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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발기업 산증인 '(주)화승' 기업회생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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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신발기업 산증인 '(주)화승' 기업회생 신청

    옛 '동양고무공업'을 전신이자 부산 대표 제조기업 '화승그룹' 모태
    부산 연고 신발산업 중흥 주역이었지만 2015년 사모펀드 매각 후 부산 관련성 떨어져
    부산 신발기업 글로벌 브랜드화 잇단 좌절 속 안타까움 더해

    1970년대 (주)화승의 전신인 동양고무의 신발 수출 250만불 돌파 기념행사 모습 (사진 = 부산상공회의소 제공)

     

    과거 한때 부산을 대표하는 신발기업으로서 우리 신발산업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역 가운데 하나인 (주)화승이 최근의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운 반응을 사고 있다.

    토종 신발브랜드 '르까프'를 운영하는 스포츠 패션 전문업체 (주)화승이 최근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주)화승은 내수 침체와 판매 부진으로 적자가 누적되는 등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1월 31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외환위기 때에도 부도가 났다가 2005년 화의에서 벗어나기도 했던 (주)화승은 2015년 산업은행 등이 참여한 사모펀드에 인수되며 다시한번 재기를 꿈꿨지만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적자로 인해 기업 생존 여부를 법원 결정에 맡기는 처지가 됐다.

    화승은 1953년 부산에서 국내신발 1호로 설립된 동양고무공업을 모태로 하고 있으며, 부산을 대표하는 제조기업인 화승그룹 계열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12월 외부에 매각된 이후 사모펀드가 100% 지분을 소유한 독립기업으로 홀로섰으며, 본사나 공장은 물론 협력업체조차 부산에 거의 없을 정도로 부산과의 관련성은 거의 사라지다시피했다.

    특히 자체 브랜드인 르카프와 해외 브랜드 케이스위스, 머렐을 해외 납품기업으로 수입·판매하며 신발제조가 아닌 유통전문기업으로 변신하면서 경쟁력있는 국산 브랜드 육성이나 신발산업의 고부가가치화로 나아가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을 사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부산에서 성장하며 한국 신발산업을 이끌었던 기업 대부분이 자체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키워내지 못하고 해외 글로벌기업의 위탁생산업체나 소재·부품산업으로의 방향전환을 통해서야 활로를 찾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나마 토종 브랜드로서 명맥을 이어주던 르카프조차 신발제조가 아닌 유통기업에 머물면서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생존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주)화승은 앞으로 한달여 동안 법원의 고심을 거쳐 회생이냐 파산이냐의 갈림길에 오를 전망이다.

    옛 모기업인 화승그룹이나 지역 신발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전국의 대리점 업주와 종사자들에 피해가 우려된다.

    무엇보다 과거 세계 신발산업을 호령했던 부산 신발기업들이 여전히 해외 글로벌브랜드의 위탁생산공장에 머물러 있거나 부품·소재 산업으로 전환해 생존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몇 안남은 토종 브랜드의 고전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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