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31일 오후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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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자유한국당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마 선언을 유보했다.
당초 31일 출판기념회에서 오 전 시장의 당권 출마가 예상됐지만, 정작 오 전 시장은 지지자들 앞에서 출판기념회 행사만 진행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 소재 페럼타워에서 저서 '미래를 보는 세계의 창' 출판 기념회 및 북콘서트를 진행했다.
행사 도중 기자들과 만난 오 전 시장은 당권 출마 여부에 대해 "좀 더 고민할 부분이 남아 있어서 아직 (출마) 시기를 결정 못 했다"며 "충분히 고민을 숙성시킨 후에 출마선언 여부를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단순히 '출마 시기'가 아닌 '출마 여부' 자체를 놓고 고민 중이라는 언급이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날 오 전 시장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직접 방문해 합동연설회는 4회인 반면 TV토론회는 2회에 불과한 경선 룰(rule)이 구시대적이라는 항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 중심의 양자 구도가 형성될 기미가 보이자, 자신의 강점으로 꼽히는 TV토론 확대로 구도를 흔들겠다는 전략 아니겠다는 분석이다.
오 전 시장은 출마 재고 여부에 대해 "그런 고민 때문에 (출마 선언이) 미뤄지는 건 전혀 아니다"라며 "전대 룰이 미래 지향적으로 바뀌면 출마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안하고 이런 차원의 연기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다만 "미래 지향적 정당은 충분한 검증의 기회를 가지는 게 원칙"이라며 "요즘은 인터넷도 있어 방송사 사정으로 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과거 회귀적이고 퇴행적인 판단"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오 전 시장의 이 같은 경선 룰에 대한 반발이 향후 불출마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대 초반부터 탄핵 사태가 주요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탄핵 사태의 중심에 서 있었던 황 전 총리와 탄핵에서 자유로운 홍 전 대표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당시 탈당 후 바른정당 창당에 합류했던 오 전 시장 입장에선 어느 쪽에도 서기 힘든 상황이라 표심 결집이 약해지면 불출마 가능성도 있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오 전 시장은 홍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선 "경선에 들어오는 건 자유고 경쟁자는 많을수록 좋다"면서도 "이번 전대가 홍 전 대표 임기 내 있었던 지방선거 패배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충분히 감안할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한편 이날 심재철·정우택 의원은 당 대표 선거에, 윤재옥 의원은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