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R76 결핍 쥐의 라스 단백질 증가와 간암 촉진.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직접 제어하는 신개념 간암 치료전략이 제시됐다.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한 암 치료제 개발이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최강열 교수 연구팀이 대표적 암 유발 인자인 '라스(Ras)'를 분해해 암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라스 단백질은 대부분 암에서 높은 비율로 돌연변이형으로 발견된다. 라스 돌연변이는 세포 성장과 관련된 신호 전달계를 활성화해 암을 일으킨다.
많은 표적 항암제에 저항성을 띠면서 그간 라스를 제어하는 항암제 개발을 위해 수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개발의 어려움과 약물 후보물질의 독성 등으로 인해 성공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간암 환자의 정상 및 간암 조직을 이용해 라스와 결합하는 새로운 단백질들을 발굴했다. 그 중 'WDR76'이라는 단백질이 효과적으로 라스를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WDR76이 라스의 안정성을 조절하며 간암을 제어하는 방법을 밝혀냈다.
간암이 유발된 동물모델에서 WDR76 결핍에 의해 라스 단백질이 증가하며 간암이 촉진됐지만, WDR76이 과발현됐을 때 라스 단백질이 분해되며 간암이 억제된 것도 확인했다.
최강열 교수는 "라스의 구조를 변화시키려던 기존 연구에서 벗어나 라스의 양을 조절함으로써 단백질 활성을 제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라며 "특히 라스 돌연변이의 유무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오늘날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한 효과적인 암 치료제 개발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17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