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박종민기자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향후 검찰 일정이 예정대로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4일 "범죄사실 중 상당부분 혐의 소명되고 사안 중대하며, 현재까지 수사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은 사법농단 수사는 물론, 이후 예정된 수사 일정도 진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이날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면서, 앞으로 최대 20일간 수사에 막바지 열을 올려 사법농단 사태를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양승태사법부 시절 사건 배당조작 의혹, 법관들을 사찰했다는 '블랙리스트' 의혹 등과 관련해 계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법농단 수사 외 특별수사부의 향후 수사도 일정대로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최근 서영교 의원과 전병헌·노철래 전 의원이 국회 파견 판사를 통해 형량을 낮춰달라는 이른바 '재판청탁'을 한 정황을 포착했다.
그러자 법원행정처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도 형사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이에 검찰은 법관들의 사법농단 수사를 마무리한 후 이들 문제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영장 발부로 사법농단 수사에 막바지 탄력이 붙으면서, 이들 국회의원들에 대한 수사 검토 역시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검찰은 또 사법농단 수사를 마치는 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따라서 현재 사법농단 수사팀에 몸담은 특수부 검사들이 복귀하면 본격적인 '삼바' 수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미 사법농단 수사팀에 소속됐던 특수2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 등지에서 압수수색한 자료를 분석하며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사법농단 수사를 가능한 한 작년 말에 마무리 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추가 범죄 정황이 나오고 관련 피의자들의 구속영장 등이 기각 되면서 수사가 해를 넘겼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 내에서도 사법농단 수사가 길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늘어지는 수사'라는 부담에서 벗어나면서 지난해 6월부터 이어진 사법농단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