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31일 "지난 한 해는 협상으로 가는 기초가 만들어진 한 해"라며 앞으로 한 달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세계에 비핵화 의지를 밝힌 것과, 협상의 모멘텀이 유지·지속되고 있다는 두 가지 면이 중요하다"며 "기회 속에서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까지 약 한 달 남짓이 앞으로 비핵화 협상 진행의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실무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까지 이어지면서 비핵화와 남북상응조치, 또 북미관계정상화와 평화체제 등 (상응조치의) 많은 것들이 진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가 과연 어느 수준으로 합의될지 관심이 모아지며 여러 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당국자는 비핵화를 목표로 한 '큰 흐름'에서의 논의과정에서 여러 가지 세부사항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성공단 재개가 정상 간 결단으로 교환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북미가 협상을 하면서 제재 전반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비핵화의 그림을 그렸을 때 상응조치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개성공단을 여는 문제도 (논의가 되는) 것이다. 개성공단 하나를 의제로 놓는 것은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고 했다.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서도 "영변 핵시설이 오랜기간동안 북한의 핵프로그램의 중심이었으니 이를 폐기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진전이라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제시한데다 한미의 입장에서도 상징성이 큰 핵시설인만큼 주요 의제로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북한이 어떤 속도와 구체적인 조치로 핵폐기가 시행하는지에 따라 상당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단선적으로 한 개가 안되면 막혀버리고 했는데 지금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북한이 먼저 제시했으니 이를 발전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상응조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평화체제에 대해서도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핵포기를 하는데 중요한 2가지는 자신들이 핵무기가 없어도 된다는 체제보장과 미국과의 관계개선, 또 인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함께 가야 해서 평화체제는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내에서 최근 구체적 상응조치가 언급되는 등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비핵화가 진행되면' 이라는 조건이 달린 상태에서의 언급이다. (미국의 원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게) 비핵화를 하면 그 너머에 이런 것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의 주요 의제에 대해 "지난해 6월 센토사 성명에서 의미가 있었던 것은 북미가 북미관계 정상화·평화체제 구축·비핵화·신뢰조치 구축 등 4가지 공통 관심 분야를 찾은 것"이라면서 "(이번에는) 추가 의제를 만들기보다 이 틀 안에서 진전 방향에 대해 말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우리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도 포괄적인 일괄 타결 후 단계적 이행을 강조하는데, 조금씩 올려두고 논의하는 것이 너무 시간이 걸리고 복잡하니 한꺼번에 올려 타결하다는 것이다. 북미 간 어떻게 시작돼 이행이 될지는 봐야겠지만 미국 측에 이 문제를 강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측이 ICBM폐기 등 자국의 안전만 보호하는 단계의 조치에 만족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큰 흐름을 보아야 한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이 한번으로 끝날 것인가. 어떤 결과가 나와도 끝나지 않고 계속 흘러갈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북미 비핵화 협상 회의론에 대해서는 "미국 정보당국은 여러 데이터를 기초로 북한의 의지가 약하다고 보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협상을 통해 (만족할 결과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두 가지가 크게 다른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