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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자녀 자기소개서 써주는 게 대학원생 일인가요?"

사회 일반

    "교수 자녀 자기소개서 써주는 게 대학원생 일인가요?"

    대학원생 4분의 3, 갑질 경험 있다고 응답해
    5년간 8천만원 인건비 갈취한 지도교수도 있어
    교수 자녀의 대학원 자기소개서 대신 써주기도
    고발해도 고작 정직 3개월 솜방망이 처분 많아
    대학원생 노동권 보장 법안 발의돼, 함께 힘 모아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1월 30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강태경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수석부지부장)


    ◇ 정관용> 교수가 대학원생의 인건비 갈취하고 자기 자녀 숙제 대신 해 주라고 그러고. 심지어 자기 집 개밥을 주라고 시키고 이른바 교수 갑질 문제. 지난 몇 년 사이 꾸준히 고발되었지만 지금 해결되지 않고 있답니다. 대학원생 당사자 모셨는데요. 얼마 전에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이 만들어졌죠. 강태경 수석부지부장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강태경>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노동조합 설립하고 저희 프로그램에 와서 인터뷰한 바 있습니다. 그렇죠?

    ◆ 강태경> 맞습니다.

    ◇ 정관용> 조합원들 많이 늘어났나요?

    ◆ 강태경> 지금 그래도 세 자릿수 넘기고 안정적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세 자릿수? 전국의 대학원생이 몇 명인데요?

    ◆ 강태경> 전국의 대학원생들은 일반 대학원생은 15만 명 정도, 특수전문 대학원까지 포함하면 33만 명 정도 됩니다.

    ◇ 정관용> 일반대학원만 쳐도 15만 명인데 지금 백단위 조합원, 아직 멀었네요.

    ◆ 강태경> 한참 가야 됩니다. 여러분, 많이 도와주십시오.

    ◇ 정관용> 공부하는 학생인데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된다고 하는 게 대학원생은 신분이 학생이지만 동시에 노동자다 이거죠?

    ◆ 강태경> 맞습니다.

    ◇ 정관용> 조금 설명해 주시면.

    ◆ 강태경> 대학원생들이 보통 업무로서 많이 하는 게 조교, 조교는 교육 조교, 혹은 연구 조교, 행정조교 등이 있고요. 그다음에 학회를 운영하면 그 학회에서 실무를 보는 학회 간사를 많이 합니다. 그다음에 제일 큰 규모는 국가 연구과제에 프로젝트 연구원으로 참여하는 것이고요. 지금 대학이 수행하는 연구 과제의 규모가 총 6.5조 정도 됩니다. 그 어마어마한 규모의 연구들은 결국 교수들과 대학원생이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그 연구에 소속되어서 연구 업무를 수행하는 그리고 관련된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대학원생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교수가 그 연구 용역을 따내는 거죠?

    ◆ 강태경> 그렇죠. 연구 책임자로서 연구 과제를 따내는 겁니다.

    ◇ 정관용> 그리고 교수가 자신의 연구 보조원으로 대학원생들을 이른바 채용하는 그런 형식이 되는 거죠?

    ◆ 강태경> 고용관계에 대해서는 사실 법리적으로 명확하게 정돈되지는 않은 상태예요. 그래서 저희도 그 부분을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좋은지를 계속 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 정관용> 대학원생 노동조합을 만들고 우리 강태경 수석부지부장은 스스로 이름과 얼굴을 다 공개하고 활동하고 있잖아요.

    ◆ 강태경> 맞습니다.

    ◇ 정관용> 이걸로 인해서 혹시 교수한테 불이익 당한 건 없습니까?

    ◆ 강태경> 저는 다행히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 정관용> 교수들 가운데도 이런 대학원생 노동조합이나 이런 활동을 오히려 격려하고 지원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면서요?

    ◆ 강태경> 그럼요. 오히려 이것이 학문 생태계를 바로잡고 고치는 데 일조할 거라고 예상하고 계시고 교수님들이 유학을 다녀오셨잖아요. 미국에는 이미 대학원생 노동조합이 수십 년째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익숙하신 분들도 좀 계십니다.

