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30일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로 등판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격앙된 어조로 일제히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황 전 총리가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농단에 중대한 책임이 있으면서도 이를 잡아뗀다며, 원색적인 표현으로 그를 비판하고 반성과 사죄를 요구했다.
6선의 이석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실업자 100만, 자영업자 폐업이 100만이라는 말, 황교안 후보는 100만밖에 모르는 듯"이라며 "503호(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형 번호) '백(Back)만' 믿고 나온 건지"라고 비꼬았다.
이 의원은 "시대가 바뀌고 대중의 생각이 바뀐 걸 모르시는 걸까"라며 "물 빠진 줄 모르고 갯벌에서 퍼덕대는 짱뚱어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4선의 박영선 의원은 "호가호위하면서 불법을 저지른 것은 정말 잘못이나, 공무원들이 최순실을 몰랐다고 해서 잘못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황 전 총리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호가호위하며 불법을 저지르는 동안 법무장관, 총리 하면서 눈감아줬다? 최순실을 몰랐다? 과연 그랬을까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3선의 이인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황교안, 역사의 이단!'이라는 제목을 붙여 황 전 총리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었다. '황당하다', '교활하다', 안하무인이다'로 시작해 '민주화를 위해 땀 한 방울의 쥐꼬리만 한 헌신도 없이 어디다 대고 386을 씹고 주사파로 거시기하냐'로 끝나는 격문이었다.
이 의원은 "시대착오적 박근혜 하수인의 복귀라면 우리는 다시 촛불이다. 파시스트의 귀환이라면 나의 중년도 다시 자유를 부르짖었던 민주화 시절의 청춘이다. 시정잡배 같은 구둣발질 횡포라면 우리는 다시 뜨거운 연탄불이다"고 썼다.
3선의 김태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황 전 총리의 출마 선언을 보고 있자니 공안검사들이 판쳤던 80년대로 되돌아 간듯한 느낌"이라며 "80년대 공안검사 기소장에나 나올 법한 말을 21세기에 제1야당 대표로 나서겠다는 사람의 입에서 듣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에 대해선 한마디 사죄도 안 한 사람이 이제와서 '나라를 구하겠다'라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국민이 황 전 총리에게 원하는 것은 정계 입문, 제1야당 대표가 아니라 반성과 사죄"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씨 가족의 부동산 매매와 국외 이주에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아무리 대통령을 공격하고 싶다고 해도 어린 손주에 대한 뒷조사는 비이성적이고 비인간적인 행위"라며 "대통령 가족 이전에 한 국민, 한 아동의 인권을 유린한 사찰, 범죄행위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곽 의원의 행태는 국회의원 면책특권 대상이 아닌 것을 알아야 한다"며 "이 세상에 일반적인 상식을 뭉개고도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없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