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금 사용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화폐제조 비용이 역대 최소로 줄었다.
신용·체크카드에 이어 'XX페이' 사용이 일상화하고 간편한 모바일 계좌이체 서비스가 확산한 여파로 보인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지폐와 동전 등 화폐 제조비용은 1천104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유통되는 5천원권, 1만원권, 5만원권 등의 신권이 나온 이래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전년(1천330억원)에 비해서도 226억원(17%) 가량 줄었다. 2016년(1천539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435억원(28%)이 감소했다.
화폐제조비용은 2008년에 2천243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당시엔 이듬해 5만원권 신권 발행에 앞서 미리 찍어서 금고에 보관해두느라 비용이 많이 들었다.
지난해 화폐 발행추이를 보면 5만원권 발행액은 전년보다 2.2% 감소했다.
5만원권 발행액은 3년간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4년 만에 줄었다.
1만원권 발행액은 20.4% 감소했다. 5만원권이 나온 2009년(-18%)보다 더 큰 폭으로 줄었다.
5천원권은 -14.2%, 1천원권은 -13.7%로, 모두 2008년 이래 가장 크게 줄었다.
동전은 500원짜리는 -20.2%, 100원짜리는 -8.5%를 기록했다. 전년에 40% 이상 감소했던 데 비해서는 덜 줄었다.
50원과 10원짜리는 각각 36.6%와 26.6% 증가했다. 2년 연속 20∼30% 감소한 뒤 반등으로 보인다.
현재 유통 중인 화폐잔액도 비슷한 추세다.
지난해 5만원권은 증가율이 9.4%로, 발행 이후 가장 낮았다. 1만원권은 -4.5%로 4년 연속 감소했다.
5천원권은 0.7%로 2010년(-0.1%) 이래 가장 증가율이 낮았고 1천원권은 1.1%로 2008년(0.5%) 이래 최저였다.
동전 중 500원(0.9%)은 외환위기로 기념주화만 찍었던 1998년 이래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100원(0.5%), 50원(0.7%), 10원(1.5%)도 모두 1% 안팎이었다.
동전은 저금통과 서랍 안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다 보니 환수도 줄었다.
환수액이 전년에 비해서 500원은 -17.3%, 100원은 -46.4%, 50원은 -42.0%, 10원은 -59.2%를 나타냈다.
현금 이외의 카드와 계좌이체 등 지급수단 결제금액은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81조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7% 늘었다.
신용·체크·선불카드 등은 4.4%, 모바일뱅킹 등 계좌이체는 9.8% 늘었으나 어음·수표는 0.1%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