    ◇ 정관용> 그동안에 언론을 통해서 무슨 교수집에 개밥 주는 대학원생, 심지어는 연구실 대학원생들한테 오물을 먹이기까지 했다. 구타도 있고. 여러 가지 이런 교수 갑질 폭로들이 많이 있었지 않습니까?

    ◆ 강태경> 맞습니다.

    전공 교수의 상습적인 갑질과 폭언, 성희롱에 고통받던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학생들이 해당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자료사진)

     


    ◇ 정관용> 이런 실태조사도 있었다면서요?

    ◆ 강태경> 네. 예전에 2017년에 국회에서 국정감사 때 대학원생들을 이슈를 좀 다뤘었었는데요. 이철희 의원실에서 조사를 했었고 대학원생들 중에서 실제로 굉장히 많은 분들이 물론 짧은 기간에 잠깐 한 설문조사였지만 200명 정도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더니 한 74% 정도가 갑질 당한 적이 있다라고 응답을 해서 저희도 이 수치가 좀 놀라울 정도기는 했었습니다.

    ◇ 정관용> 갑질 당한 적 없다가 아니라 있다가 4분의 3이예요?

    ◆ 강태경> 네.

    ◇ 정관용> 국정감사에서 문제제기, 언론에 폭로 이런 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분위기가 안 바뀌니까 직장갑질 119라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또 하소연하는 대학원생들도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이번에 대학원생 119라고 하는 조직을 만들었다면서요.

    ◆ 강태경> 맞습니다. 이번에 직장갑질 119에 계셨던 분들이 저희에게 계속 대학원생들의 문의가 들어온다. 그래서 저희와 다른 직장갑질 119에 소속된 분들 중에 이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결합해 주셔서 이번에 대학원생 119라는 단체 혹은 이걸 만들었고요. 그리고 그걸 통해서 네이버 밴드를 통해서 가입을 하시고 저희는 신원에 대해서 필터링을 하고.

    ◇ 정관용> 진짜 대학원생 맞는지. 혹시 교수가 들어오는 건 아닌지.

    ◆ 강태경> 실제로 그렇게 위장을 했던 분이 계셨었어요.

    ◇ 정관용> 어머나.

    ◆ 강태경> 그래서 그걸 저희가 걸러내기도 했었습니다.

    ◇ 정관용> 교수가?

    ◆ 강태경> 네. 그러니까 대학원생 1학기라고 적어놨는데 프로필 사진이랑 이름을 검색해 보니까 교수로 네이버 검색이 되더라고요.

    ◇ 정관용> 이야. 교수가 대학원생 119를 만드니까 거기다가 혹시 자기 고발할까 봐 몰래 잠입하려고 한 거네요.

    ◆ 강태경> 네. 최소한 신분을 속이지 않으셨을 텐데 뭔가 좋은 뜻이었을 거라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대학원생 119에 그동안 고발된 사례들 좀 쭉 소개해 주세요. 어떤 것들이 고발됐습니까?

    (사진=대학원생119 제공)

     


    ◆ 강태경> 직장갑질 119에 직접 찾아오신 분의 사례를 말씀드리면 일단 대학원생들 명의로 들어오는 인건비와 연구비를 갈취하는 케이스입니다. 어떤 분은 5년 동안 한 8000만 원 정도를 뺏기셨던 분이 계시다고 하고요.

    ◇ 정관용> 대학원생 월급 통장으로 바로 들어가는데 그럼 거기서 다시 현금으로 찾아서 다시 돌려주는 거예요?

    ◆ 강태경> 그렇죠. 그런 케이스가 되는 거죠. 그리고 어떤 분들은 그러니까 선임연구원 같은 분이 통장관리를 지시받는 거예요. 그럼 그분에게 통장의 돈을 다 몰아주고 그 돈을 이제 연구비 공동자금으로 쓰면 그나마 다행이고 그거를 교수님들이 임의로 쓰시면 거기서 문제가 크게 발생하는 거죠. 대학원생들은 사실 이 정도시면 생활을 굉장히 어렵게 하셨을 수밖에 없어요. 대학원생들이 크게 돈을 받는 게 아닌데.

