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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Y 캐슬' 김보라가 해석한 혜나의 죽음

    [노컷 인터뷰] 'SKY 캐슬' 김혜나 역 김보라 ②

     

    지난달 5일 방송된 JTBC 'SKY 캐슬' 14회 엔딩은 많은 시청자에게 충격을 줬다. 다음 회를 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흥미로운 엔딩으로 '엔딩 장인'이란 별명을 일찌감치 갖게 된 드라마라는 걸 고려해도, 쉽게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혜나의 추락 장면. 예상치 못할 때 불쑥 등장해, 'SKY 캐슬' 후반부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었다. 그날 시청률은 15%대(15.78%, 닐슨코리아 유료방송 전국 가구 기준)를 처음 넘겼다. 인터넷도 시끌시끌했다.

    진짜인지 상상이거나 꿈인지, 자살인지 타살인지, 왜 혜나가 죽었어야 했는지. 시청자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측과 토론을 통해 'SKY 캐슬'을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에서 'SKY 캐슬'의 김혜나 역을 맡은 배우 김보라를 만났다. 캐릭터와 작품의 전체 흐름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 팬들에게 '캐잘알'(캐릭터를 잘 안다는 뜻)로 불리는 김보라. 역시나 작품 속 인물과 사건, 관계에 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일문일답 이어서.

    ▶ 극중에서 우주(찬희 분), 예서(김혜윤 분)와 삼각관계였다. 우주가 좋아하고 흠모하는 대상이자, 예서와는 공부와 사랑 두 가지 면에서 다 라이벌이었는데. 혜나에게 우주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혜나가 우주를) 당연히 친구로서는 좋아했던 거는 맞는 거 같다. 우주네서 '우주는 참 착한 것 같아요'라면서 되게 평온하게 부모님들한테 이야기하는 게 있다. 그건 정말 거짓 없이 얘기한 게 맞는 것 같다. 또, (전교회장) 후보 1번 같이 만드는 장면에서도 혜나가 어떤 깊은 생각으로 얘(우주)를 이용해야지 하는 마음은 전혀 없었다. 우주와 노는 것에서 친구로서 정말 우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이성으로서도 조금은 흔들렸을 것 같다. 그러니까 뽀뽀씬에서도 진지하게 '넌 내가 왜 좋아? 나 같은 게. 너 나 좋아하잖아'라고 하는 게 아닐까. 그 대사는 어떻게 보면 (혜나도 우주에게) 이성적으로도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나온 것 같다.

    14회에 등장한 혜나와 우주의 뽀뽀 장면 (사진='SKY 캐슬' 캡처)

     

    ▶ 찬희 씨 인터뷰를 보니 이 장면은 보라 씨가 다 했다고 하던데.

    흐흐흐. 저도 (인터뷰) 봤다. 솔직히 당연히 제가 할 수밖에 없다. 예서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제가 막 적극적으로 뽀뽀를 하는 거기 때문에. 당연히 찬희는 가만히 있다가… (웃음) 그 장면 촬영하면서도 저는 혜나 입장으로 항상 생각을 하고 혜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찬희가 우주로밖에 안 보여가지고 마냥 미안한 감정이 큰 상태에서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거 촬영할 때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 말투나 표정 같은 것에. 자칫 잘못하면 너무 나쁜 아이가 될 것 같았다. '너 나 왜 좋아해?'라는 대사도 정말 진심인 마음으로 했고, 뽀뽀하고 나서도 예서한테만 순간적으로 그 표정(정색)을 지었지, 그 후에는 좀 우주의 눈치를 많이 보지 않았나.

    ▶ 어떤 시련이 와도 물러서지 않을 것 같던 혜나가 추락해서 죽는다. 추락 엔딩의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이런 전개를 어떻게 바라봤나.

    죽는다는 걸 알고 들어갔다. 처음에 들었을 때는 '내가 왜 죽지?' 하는 생각을 하긴 했었는데, 죽음으로 가기까지 과정을 봤을 때 '아, 정말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죽을 수밖에 없겠구나' 생각했다. 정말 막강한 코디 쌤(김서형 분)과 한서진(염정아 분) 엄마하고 기싸움하고 대결해도 지지를 않았다. 거기다 코디 쌤하고 싸움해도 지질 않는다. 그리고 코디 쌤의 약점까지 손에 쥐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요즘 표현으로 하면 혜나가 만렙이어서, 혜나의 레벨이 너무 높아서 김주영 선생님이 반칙을 쓰면서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솔직히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죽음을 마냥 아쉬워하고 그러진 않았던 것 같다.

