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들 절반은 향후 5년간 부동산 등 실물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서울 지역 부동산의 현상유지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우리나라 부자들의 자산관리 형태를 분석해 '2019 Korean Wealth Report'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KEB하나은행 PB고객 중 922명의 설문 내역을 분석한 결과다.
설문대상자 절반 가량은 향후 5년간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 경기가 침체('빠르게 침체' 24%, '완만하게 침체' 32%)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 상태로 정체' 34%, '완만한 회복' 10%로 응답됐다. 지난해 조사(빠르게 침체 6%, 완만하게 침체 21%) 대비 비관적 전망이 가중됐다.
다만 부동산 경기는 서울지역의 경우 현 상태로 유지된다는 답변이 46%로 가장 컸지만, 지방 부동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2%가 침체될 것으로 전망해 지역별 편차가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에 비관론이 확산됐음에도 응답자 46%는 현재 자산 구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관망 경향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구성 변경 의사를 밝힌 응답자 중 부동산 비중을 축소하고 금융자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인 사람은 18%, 정반대 방향의 의사는 13%였다.
응답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부동산 비중은 53.1%로 전년 대비 2.5%포인트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 거주자의 부동산 비중이 증가한 반면, 지방 거주 응답자는 감소했다. 거주목적이 아닌 투자목적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한 응답자 비중은 93%나 됐다.
응답자들의 가구당 월평균 1226만원을 지출해, 일반가계(332만원) 대비 3.7배 높았다. 소비성향(소득 대비 소비 비율)은 응답자들의 소비성향이 약 30%인 반면, 일반가계는 약 70%로 나타나 부자들의 여유자금이 충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3구 거주자들의 지출규모가 1366만원으로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며, 강남3구 외 서울 거주자의 월평균 지출규모는 1142만원이었다. 전년 대비 지출규모는 강남3구가 19.7% 증가, 강남3구 외 서울 거주자는 17.1%, 수도권 7.9%, 지방 0.5% 각각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전년 조사에서 가장 지출규모가 컸던 60대를 제치고 70대 부자들의 지출 규모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소는 "빠른 고령화와 함께 액티브 시니어들의 증가로 고령층 부자들의 문화생활 및 사회활동 폭이 더욱 넓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 중 상속·증여 받은 자산이 있는 경우는 57%였다. 보유자산 규모가 클수록 자산이전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 비중도 높았다. 부자들의 자산형성에 상속·증여 등 세대간 자산 이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향후 응답자들은 보유자산을 노후자금으로 48%, 상속 24%, 증여 19% 등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하겠다는 응답은 4%였다. 재산 일부를 이미 자녀·손자에 증여했다는 답변은 53%나 됐다. 증여자산 형태는 현금·예금이 52%, 상업용부동산 20%, 주거용부동산 17%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