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린 '킹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좀비 분장을 한 배우들이 배회하고 있다. (사진=이진욱 기자)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조선시대 복색을 한 좀비들이 행사장을 배회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향해 입을 쩍 벌리며 위협을 가한다. 이를 본 사람들이 놀라 곳곳에서 지르는 비명이 넓은 홀에 부딪혀 울려 퍼진다.
조선시대에 출몰한 좀비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제작발표회 현장 풍경이다.
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행사 시작 40여분 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전통 기와 특색을 살린 세트 뒤로 어슬렁거리는 괴형체는 창호지를 사이에 두고 취재진을 맞이하며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국내에서 열리는 문화 콘텐츠 제작발표회 현장에 여러 외신기자들이 참석한 일도 이례적이다.
6부작으로 완성된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굶주림 끝에 괴물이 돼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럴리물이다.
영화 '터널' 김성훈 감독과 드라마 '시그널' 김은희 작가가 손잡은 이 작품은 봉준호 감독 작품 '옥자'에 이어 넷플릭스가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는 야심작이다.
500석은 족히 넘어 보이는 이곳 행사장 규모는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취재진이 현장에서 출입증을 받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서 있는 광경도 눈길을 끌었다.
배우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김상호 허준호 김성규 전석호 김혜준 진선규 등이 호흡을 맞춘 '킹덤'은 오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된다.
극본을 쓴 김은희 작가는 "결국에는 배고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기득권층의 부당한 대우로 배고프고 헐벗은 시대를 살게 된 이들을 괴물의 모습으로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한 바 있다.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은 "조선이라는 정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세계에 끔찍하고 동적인 좀비의 존재르 얹었다"며 "이 두 가지가 상충되면서 자아내는 긴장감의 미학이 있는 작품"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