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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복동 "할매 나비 날테니 젊은 나비들도 날아달라"

사회 일반

    故 김복동 "할매 나비 날테니 젊은 나비들도 날아달라"

    7년전 여름 처음 만난 김복동 할머니
    비오는 날도 꼿꼿이 수요집회 지켜
    "죽어도 싸우겠다"던 할머니 뜻 이을것
    오늘 10시 30분 日대사관 앞 영결식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샘 (평화나비 네트워크 전 대표)

    일본군 위안부의 만행을, 일본군이 위안부에 저지른 만행을 온 세계에 알려왔던 여성인권 운동가죠, 김복동 할머니. 여성 인권 운동가 김복동 시민장. 이렇게 해서 치러졌는데요. 8시 반부터는 일본 대사관 앞에서 노제가 시작이 됩니다. 김복동 할머님을 보내드리는 그 길, 그 현장을 오늘 아침에 잠깐 좀 들렀다 가야겠습니다. 그냥 보내드리기는 너무 마음이 아파서요. 지금 그 현장에 소녀상 지킴이로 잘 알려져 있는 분이죠.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인 혐의로 재판까지 받았던 그 사람. 전 평화나비 네트워크의 김샘 활동가. 여러분, 기억하세요? 김샘 활동가가 나가 있네요. 불러보겠습니다. 김샘 씨, 나와 계세요?

    ◆ 김샘>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할머니 마지막 가시는 길 지금 노제 길이시죠. 김샘 씨하고 김복동 할머니는 각별한 사이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2012년 비 오는 8월에 비를 맞으면서 앉아 계신 할머니를 처음 만났다고 들었어요. 그때 기억나세요, 김샘 씨?

    ◆ 김샘> 네. 제가 사실 수요 시위를 잘 몰랐었을 때 후배의 제안으로 수요 시위 처음 갔는데 8월에 비가 되게 많이 내렸어요. 그때 할머니가 비 맞으시면서 우비랑 우산 쓰셨는데 그래도 너무 많이 와서 그런데 1시간 정도 이어진 수요 시위 내내 꼿꼿하게 앉아계셨던 게 제일 기억이 나고요. 그때 처음 수요 시위 갔을 때 뭐라도 제가 해 드릴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갔는데 사실은 너무 많이 배우고 받을 수 있는 자리였어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기억하는 김복동 할머님은 엄청 씩씩한 분이셨어요. 쨍쨍한 분이셨거든요, 편찮으시기 전까지만 해도.

     


    ◆ 김샘> 맞아요.

    ◇ 김현정> 그렇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비 오는 데도 휠체어에 앉아서 꿋꿋이 끝까지 앉아 계신. 그게 바로 김복동 할머님이셨는데 할머니 빈소에 나비 모양의 쪽지들이 쭉 빼곡하게 달려 있는 걸 봤습니다. 김샘 씨는 뭐라고 썼고 또 어떤 글들이 보이던가요?

    ◆ 김샘> 저는 사실 그렇게 긴 메시지를 쓰지는 않았는데요. '할머니 사랑하고 감사하고 또 기억하고 함께하겠다라고 적었고요.' 보면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메시지는 '할머니가 계셨기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어도 제가 그 자리 지켜서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라고 써주신 분이 있었는데 그 말에 많이 공감이 됐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네요, 그러네요. 우리가 그 자리에 다 참석은 못 하지만 하나같이 다 같은 마음으로 할머니를 지금 보내드리고 있는 겁니다. 피켓을 만들어서 가지고 나오셨다고 했죠, 김샘 씨?

    ◆ 김샘> 네.

    ◇ 김현정> 그 피켓에는 뭐라고 적으셨어요?

    ◆ 김샘> 피켓에는 생전에 할머니가 하셨던 말들을 추려서 피켓으로 만들었어요. 오늘 저희가 시청광장에서 일본 대사관까지 가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을 해서 할머니가 하셨던 이야기들을 많이 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 김현정> 어떤 내용들, 어떤 말들? 할머니 말.

    ◆ 김샘> '할머니는 돈이 필요해서 한 것이 아니다. 죽어서도 문제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 '할매 나비가 날 테니 대학생 나비들도 함께 날아달라.' 이런 피켓들로 준비를 했습니다.

    ◇ 김현정> '할매 나비가 날 테니 대학생 나비들도 날아달라.'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김복동 할머니가?

    ◆ 김샘> 네, 할머니가 할매 나비라고 스스로 지칭하시고 청소년, 청년들한테 우리 젊은 나비들, 대학생 나비들도 함께 날아달라고 하셨었어요.

    ◇ 김현정> 시인이시네요, 시인. 그랬던 할머니 이제 떠나보냅니다. 8시 반부터 노제 치르고 나면 정말로 마지막 인사를 해야 되는데. 지금 듣고 계시다고 생각하고 김샘 씨, 아마 듣고 계실 거예요, 김복동 할머니가. 마지막 한마디 짧게 한마디 남긴다면 무슨 말씀 전하시겠어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가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지난 28일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발인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 김샘> 할머니, 지금은 슬픔과 죄송함이 제일 크지만 사실은 할머니와 함께해서 너무 감사했고 또 너무 행복했다는 이야기 드리고 싶고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남기셨던 말씀 저희가 끝까지 이을 수 있도록 저희도 그 자리에 할머니처럼 서 있겠습니다라고 하고 싶어요.

    ◇ 김현정> 김복동 할머니 정말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시기를, 훨훨 날아가시기를 저도 기도하면서 오늘 여기서 인사드리죠. 노제 잘 치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김샘 씨. 잘 지켜주세요.

    ◆ 김샘>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감사합니다. 8시 반부터 일본 대사관 앞에서 치러지는 노제, 그 현장에 있는 평화나비 네트워크 김샘 전 대표 만났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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