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표팀의 사령탑 박항서 감독. (사진=AFC 제공)
"우승은 내 조국 대한민국이 했으면 좋겠다."
베트남의 사령탑 박항서 감독은 일본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마치고 한국의 우승을 기원했다.
아쉽게 일본이라는 벽을 넘지 못해 대회를 마쳤지만 그 누구도 박항서 감독을 탓하지 않았다. 기대 이상의 경기력과 성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란, 이라크 등 중동 강팀과 한 조에 속한 베트남의 조별리그 통과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기적을 써내며 16강에 올랐고 요르단을 극적으로 꺾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리고 우승 후보로 꼽힌 일본과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베트남에는 비난보다 박수가 쏟아졌다.
위대한 도전을 마감한 박항서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과 카타르의 격돌한 열리는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을 찾아 경기를 지켜봤다. 대회 일정은 모두 마쳤지만 자신의 바람이 이뤄지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AFC 제공)
하지만 박항서 감독의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은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지만 카타르에 0-1로 패하며 대회를 8강에서 마감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나란히 8강에서 탈락했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다. 베트남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대회를 통한 분명한 소득도 있었다.
박항서 감독은 "2019년에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라며 "베트남은 아직 아시아 톱레벨 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아시안컵을 통해 강팀과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지 깨달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한국의 8강 탈락은 실패나 다름없다. 소득보다 숙제만 남겼다. 답답한 경기력에 국내 축구팬들도 한국보다 베트남에 더 열광했다.
벤투 감독은 대회를 마치면서 박항서 감독과 비슷한 말을 남겼다. 우승팀에 관한 외신 기자의 질문에 "나와 같은 국가(포르투갈) 출신의 지도자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