통점이 있고요. 그게 이제 말씀을 드리면 지도자. 감독, 코치 같은 지도자들이 선수들에 대한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가 있는데요.
◇ 김현정> 절대 권력.
◆ 박지훈> 네. 그것도 폐쇄적으로 통제받지 않는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 왜 예전에 제가 뉴스쇼에 출연을 했을 때 수영 선수 사건이 있었습니다. 꼴찌,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 꼴찌를 한 선수를...
◇ 김현정> 순서 바꿨던. 순위 바꿔서.
◆ 박지훈> 1등 한 선수를 탈락시키고 꼴등 한 선수를 국가 대표로 선발한 케이스가 있었는데.
◇ 김현정> 그것도 아주 기막힌 사건이었는데. 그때 박지훈 변호사셨군요.
◆ 박지훈> 그때 제가 그 사건을 담당했었는데 그것도 생각을 해 보면 꼴등 한 선수가 국가 대표로 선발된 이유는 지도자와 임원들에게, 협회 임원들에게 잘 보였기 때문에 결국 그렇게 된 거거든요. 1등한 선수가 탈락한 이유는 밉보였기 때문이고, 반대로. 그래서 마찬가지로 감독 코치들의 선수들의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가대표로 선발하고 이런 과정에서 감독, 코치가 행사하는 영향력이라는 게 선수들에게 미치는 효과는 굉장히 엄청나거든요.
그래서 선수들은 감독에게 또 코치에게 따를 수밖에 없는, 어떤 부당한 요구를 하더라도 따를 수밖에 없고 그런 시스템 자체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져도 선수들로 하여금 폭행, 나아가서 말도 안 되는 성폭력 피해를 당해도 이런 것들이 오랫동안 감춰지지 않고 계속 은밀히 이뤄질 수가 있는 그런 폐쇄적인 구조인 거죠. 말도 안 되는 구조죠.
◇ 김현정> 가끔 문제 제기를 했던 선수들도 있어요. 그래서 드러났던 경우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코치들이 다시 복귀해서 뛰고 뭐 이런 건 왜 그런 거예요?
◆ 박지훈> 그러니까 전혀 처벌받지 않고 징계받지 않는 거죠, 가해를 한 가해자들이. 그런 것들을 선수들이 보면서 정말 계란으로 바위 치기구나라는 것을 선수들이 전부 다 공통적으로 이제 경험적으로 깨닫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는 거죠. 왜 그 코치들은 솜방망이 처벌받고 버젓이 다시 떳떳하게 일할 수 있느냐. 왜.
◆ 박지훈> 그것이 체육계의 정말 오래된. 수십 년 동안 한 사람이 권력을, 빙상계에서는 특히 전명규라고 하는 빙상계의 짜르라고 할 수 있죠. 그분이 모든 것을 다 관장을 하는 거죠, 아주 작은 부분 하나하나까지. 그러니까 전명규 사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 그 사단의 눈에 드느냐, 안 드느냐에 따라서 선수들이 앞길이 달라지고 그리고 코치들도 일단 전명규 사단의 눈에 들어서 그 사단 안에 편입이 되면 어떠한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일단 컴백이 되는 거죠.
◇ 김현정> 안고 가는 거군요, 그 라인은. 알겠습니다. 그런 구조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후속 대책이 중요할 텐데요. 대한빙상연맹, 대한체육회, 문광부 줄줄이 대책을 내놨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일 중요한 건 뭐라고 보세요?
◆ 박지훈> 그런데 이런 대책은 사실 한 10년 전에도 나왔었고요. 저는 이것이 과연 실효성 있게 될 것인지 지켜봐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일단 폐쇄적인 권력 시스템이 좀 바뀌기 전에는 이런 것들이 실효성을 발휘하기가 어렵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누가 용기를 내야 되는데 사실 용기 내면 이 바닥 떠날 각오를 해야지만 용기를 낸다는 얘기 아니에요. 그렇죠?
◆ 박지훈> 그렇죠.
◇ 김현정> 구조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그 이후에 징계를 강하게 한다는 둥 아예 그냥 아웃을 시켜버린다는 둥 이런 게 다 의미가 없다는 얘기 아닙니까?
◆ 박지훈> 맞습니다. 아까 말씀드렸지만 전명규로 상징되는 그런 파벌 싸움. 파벌이라기보다는 독재 권력이죠, 그 전명규 사단이. 그래서 전명규 사단을 해체하지 않고서는 어떤 개혁도 사실 이루어질 수 없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11시 40분 기자 회견 주목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지훈>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11시 40분에 기자 회견을 하는, 추가 폭로를 합니다. 젊은빙상인연대의 박지훈 변호사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