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의사가 환자에 의해 살해 당한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그 의료진과 가족들은 이번 사건이 정신과 환자에 대한 편견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정신과 환자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지난 15년 동안 정신과 병동 수간호사로 활동 했던 경인여대 정신간호학과 주혜주 교수와 함께 정신과 환자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가져야할지, 그리고 정신질환 예방을 위해 교회가 해야할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생각해봤다.
■ 방송 : CBS뉴스 파워인터뷰(CBS TV, 1월 30일(수) 밤 9시 50분)
■ 진행 : 조혜진 종교부장
■ 대담 : 주혜주 교수 (경인여대 정신간호학과 교수)
경인여대 정신간호학과 주혜주 교수
◇조혜진> 교수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주혜주> 반갑습니다. 어서오세요.
◇조혜진>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정신과 의료인 사망 사건이 있었잖아요. 교수님께서도 15년 정도 정신과 수간호사로 활동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만큼 그 사건 보시면서 ‘남일 같지 않다’ 이런 생각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주혜주> 그 사건을 보면서, 예전에 제가 정신과에서 근무할 때 환자한테 정통으로 얼굴을 맞아서 며칠 동안 고생했던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은 정신과 환자뿐만 아니고, 응급실에서도 그렇고 환자들의 폭력의 정도와 빈도가 예전보다 훨씬 더 심해졌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굉장히 같은 동료들에 대한 우려가 크게 느껴집니다.
◇조혜진> 비단 정신과라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그렇게 폭력이 좀 강도가 세지고 있다는 걸 느끼신다는 거죠?
◆주혜주> 네.
◇조혜진> 그러면 정신과 환자이기 때문에 어떤 편견을 갖고 있고, 이런 거는 좀 바꿔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 건가 보죠?
◆주혜주> 네, 마침 그 사건을 제가 좀 더 유심히 보니까 그 환자가 오랫동안 약을 안 먹고 치료를 안 받았다고 합니다. 이 기회에 말씀을 드린다면, 요즘 굉장히 정신과 약이 효과가 좋고 부작용도 적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건 개인적으로는 약을 꾸준히 먹고 치료를 받으러 오게 하는 것, 그 다음에 그 옆에서 그렇게 치료가 지속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정신과 환자만이 폭력적인 게 아니고 우리가 전체적으로 그런 거라고 보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듭니다.
◇조혜진> ‘마음 극장’이라는 책을 펴내셨어요. 이 책이 어떤 책인가요?
◆주혜주> 정신과 질환이라는 것이 나하고 별개의 질환이 아니고, 정신과 병동이라는 곳이 일반 사람들로서는 좀 들어가 보기 힘든 곳이라 그곳의 시설, 그곳에서 행해지고 있는 여러 가지 활동들을 좀 자연스럽게 소개함으로서 ‘아, 정신과 병동도 사람이 사는 곳이구나’ 그리고 정신과 질환이라는 것이 나하고 별개의 것이 아니고, 감기에 걸리고 심하면 병원을 찾듯이 마음이 힘들고 또 정신적으로 힘들다면 얼마든지 병원을 찾아서 도움을 받자 이런 취지에서 재밌게 병원에서의 에피소드를 책으로 썼습니다.
◇조혜진> 정신과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요. 혹시 신앙인들이라서 갖고 있는 편견이 더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주혜주> 네, 기도원을 간다든지 아니면 목회자한테 가서 "내가 이렇게 힘들다" 그러면 목회자들이 봐서 병원에서의 치료를 권유하기 보다는 기도나 믿음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일부 그런 움직임을 봤었고요.
더군다나 제일 안타까운 것은 "하나님께서 모두 이길만한 시련을 주신다"고 얘기하는 그것이 그 당사자에게는 굉장히 가혹한 언어라는 것을 우리가 알아야하고요, 물론 병 중에는 몸이 아픈 병도 그렇고 마음이 아픈 병도 주변의 위로, 또 기도로 낫는 병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경우에는 빨리 치료를 받고 약을 먹어야 낫는 그런 병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의료적인 치료에 빨리 접근할 수 있고, 시기를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조혜진> 정신질환 치료는 의료기관에서 해야 되는 게 맞는데요. 정신질환까지 가지 않게 하는 예방활동, 이것은 교회에서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어떻습니까?
◆주혜주> 세계보건기구에서 2040년에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사망하는 원인이 우울증일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영국에서는 장관 중에 국민들의 외로움만 관장하는 장관을 임명할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우울증에 있어서는 우리가 교회 생활을 하는 것을 통해서 많은 경우에 예방을 좀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예를 들면 우리가 모임이 얼마나 많습니까. 예배 외에도 구역 모임도 있고 그런데, 같이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끼리 조금 우울해 보이는 분에 대해서는 이렇게 파트너가 돼서 아침마다 모닝콜을 해주는 거죠. ‘일어났냐’, ‘오늘 아침은 뭘 먹을 예정이냐’, ‘오늘 뭘 할 예정이냐’고 꾸준히 물어봐 준다면, 그 우울의 상태에 있더라도 저는 거기서 많이 회복이 된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구역모임에서 행해 나간다면 굉장히 멀티플하게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혜진> 지금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까요. 그 구역 모임에서 봉사활동을 하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지역에 홀로 사는 어르신들한테 매일 아침에 전화를 하는 거예요, 담당을 정해가지고.
◆주혜주> 그러거나 사실 우스갯소리로 우리 주민들의 건강을 잘 체크할 수 있는 사람이 요구르트 아줌마라고 얘기할 정도거든요. 그래서 혹시 그것을 우리가 벤치마킹을 해서 교회에서도 꾸준히 우유라든가 김치라든가 반찬 같은 것을 꾸준히 전달한다면, 많은 사마리아인 같은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혜진>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주혜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