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용자 1800만명을 보유한 페이스북이 2010년 국내 시장 진출 후 처음으로 망 사용료를 내기로 했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 통신망을 무료로 이용해온 관행이 개선된 첫 사례인데 구글과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른 글로벌 콘텐츠 제공업체(CP)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SKB)는 향후 2년간 망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 기밀유지협약을 체결해 전체 비용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다.
망 사용료란 IT 기업이 통신사 망을 활용해 콘텐츠를 전송한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이다. 페이스북 등 CP는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키면서도 자주 보는 콘텐츠를 이용자와 가까운 위치에 저장하는 캐시서버 구축비용 등 망 사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SKB와 망 사용료 지급에 합의했고, 지난해 7월 계약 기간 종료 이후 갱신 협상을 하는 KT와도 계약을 연장하면 한 국가에서 2개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는 사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의 이번 결정이 구글과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른 글로벌 CP와의 망 사용료 계약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구글과 넷플릭스는 연간 각각 연간 700억원과 300억원을 낸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와 달리 망 사용료를 회피해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 넷플릭스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SKB와 망 사용료 논쟁이 촉발되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풀HD급 영상 시청에는 최소 5Mbps, UHD(4K)는 25Mbps의 인터넷 속도가 필요한데 사용자가 몰리면서 해외망 속도가 이보다 떨어져 화질이 나빠지거나 접속이 느려진 것이다. SKB는 캐시서버 설치로 최근 가입자가 폭증한 넷플릭스 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을 바라고 있다. 또 넷플릭스 등에 쓰이는 회선 용량을 50Gbps에서 100Gbps로 증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국내 통신사에 캐시서버 구축·운영 비용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