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미운오리 된 '경유'의 부활… 바다에서 돌파구 찾았다

기업/산업

    미운오리 된 '경유'의 부활… 바다에서 돌파구 찾았다

    국제 규제로 2020년부터 선박연료 황 함량 낮춰야
    경유, 황 함량 줄이는 유종으로 주목… 판매량 급증
    1년 먼저 규제 들어간 중국과 대만은 경유 대거 수입
    업계 "국내업계 경유 호황 이어질 것"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최근 국내에서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며 규제 폭탄을 맞은 경유가 오히려 바다에선 국제 환경기준을 맞추기 위한 유종으로 떠오르며 판매량을 높이고 있다.

    국제적으로 2020년부터 모든 선박의 연료 내 황 함량을 줄이라며 기준을 강화하면서 황 함량을 줄이는 유종으로 경유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1년 앞서 황 함량 규제에 들어간 중국과 대만에서 한국산 경유 수입이 대폭 늘어났다.

    ◇ 환경규제에 밀려난 '경유'가 다시 웃는 이유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 1월 1일부터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황 함량 비율이 0.5% 이하인 연료를 쓰도록 규정했다.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조치다.

    현재 글로벌 해운사들 대부분은 황 함량 비율이 3.5%인 고유황중유 '벙커C유'를 쓰고 있지만 규제로 황 함량을 줄여야 한다.

    대책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로 배를 아예 LNG(액화천연가스) 선박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배에 탈황장치(스크러버)를 달아 벙커C유 내 황을 줄이는 법도 있다.

    마지막으론 선박용 경유(MGO)를 쓰거나 벙커C유에 경유를 섞어 황 함량을 낮춰 쓰는 방식이다. 아예 공장에서 저유황중유(LSFO)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다만 LNG 선박 교체와 탈황장치 장착은 높은 비용과 교체작업 등 시간 문제로 선호도가 높지 않아 경유로 쏠린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결국 최근 정부의 환경 규제로 미운 오리로 내몰린 경유가 바다에서는 국제 환경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유종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중국·대만 경유 대거 수입… "경유 호황 이어진다"

    정유업계는 바다에서 돌파구를 찾았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실제로 이미 중국과 대만 등에서 경유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호재다.

    업계는 중국과 대만이 국제해사기구 규제보다 1년 먼저 황 함량 규제에 들어갔기 때문에 경유 수입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부터 광동성 9개 도시와 베이징, 홍콩, 마카오 등에서 규제에 들어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대만 등이 환경문제로 선제적으로 조치에 들어갔고 여기에다 대만은 지난해 2월 국영 정유사의 경유생산시설에 불이나 경유 수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경유의 대만 수출량이 55%나 급증했다. 그 결과 대만은 2017년 한국 석유제품 최다 수입국 5위에서 2018년에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전체 수출량의 22%를 차지한 중국이다. 한국은 2018년에만 중국에 2,141만 배럴의 경유를 팔아 2017년보다 2배 이상 팔아 치웠다.

    중국은 벙커C유도 2017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1,479만 배럴이나 수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벙커C유 자체만 쓰기 어려우니 경유와 섞어 쓰기 위해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도 그러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의 황 함량 규제가 본격화되면 경유 수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대만이 선제적으로 나서자 경유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만큼 미국과 유럽 등도 확대되며 경유 수출량이 더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은 황 함량을 0.5%에서 더 강화한 0.1%까지 적용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지만 점차적으로 저유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