    ▶ 추락 엔딩 나오고 진짜 여기저기서 연락 많이 받았을 것 같다.

    많은 친구들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다들 '뭐야?', '저거 상상이야?', '꿈이야? 진짜야?' 이랬다. (그런 반응에) '나도 충격적이야'라고 했다. 왜냐하면 온화했던 표정에서 갑자기 뚝 떨어졌으니까. (추락 장면이) 그런 방식으로 표현될지는 몰랐다. 원래 그게 엔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편집하고 나서 엔딩으로 바로 붙였는데 많이 임팩트 있고 파격적인 느낌이었다. 음, 정말~ 보는 저도 놀랐다. (웃음)

    ▶ 25일 라운드 인터뷰가 기사화됐을 때, 캐릭터와 작품 해석력이 좋다는 반응이 많았다. 혹시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저는 처음에 인물을 맡게 되면 정말 현실적으로 다가가려고 한다. 그냥 단순히 이해를 많이 하려고 하고 너무 얘에 맞춰서 행동하려고 한다기보다, 나만 아는 사소한 디테일을 가지고 간다든지 이런 게 많다. 학생 역할을 하면서는 그걸 하는 김보라가 (실제로는) 20대라고 해도 10대의 마음을 없애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김보라가 'SKY 캐슬'에서 가장 안쓰러운 캐릭터로 뽑은 예서 (사진=JTBC 제공)

     

    ▶ 'SKY 캐슬'에서 가장 안쓰러운 캐릭터가 누구라고 보나. 또, 그 인물에게 한마디 한다면.

    예서. 예서다. 저는 예서를 마냥 못된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10대 그 나이대에 가진 감정이 있고 사춘기라고 생각했다. 자기 미래라든가 무언가를 확실히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나이인데, 주변에서 어른들이 억압된 환경을 만들기도 하고 자기 의견을 강요하지 않나.

    음, 예서에게 한 마디… 그냥 흔들림 없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근데 말은 예쁘게 해라? (웃음) '엄마 유전자가 내 안에 흐른다는 거잖아?' 하는 그 장면에선 정말!! (웃음)

    ▶ 이번에 말 그대로 내로라하는 선배 배우들과 함께 연기했는데 혹시 조언을 들은 게 있는지.

    저는 오히려 이야기를 잘 안 하는 편이어서 스스로 많이 해결하려고 했다. 가끔 '이 부분에서 왜 이렇게 행동해야 하지? 이러면 너무 미움을 살 것 같은데' 하면 감독님한테 말씀드렸던 것 같다.

    ▶ 조현탁 감독과 유현미 작가 이야기도 듣고 싶다.

    일단 감독님은 막 묶어두시고 자기만의 고집을 강요하는 성격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러면 넌 어떻게 할 거니?'라고 먼저 물어주신다. 제가 연기하면 (그걸 먼저 보고) 이 부분에서는 이렇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해 주셨다.

    작가님은 인물 한 명 한 명의 사소한 성격과 행동 하나를 안 놓치신다. 배우가 애드리브 했던 부분까지도 안 놓치고 다 반영해주신다. 그래서 짧게 나오는 인물이라도 임팩트가 굉장히 강하다. 예를 들면 혜나가 돈 받고 과외해 준 도훈 엄마(우미화 분) 같은 분도 임팩트가 크지 않았나.

    ▶ 'SKY 캐슬'이라는 작품을 만나 '혜나'란 캐릭터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혜나가 어떤 캐릭터로 남길 바라나.

    솔직히 정확히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혜나는 선과 악이 굉장히 뚜렷하게 보인다, 제가 봐도.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혜나를 응원하고, 또 안 좋게 보는 분들도 계신 것 같다. 답이 있다기보다 입체적인 캐릭터였다고 본다. 끝까지 좀 안타깝기도 했고.

    ▶ 차기작은 정해졌나.

    전 여전히 꾸준히 오디션을 많이 보려고 한다. 웹드라마('귀신데렐라')가 최근에 촬영이 다 끝나서 곧 올라올 것 같다.

    ▶ 마지막 질문이다. 'SKY 캐슬'을 마치고 수고한 김보라 자신에게 한마디 해 달라.

    이번을 계기로 성장했으면 좋겠고, 이게 다가 아니니까 조금 더 많이… 뭐라고 해야 하지. 그냥 평소 김보라처럼 계속 행동했으면 좋겠다. 흔들림 없이! <끝>

    배우 김보라 (사진=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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