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서효원이 1일 2019-2020 탁구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서 백핸드 커트를 펼치고 있다.(단양=더 핑퐁 안성호 기자)
'탁구 얼짱' 서효원(32·한국마사회)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반드시 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서효원은 1일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끝난 2019~2020년 탁구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14승4패로 승점 32를 기록해 18승의 최효주(삼성생명), 15승3패의 김별님(포스코에너지)에 이어 3위로 선발전을 마쳤다.
이번 선발전은 남녀부 모두 2개 조로 나뉘어 7위까지 상비군 자격을 준다. 나머지 2명은 대한탁구협회 추천으로 선발돼 총 16명이 국가대표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한다.
서효원은 이번 선발전에서 최강 최효주, 김별님, 이나경(단양군청), 조유진(삼성생명)에 패배를 안았다. 그러나 지난해 풀리그로 치러진 선발전 15승9패(6위)보다 나아진 성적이다. 올해 세계선수권과 내년 올림픽 출전 선수는 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결정하지만 서효원은 세계 랭킹이 11위로 가장 높아 무난히 출전할 전망이다.
선발전을 마친 서효원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작년보다 선발전 결과나 승패가 좋아졌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도 "사실 수비형 선수가 선발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은데 올해 더 좋아졌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말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서 7년 만에 정상에 오른 상승세를 이었다. 서효원은 당시 결승에서 서효원은 국내 1인자로 꼽히는 귀화 선수 전지희(포스코에너지)를 4 대 2로 누르고 부활을 알렸다.
지난해 12월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서효원이 우승한 뒤 현정화 감독을 안고 기뻐하는 모습.(사진=더 핑퐁 안성호 기자)
서효원은 "수비만 한다면 나와 비슷하거나 밑의 선수들은 이길 수 있다"면서 "그러나 더 잘하는 선수를 잡으려면 공격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그렇지만 수비를 하면서도 공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감독도 이 부분이 서효원이 발전했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번 선발전은 서효원에게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올해 세계선수권과 내년 도쿄올림픽 대표를 뽑는 선발전인 까닭이다. 특히 올림픽은 서효원에게 마지막 기회다.
서효원은 정통 수비 선수로 뒤늦게 빛을 봤다. 아시안게임도 20대 후반인 2014년 인천 대회에야 첫 출전했고, 올림픽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가 처음이었다. 두 대회 모두 메달을 따내진 못했고,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다.
도쿄올림픽을 벼르는 이유다. 서효원은 "선수로서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꼭 메달을 따내고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단식은 중국이 워낙 강해 대표팀은 현실적으로 단체전 메달을 노린다.
제자를 바라보는 스승의 심정도 마찬가지다. 현 감독은 "올림픽은 모든 선수들의 꿈꾸는 무대"라면서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여자 복식)을 따냈을 때 정말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 기분을 알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효원이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게 하고 싶다"는 절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서효원은 "중국이 워낙 강한 데다 최근에는 올림픽 개최국 일본이 엄청난 지원을 해주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모든 선수들이 랭킹을 높여 올림픽에서 일단 4강까지 이들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때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