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승리(본명 이승현·29)가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 보도와 관련해 엿새 만에 입을 열었다.
승리는 2일 오후 11시 45분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입장문에서 "실질적인 클럽의 경영과 운영은 제 역할이 아니었다"며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처음 클럽에 관여하게 된 건 빅뱅 활동이 잠시 중단되고 솔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언제든 마음 놓고 음악을 틀 수 있는 장소에서 DJ 활동을 병행하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때마침 홍보를 담당하는 클럽 사내이사를 맡아 대외적으로 클럽을 알리는 역할을 담당했다"며 "(경영과 운영에) 처음부터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처음부터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는 '버닝썬'이 수년간 승리가 운영 중인 곳으로 홍보됐으나, 승리가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기 직전 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쏟아진 데 대한 해명이다.
승리는 폭행과 마약 논란에 대해선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수사에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폭행 사건 당시 저는 현장에 있지 않았다. 며칠 뒤 스태프를 통해 손님과 직원간 쌍방폭행이 있었으며 경찰에서 조사 중이라는 정도로 이번 사건을 처음 알았다"며 "사업장 성격상 다툼이 적지 않게 일어나기에 이번에도 큰 문제 없이 원만히 해결되길 바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후 언론을 통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처음 봤고, 저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번 일로 상처받은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 하루빨리 심신의 상처가 아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승리는 "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이슈가 요즘은 마약이나 약물 관련 언론 보도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직접 보거나 들어본 적도 없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하고, 죄가 있다면 엄중한 처벌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당시 사내이사를 맡고 있었던 저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해 11월 24일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과 관련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 모(28) 씨가 지난달 28일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자신이 피해자인데도 가해자로 몰렸다고 주장하며 불거졌다.
김 씨는 "클럽에서 성추행당한 여성을 도우려다 경찰과 클럽 보안요원에 폭행당한 것"이라며 경찰과 클럽간 유착 의혹까지 제기했다. 그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지난달 29일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국민청원은 3일 오전 동의자 26만5천명을 넘길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경찰은 일단 지난 1일 김 씨를 강제추행과 업무방해, 폭행, 쌍방폭행, 관공서 주취소란, 공무집행방해, 모욕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씨는 취재진에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일각에선 '버닝썬' 직원들이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신경억제제를 이용해 여성을 강제로 끌고 나가려다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마약 전과가 있는 직원이 같은 혐의로 또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고, 과거 '버닝썬' 고객들이 대마초를 피우다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도 언론 보도를 통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승리 측은 모든 책임론을 부인하고 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지난달 31일 승리가 '버닝썬' 이사에서 사임한 건 오는 3∼4월 입대를 앞뒀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나아가 "승리는 얼마 전에도 압수수색 영장을 동반한 강력한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으며, 소변 및 모발 검사에서 조금의 이상도 없음이 명확히 밝혀졌다"며 마약 의혹을 반박했다. 승리의 아버지, 여동생 또한 언론 인터뷰와 온라인 게시글로 양 대표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전담수사팀으로 지정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클럽과 관련한 성폭행 및 물뽕 사용 의혹, 경찰관과 유착 의혹 등을 집중 내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