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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결국 독이 된 벤투호의 무패행진

    정작 벤투 감독의 첫 번째 시험대인 아시안컵 부진

    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12번째 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이 패배가 2019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8강전이었다는 점에서 59년 만의 우승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사진=연합뉴스)

     

    ‘무패행진’은 독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0대1로 패했다.

    1960년 이후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의 충격적인 조기 탈락이다. 조별예선 3연승으로 우승 도전의 힘찬 출발에 나섰던 한국은 바레인과 16강에서 연장까지 치른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두며 불안감을 노출한 데 이어 카타르에 발목을 잡히며 2004년 중국 대회 이후 무려 15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안컵 4강에 오르지 못하는 부진에 그쳤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이후 벤투 감독을 선임하며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한 한국 축구의 첫 번째 패배다. 하지만 이 패배로 벤투 감독과 한국 축구는 단순한 패배 이상의 큰 상처를 입었다.

    벤투 감독 부임 후 한국 축구는 지난 바레인전까지 7승 4무를 기록하며 11경기에서 패하지 않았다. 이는 대한축구협회가 전임감독제를 도입한 1997년 이후 데뷔 최다 무패 기록이다.

    이 기간 남미의 축구 강국 칠레와 우루과이를 상대했으며 그동안 A매치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고전했던 호주 원정을 떠나서도 패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1경기 무패는 지난 4년간 한국 축구가 쌓아온 문제점을 씻고 얻은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였다.

    벤투 감독 부임 후 11경기 무패를 기록했던 한국 축구는 단 한 번의 패배로 많은 것을 잃었다.(사진=연합뉴스)

     

    결과가 아닌 내용을 살펴보면 11경기 무패는 오히려 독이 되어 한국 축구에 쌓였고, 카타르를 상대로 결국 곪은 상처가 터졌다. 11경기 무패 이후 맛보는 첫 패배. 하지만 이 패배는 11경기 무패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진 결과가 됐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또 대회 중 핵심 자원의 부상이 이어졌고 의무진의 계약 문제로 선수단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계속되는 부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벤투 감독은 고집스러운 전술, 뻔한 선수 활용으로 대표팀 운영의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끝에 결국 아시안컵 8강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벤투 감독은 한국의 지휘봉을 잡은 뒤 약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좌절을 경험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 경우 최대 4년의 임기가 보장되는 만큼 벤투 감독에게는 첫 패배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기성용(뉴캐슬)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보훔) 등 지난 10년 가까이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선수들은 ‘태극마크’와 이별을 고민하고 있다. 당장 3월 A매치부터 이들 없이 살아남아야 하는 벤투 감독의 치열한 생존 경쟁이 시작된다. 과연 벤투 감독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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