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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동 특보, 문 대통령에 "새로운 시도 많이 나올 활력 필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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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동 특보, 문 대통령에 "새로운 시도 많이 나올 활력 필요" 조언

    문 대통령, 신임 이제민 부의장·이정동 특보와 오찬
    이 특보 "현장 책임자가 도전하기 어려운 시스템" 지적
    문 대통령 "아직은 공직문화 굳어져 있다" 동감
    이 부의장은 "확정적 재정운용 필요성 건의"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신임 부의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신임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오찬을 함께하며 우리 경제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혁신에 대한 논의를 했다.

    이정동 특보는 이날 청와대 백악실에서 열린 오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시도가 많이 나오도록 경제 시스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찬장에서 이정동 특보는 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가수 조용필 씨를 거론하고, 다양한 해외사례와 비교하며 혁신을 가로막는 정부의 공직문화를 지적하는 등 수많은 제언을 건냈다.

    이 특보는 "조용필 씨가 지난해 50주년 콘서트를 했는데 놀라운 것은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이라며 "어떤 가수는 주구장창 같은 노래만 부르는데 조용필은 끊임없이 한발씩 내딛는다. 그게 혁신"이라고 언급했다.

    또 그는 "중국은 벤처기업들이 정부의 힘으로 창업을 하고 성장을 한 뒤 실리콘밸리에 가서 큰돈을 번다. 한국의 인재들은 다들 대학에 몰려가서 논문 쓰는데 매달리는 데 반해 중국은 현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돈을 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장의 공무원들이 민간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장 책임자가 도전을 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성문법 체계와 관련이 있다. 법적인 근거가 없으면 과감한 행정을 펼 수가 없다"며 "감사원 문책이 두려우니 자기가 다쳐가면서까지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금지돼 있지 않으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도록 법령을 폭넓게 해석해줘야 한다"면서도 "감사원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으나 아직은 공직문화가 굳어져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특보는 "미국 창업자의 나이는 평균 40대 중반이고, 실리콘밸리 활동하는 하이테크 창업자 평균 나이는 50대"라며 "경험이 풍부하고 시행착오가 온몸에 새겨진 사람들이 창업을 하는 거다. 우리나라처럼 20대가 아니다. 정부도 이런 경력자 창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 말이 마음에 든다"며 "시니어 창업이라는 말을 써 뭔가 어색했는데 앞으로는 경력자 창업이라는 말을 써야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정동 특보에게 "김대중 대통령 시절 벤처기업을 처음으로 만든 사람들은 대부분 실패했다. 그러나 그걸 인수한 사람들은 성공했다"며 "창업자들이 8~9부 능선까지 올라갔다가 마지막 고비를 못 넘겼던 건데 인수자들이 앞 사람들의 실패를 교훈삼아 성공률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특보는 "실패를 해도 사회가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며 "뒷배가 튼튼해야 앞으로 나간다"고 답했다.

    이제민 부의장도 실패를 뒷받침할 사회 안전망이 부실해 혁신이 활발하지 못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의장은 "과거 김대중 정부 때는 대기업 출신들이 회사를 나와 창업을 많이 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이 받쳐주질 않으니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더 이상 경험있는 사람들이 도전적인 창업을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안전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정동 특보의 저서를 탐독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책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며 "대선 때 한참 바쁜데도 이 교수의 책을 읽었고, 이런저런 자리에서 말할 때 잘 써먹기도 했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출신인 이 특보의 시행착오를 통한 혁신론이 담긴 저서 '축적의 시간'과 '축적의 길'을 정독하고 큰 감명을 받아 그를 발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설 선물로 '축적의 길'을 선물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기에 ‘축적이 돼야 변화가 시작된다’는 의미를 청와대 직원부터 실천했으면 하는 취지에서 도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최근 문 대통령이 과학기술과 경제 분야의 혁신을 강조하며 "성실한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의 경험까지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과 맥락이 닿아있다.

    이외에도 이제민 부의장은 국민들이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며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했다.

    이 부의장은 "경찰, 소방 공무원을 늘린다면 '놀고 있는 공무원들이 많은데' 라는 조건반사적 반응이 나온다"며 "그러므로 공공부문 확대와 더불어 공공부문 개혁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 옛날처럼 사람 자르는 개혁이 아니라 일을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방향성을 결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이 부의장은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긴축 재정'이 운영돼 왔다며 올해는 확정적 재정운용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 부의장은 "우리 공무원들은 재정건전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너무 강하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재정확장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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