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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영유아가 성인보다 2배 높은 이유는.."

사회 일반

    "환경호르몬, 영유아가 성인보다 2배 높은 이유는.."

    화학물질 피해 반복되자 공포증 '케모포비아' 등장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일상욕품이 목숨 위협한 사고
    생리대 독성물질 논란, 여전히 조사 중인 물질 많아
    영수증, 썬크림, 의약품.. 만성피해 유발하는 화학물질들
    성인용품에도 화학물질 많은데.. 관리 대상조차 아냐
    안전성 데이터 없으면 팔지 않도록 규제 강화 필요
    편리하다고 화학물질 남용.. 사회 패러다임도 바꿔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2월 7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 정관용>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를 위협하는 문제들 하나씩 선정해서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대안을 고민해 보는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 오늘 그 12번째 시간이고요. 오늘의 주제는 케모포비아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 이후에 살충제 달걀, 독성 생리대 논란 또 독성 기저귀 논란, 비스페놀 영수증 논란. 우리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생활용품 속의 각종 화학물질이 우리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한다, 이런 불안이 확산되고 있죠. 오늘 이 문제 전문가들과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최경호> 안녕하세요.

    ◇ 정관용> 여성환경연대의 이안소영 사무처장 어서 오십시오.

    ◆ 이안소영> 안녕하세요.

    ◇ 정관용> 케모포비아 맞죠?

    ◆ 최경호> 네, 맞습니다.

    ◇ 정관용>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감 이런 건가요?

    ◆ 최경호> 맞습니다. 케미컬, 화학물질 할 때 케모 그리고 무섭다, 공포감 할 때 포비아 해서 케모포비아라고 합니다.

     


    ◇ 정관용> 이런 말이 언제부터 생긴 거예요? 그리고 그리 오래되지 않았죠?

    ◆ 최경호>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우리가 화학물질을 이렇게 많이 쓰면서 건강 피해를 경험하기 시작한 게 얼마 안 되었고 그런 경험들이 한두 번 경험되어서 해결이 되면 모르지만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계속 반복되니까 사람들이 아마 이걸 쉽게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그런 것들 때문에 아마 케모포비아라는 말이 좀 더 광범위하게 사용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우리한테는 아마 가습기 살균제 그 사고가 가장.

    ◆ 최경호> 가장 크죠.

    ◇ 정관용> 결정타죠.

    ◆ 최경호> 그렇죠.

    ◇ 정관용> 피해자만 해도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 최경호> 1000명 이상이고요. 사실 저희가 통계를 구체적으로 내지는 않았지만 화학물질 사고 하면 우리가 언뜻 떠오르는 게 살리도마이드라고 하는 약화사고가 한 번 있었고 인도 보팔 사고 같은 것처럼 역사책에 나오는 사고가 있었는데 20세기 이후에 이렇게 커다란 사고가 문명사회에서 일어난 경우를 찾기가 어려워서. 저희는 교과서적인 사건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아까 그 인도 보팔이나 이런 사고는 공장 폭발하거나 다 그런 것이지 않습니까?

    ◆ 최경호> 그렇죠.

    ◇ 정관용> 이건 그런 게 아니라 안전한 줄 알고 다 썼는데. 알고 보니 전혀 안전하지 않더라 이렇게 됐던 거잖아요.

    ◆ 최경호> 그러니까 일상생활에 침대, 식탁 그런 것처럼 늘상 편안하게 여기는 환경에서 실제 사람을 죽게 할 수 있다라고 하는 걸 깨달은 것 자체가 아주 엄청난 사건,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가습기 살균제 이후에 또 가장 많이 우리를 공포에 빠지게 했던 게 생리대 독성물질이 있다 이거였었죠. 이게 여성환경연대가 조사를 해서 고발했던 거 아닙니까, 처음에는?

