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1일 한진칼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를 하기로 결정했지만 대한항공은 적극적 주주권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기금위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10%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1.56%를 가진 2대 주주이며,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 7.34%를 확보한 3대 주주다.
자본시장법은 보유 지분이 10%를 넘을 경우 경영참여시 6개월 이내 단기매매차익을 반환해야 하고 주식을 팔고 살때마다 공시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금위 산하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도 지난 23일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참여를 위원 9명 중 7명이 반대했다.
국민연금의 노후보장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매매차익을 토해내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경우 기금의 안전성을 해친다는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날 회의에서도 국민연금의 한진칼에 대한 지분보유 비율이 10% 미만이어서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더라도 단기매매차익이 발생하지 않아 국민연금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이 적다는게 다수의견이었다.
더구나 전문가그룹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 9명 중 7명이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참여'를 반대했음에도 이를 뒤집을 경우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역행한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오히려 국민연금의 장기적인 안정적인 투자를 하도록 돼 있는데 단기매매차익을 토해내야 한다고 해서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참여를 거둬들인 것은 근거도 설득력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연대 실행위원인 김남근 변호사는 "국민연금의 수익성 증대를 위해서는 오히려 대한항공에 적극적 주주권행사를 해야 했다"며 "10%룰을 근거로 기금운용위가 그런 결정을 내렸지만 실제 단기매매차익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근거도 없어 이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갖은 기업에 대해 단순투자가 아닌 경영참여의 길을 열어놓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