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은 없다' 장우진이 1일 열린 2019-2020 탁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날카로운 백드라이브를 선보이고 있다.(단양=더 핑퐁 안성호 기자)
한국 남자 탁구 에이스 장우진(24·미래에셋대우)이 가볍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와 2020년 도쿄올림픽을 향한 첫 테이프를 산뜻하게 끊었다.
장우진은 1일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끝난 2019~2020년 탁구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서 남자 1조 1위로 대회를 마쳤다. 16승2패로 이상수(삼성생명), 조대성(대광고·이상 15승 3패)을 제치고 조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번 선발전에서 장우진은 이상수, 임종훈(KGC인삼공사)에만 졌다. 장우진을 지켜본 김택수 미래에셋대우 감독은 "사실 우진이가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면서 "여기에 기술적인 변화 과정에 있는 과도기였다"고 평가했다.
아직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장우진은 쟁쟁한 선수들을 누르고 당대 탁구 1인자임을 과시했다.
장우진은 "선발전에 앞서 독일 리그를 3주 동안 치르고 왔는데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또 현지에서 느낀 점을 토대로 기술적 변화를 주고 있는데 아직 몸에 맞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이번 선발전에서 개인적으로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실 장우진은 지난해 한국 탁구 최고 스타였다. 코리아오픈에서 차효심(북측)과 혼합복식에 출전해 깜짝 우승을 차지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여기에 임종훈과 함께 나선 복식과 남자 단식까지 3관왕에 올랐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세계 왕중왕전 격인 2018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 투어 그랜드파이널스에서 역시 임종훈과 복식 정상에 올랐고,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선수권대회 단식까지 처음으로 제패했다. 팀 선배 정영식과 복식까지 2관왕으로 화려하게 2018년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장우진은 만족하지 않았다. 독일 리그로 진출해 유럽 강호들과 겨루며 기량을 점검했다. 장우진은 "세계 랭킹 6위 휴고 칼데라노 등과 함께 독일컵 우승을 차지했고, 리그에서는 3승1패를 거뒀다"고 말했다.
느낀 점이 적지 않았다. 장우진은 "현지 코치들로부터 타이밍을 더 빠르게 하고, 정확하게 치는 현재 추세라고 들었고 실제로도 그렇더라"라면서 "그래서 나도 타이밍을 더 빠르게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실험은 진행 중이다. 장우진은 "지금 적응 중인데 아직 40~50% 정도인 것 같다"면서 "더 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1인자에 만족하지 않고 진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 무대 정상을 위해서다. 장우진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단식 8강에 드는 게 일단 목표"라면서 "그 이후 결과는 하늘에 달려 있다고 보고 편하게 도전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내년 도쿄올림픽도 장우진이 정조준하는 목표다. 장우진은 "생애 첫 올림픽"이라면서 "지난 대회에서 한국 남자 탁구가 노 메달에 그쳤는데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11위인) 세계 랭킹을 10위 이내로 끌어올려 올림픽에서 좋은 시드를 받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