    ◆ 이안소영> 맞습니다. 여성환경연대가 2000년 초반부터 이제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에 대해서 자료조사도 하고 많은 여성들과 함께 면생리대 워크숍도 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에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던 거예요.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니까 생리통이 증가했다거나 또 아니면 어떤 부작용이 있다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원인도 알 수 없고 누군가 정부가 나서서 밝혀주지도 않고 해서 되게 답답하다 이런 얘기를 굉장히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2017년도 3월에 그 생리대 매출 순위를 중심으로 해서 10개 업체에 대해서 휘발성 유기화합물, 그러니까 VOC실험을 했습니다. 결과를 보면 그 VOC 그러니까 화학물질이 유럽연합이라든가 아니면 국제암연구소에서 위험하다고 했던 물질이 한 22종 나왔기도 하고 피부 알레르기나 이런 것들, 피부에 영향을 주는 물질이 8종 정도 나왔기도 하고 아니면 스틸렌이나 톨루엔 등 생식 독성이 있는 물질이 2종 정도 나왔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서명을 받기도 하고 식약처에 이게 저희가 한 건 예비조사니까 어떤 건강 영향이 있는지 전수조사를 하라. 그리고 생리대에 있는 전 성분을 밝혀라.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앞으로 좀 더 철저하게 관리하고 규제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요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형마트의 생리대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런데 식약처에서는 안전하다고 판정했죠?

    ◆ 이안소영> 그렇습니다. 2017년도 당시 식약처가 두 차례 정도 VOC 검출 시험을 했고요. 그리고 작년 12월 13일에도 한 차례 더 VOC 모니터링도 하고 프탈레이트 검출 결과도 발표했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굉장히 실망스럽기도 했었는데 식약처가 이게 인체에는 유해한 영향이 없다 이렇게 발표를 했었어요. 그런데 굉장히 많은 여성들이 불안해했던 것이 내 몸이 증거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부작용이 분명히 있는데 이게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고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대책도 만들어질 수 없다는 문제 때문에 아무리 주무부처가 안전하다 이렇게 얘기를 했지만 사실 정부에 대한 불신만 높아지고.

    ◇ 정관용> 못 믿겠다.

    ◆ 이안소영> 그렇죠. 오히려 또 국내산 생리대에 대한 불신만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이게 지금 최종 조사가 끝난 겁니까?

    ◆ 최경호> 아닙니다.

    ◇ 정관용> 아직 조사 중이에요?

    ◆ 최경호> 아직까지 그 부분은 약간 명확하게 할 필요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식약처가 두 차례에 걸쳐서 발표를 한 거는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우리가 지켜본 그 물질들에 대해서는 안전하다 혹은 유해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여전히 조사하고 있는 다른 물질이 있고 그래서 그런 최종적인 판단이 아직 난 건 아니고요. 또 환경부에 시민들이 청원을 한 게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하니까 역학조사를 해 달라라고 하는 게 지금 시작되어서 사실은 결론이 난 게 아니라. 그러니까 결론이 났다고 생각한다면 성급한 결론이 되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럼 휘발성 유기화학물의 검출시험하고 역학조사는 다른 거죠?

    ◆ 최경호> 많이 다르죠.

    ◇ 정관용> 역학조사는 어떻게 하는 거죠?

    ◆ 최경호> 역학조사는 건강 피해. 사람들이 입은 피해를 보고 그것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마치 CSI처럼 찾아들어가는 겁니다.

    ◇ 정관용> 이건 기간도 오래 걸리죠?

    ◆ 최경호> 그렇죠, 아무래도 쓰지 않은 사람, 쓴 사람 구분해서 쓴 사람에게 피해가 있는지도 보고 그다음에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건지를 찾아보는 거죠.

    ◇ 정관용> 다시 말하면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정말 안전한지 문제가 있는지는 최종 판단이 거기서 내려진다 이거죠?

    ◆ 최경호> 그렇죠, 식약처의 조사는 지금 받아본 이 물질 수준이 낮기 때문에 적어도 원인은 이게 아니다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을 뿐이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그 생리대 제조업체들은 식약처의 중간 결과 발표인데 결국은. 그걸 근거로 해서 우리 여성환경연대 같은 데를 손해배상 소송 걸었죠?

