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백악관 제공)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베트남에서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가진 뒤 260일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연방의회에서 행한 신년 국정연설에서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김정은과의 관계는 좋다"며 "김 위원장과 나는 오는 27일과 28일 양일간 베트남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베트남 내 구체적인 도시명은 밝히지 않았다. 하노이와 다낭 중경호와 보안면에서 유리한 다낭 쪽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두 정상이 1차 정상회담 때의 포괄적인 합의를 넘어서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6.12 정상회담에서는 북미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등 4개항의 공동성명이 발표됐지만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두 차례 방북하는 등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위한 후속 협상을 이어갔지만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1차 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느냐 여부다.
북미가 복잡하게 얽힌 비핵화와 상응조치라는 함수의 실타래를 풀어내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접어들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2차 회담에서는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3년 내내 발목을 잡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등 악재를 털어내기 위해 외교성과가 절실하고, 핵 포기를 선언한 김정은 위원장도 대북제재 장기화로 경제난이 가중될 경우 리더십에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이 번 북미정상회담 기간을 1차 때와 달리 27,28일 이틀로 잡은 것도 실질적 성과를 낼 때까지 담판을 벌이겠다는 두 정상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일정을 배수진으로 못박은 만큼 당장 시선은 평양으로 모아진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 대표. (사진=황진환 기자)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서해 직항로로 평양을 방문해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와 핵담판에 들어갔다.
비건-김혁철 간 실무회담의 성패 여부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패로 직결될 수 밖에 없다.
이들은 비핵화의 구체적인 조치와 이에 대한 상응조치를 놓고 피말리는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변 핵시설 등 플루토늄 및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 및 파기와 추가 비핵화 조치,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어떤 순서로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상응조치로 종전선언, 북미간 연락사무소 설치, 평화협정 체결 논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대북 투자 등이 논의되는 가운데 북한이 강력히 요구하는 제재완화 문제가 협상의 최대 난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비핵화 로드맵까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에 따른 사찰· 검증 문제와 이에대한 미국의 제재완화의 퍼즐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부분이 정상회담 때까지 합의 못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방북 일정이 일단 6일 하루로 발표됐지만, 핵심 쟁점에서 타결을 보지 못했을 경우 일정을 연장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