    ◇ 정관용> 당연하죠. 이런 거야말로 횡령 아닙니까? 형사처벌 대상 아니에요?

    ◆ 강태경> 갈취고요.

    ◇ 정관용> 갈취해서 사적으로 썼으면 또 횡령이죠.

    ◆ 강태경> 그렇죠. 일단은 이런 유사한 사례가 예전에 제가 대학원 총학생회장일 때 소송을 간 적이 있는데 실제로 법적 처벌 받습니다. 그런 케이스는.

    ◇ 정관용> 이런 건 정말 밝혀서 고발해야 되겠네요.

    ◆ 강태경> 네. 그리고 여기서 혹시 라디오 들으시는 대학원생분들은 적극적으로 어쨌든 그 부분 어필하셔야지 나중에 소송할 때도 훨씬 더 대응하기가 용이하시니 이런 문제가 생기면 참지 마시고 조금 더 공개적으로 어필하시고 대응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대학원생들 인건비, 연구비 갈취하는 거 이런 유형이 있고. 참 헛웃음 나는 건 사적인 일에 동원하는 이거죠?

    ◆ 강태경> 그렇죠.

    ◇ 정관용> 어디까지 동원한답니까?

    ◆ 강태경> 아까 전에 개밥 주는 대학원생도 있었다고 하고요. 혹은 유치원 때부터 등하교를 하는 걸 대학원생들이 따라다니고.

    ◇ 정관용> 자기 자녀의 유치원 등하교?

    ◆ 강태경> 네. 그다음에 독후감이나 일기 쓰기 이런 거를 대신 시키는 그런 사례들도 있고요. 그다음에 조금 더 대학원생들의 능력을 갖다 쓰는 경우는 대학원 진학을 위한 논문 연구작업에 이름을 넣어준다든지 혹은 자녀의 성과처럼 작업물을 대신 만들어준다든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러니까 자기 자녀가 대학원 갈 때 내지는 자기 자녀가 대학원생이면?

    ◆ 강태경> 네. 그래서 자소서나 포트폴리오 이런 걸 써준다든지.

    ◇ 정관용> 다른 자기 제자 대학원생들한테 자기 자녀도 대학원생인데 걔 것도 대신 해 줘라.

    ◆ 강태경> 참 답답할 노릇이기는 합니다.

    ◇ 정관용> 이런 거 대학 당국에 고발하고 그러면 대학 자체적으로 징계 안 합니까?

    ◆ 강태경> 그게 참 문제가 있는데요. 그러니까 징계를 해도 징계가 굉장히 경미하게 그치는 경우들이 많아요. 아까 전에 금액 같은 경우도 실제로 돈을 갈취하고 뺏은 것이면 사실 형사처벌의 대상이고 이건 사실 교수라는 책임 때문에 오히려 더 제자들을 키워줘야 되는데 그런데 정직 3개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예요. 그런데 교수 입장에서 정직 3개월은 한 학기 그냥 쉬고 오는 거에 다름 아니거든요.

    ◇ 정관용> 아무것도 아니죠.

    ◆ 강태경> 어차피 생활이 궁핍하신 분들도 아니고. 그냥 다른 주제 공부 좀 하겠다, 혹은 연구년 갔다 왔다고 생각하고 한 학기 쉬고 오면 되는.

    ◇ 정관용>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정직 3개월로 다시 들어와서 하면 그 대학원생은 다시 그 교수를 만나야 되잖아요.

    ◆ 강태경> 맞습니다.

    ◇ 정관용> 이러니까 고발을 못 하는 거군요.

    ◆ 강태경> 맞습니다. 심지어 지도교수 변경조차도 굉장히 까다롭게 굴어서 그게 무슨 학과의 분위기를 해친다든지 온갖 이상한 핑계를 대서 지도 교수 변경을 어렵게 해 두면 애초에 고발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지는 거죠. 그러니까 어차피 안 볼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고발하고 지도교수를 변경해서 내가 따로 생활을 할 수도 있는 건데 그것조차도 가로막아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로막아서 더욱더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즉 내가 고발해도 또 나한테 불이익이 올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발하거나 이렇게 했다가 진짜 불이익 당한 사례들도 막 나옵니까? 대학원생 119에.

    ◆ 강태경> 그렇죠. 대학원생 119에 딱 고발까지 해서 접수가 안 된 케이스는 아니었지만 저희 노동조합에 직접적으로 예전에 문의가 왔었던 케이스가 연구 윤리위반이었는데요. 자기한테 글을 써오라고 해서 글을 써줬더니 갑자기 개조식으로 쓰라고 해서 보고서 형식으로 써줬는데 줄글로 풀어써라, 이거저거 고쳐와라 그러더니 갑자기 1년 전에 교수 이름으로 출판이 돼버린 거예요. 그런데 그걸 윤리위원회에 제소를 했는데 처음에는 이거 당연히 연구윤리 위반이다 이렇게 했었던 것이 갑자기 두 번째 2심에서 판결을 뒤집어서 문제가 없다. 교수가 지도를 했으니 그렇게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결론을 내버려서 사실 이건 국정감사에서도 저희가 문제 삼았었고 그분이 민사소송으로는 승소를 하셔서 추가적으로 저희가 다시 문제제기를 할 예정입니다.

    ◇ 정관용> 이야.. 이런 언론을 통한 고발들이 나오니까 대학도 나름 무슨 인권센터 같은 거 만들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 강태경> 맞습니다.

    ◇ 정관용> 지금 대학마다 다 만들었어요? 아니면 아직 안 만들어져 있습니까?

    ◆ 강태경> 안 만들진 곳도 여전히 있을 거고요. 제도가 도입된 지 몇 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인권센터가 아직은 힘이 많이 미약합니다. 보통 담당 교수님과 직원 한두 분이 계시는 게 전부고 지금 저희가 지원하고 있는 사례도 인권센터에서 고발 당한 사례를 조사하려고 하는데 교수가 너희들이 뭔데 나를 조사하냐라고 조사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 제도가 아직 안착되지 않은 그런 한계는 있지만 교수님들도 이런 부분은 잘 협조를 해 주셔야 좋은 대학원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인권센터를 만들기는 했는데 실권은 없더라.

    ◆ 강태경> 실권이 매우 약한 경우.

    ◇ 정관용> 아직까지는.

    ◆ 강태경>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해야 합니까?

    ◆ 강태경> 저희도 같이 공조를 해서 그런 분들이 정해진 절차를 따르도록 종용을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될 것 같기도 하고요. 대학에 계신 다른 분들도 관심을 가져주시면서 어느 게 옳고 그른지는 명백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이 방송 듣는 대학원생들한테 마지막으로 한말씀 하신다면?

    ◆ 강태경> 지금 전국의 대학원생들의 노동권을 보장해 주는 법안이 발의가 됐습니다. 내용은 대학원생들의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대학원생들의 노동권을 보장해 주는 내용의 법안인데요. 대학원생분들 지금 좋은 날을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식으로 노동조합에 힘을 좀 모아주시고 저희가 함께 움직인다면 행정부도 국회도 그리고 대학도 바뀔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파이팅입니다.

    ◇ 정관용> 전국 대학원생 노동조합도 있고 얼마 전 대학원생 119라고 하는 이런 각종 갑질이나 비리 이런 것들을 고발할 수 있는 모임도 생겼다. 관심 갖고 다들 참여해서 목소리를 내야 변화가 있다. 이 말 아닙니까?

    ◆ 강태경> 맞습니다. 정말 우리가 어떤 입장인지 선명히 드러내줘야지 나중에 구제도 받을 수 있고 권리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리고 교수들도 바뀌어야죠, 이제는.

    ◆ 강태경> 그러게요. 그래도 좋은 분들이 많이 지지해 주고 계십니다. 그런 분들께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전국 대학원생 노동조합 강태경 수석부지부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태경>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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