    ◆ 이안소영>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재판 어떻게 가고 있습니까?

    ◆ 이안소영> 재판은 작년에 이제 시작됐고요. 저희가 이제 부작용 제보를 모아서 그 결과를 가지고 철저한 조사를 또 식약처에 요구를 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소송이 들어왔어요. 3억 손해배상청구를 당해서 현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작년에 시작했는데 한 두 차례 정도 재판이 진행됐고 그래서 올해나 다음 해까지 아마 진행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제조사가 이렇게 시민단체를 상대로 손배소송 거는 것을 최 교수는 어떻게 보세요.

    ◆ 최경호> 사실 어떤 기관이나 단체도 그 담당할 수 있는 역할, 책임 같은 게 있는데 시민단체나 시민사회에서는 자기들이 느낀 불안이나 불편함 같은 것들을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것이고 때로는 그 문제제기가 근거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근거가 없다라고 하는 게 확실하게 정해지지도 않고 많은 피해자가 있고 원인을 밝혀달라라고 이야기하는 건 그건 사실 상당히 건강한 문제제기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시민단체뿐만이 아니고 문제제기하는 데 일조한 교수까지 지금 함께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건강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렵게 만드는 그런 조건 같습니다.

    식약처 생리대 위해성 조사결과 발표. 시중에 판매되는 생리대와 팬티라이너가 인체 위해성이 없다는 보건당국의 전수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것 말고 또 어떤 것들이 그동안 논란이 됐었습니까? 최 교수님 또 별도로 연구하신 것들도 있잖아요.

    ◆ 최경호> 생리대 말고요?

    ◇ 정관용> 네.

    ◆ 최경호> 생리대 말고 사실 우리 일상생활에 늘 쓰고 있는 예를 들어서 생활 화학제품 안에 있는 화학물질. 그런 것들이 생각보다 너무 너무 많습니다.

    ◇ 정관용> 많죠.

    ◆ 최경호> 사실 한 세대 전만 하더라도 우리가 안 썼던 그런 제품들이 지금은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쓰고 있는 제품들이 많은데요. 그런데 그런 데에서 부지불식간에 들어 있는 그런 화학물질들이 만성적으로 사람들한테 오면서 건강 피해가 발생하는 그런 케이스들이 많고요.

    ◇ 정관용> 예컨대 어떤 것들이요?

    ◆ 최경호> 예를 들자면 많이 연구된 부분이긴 하지만 플라스틱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가소제 성분이나 혹은 영수증에 발색이 되도록 만드는 감열제 성분에 비스페놀A나 이런 것들이 사람들에게 실제로 노출되고 노출되면서 비만이나 신, 맥관계 질환이나 호르몬 이상 같은 증세도 일으킬 수가 있고요. 또 최근에 저희 연구한 걸 보면 자외선 차단제.

    ◇ 정관용> 화장품.

    ◆ 최경호> 그런 데 사용하는 벤조페논이라는 성분이 있습니다. 그런 거에 많이 노출이 되니까 실험동물에서 갑상선 호르몬에 변화가 생기거나 사람에서는 신장기능에 장애가 일어난다는 연관성 그런 것들이 역학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또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화장품에 미세 플라스틱이 많이 들어간다면서요.

    ◆ 이안소영> 저희가 2016년도에 한 900여 개 화장품에 들어 있는 미세 플라스틱을 조사했었거든요. 그런데 조사를 해 보니까 한 400여 개의 미세 플라스틱 알갱이가 포함이 돼 있었어요. 그러니까 잘 알려진 것처럼 미세 플라스틱은 한 5mm 이하의 굉장히 작은 알갱이인데 이게 하수구를 통해서 걸러지지 않고 바다로 가니까 이제 바다 생태계를 오염시키기도 하고 또 먹이사슬을 통해서 인간의 몸에 들어오기도 하는 거죠. 그런데 그게.

    ◇ 정관용> 화장품은 사용하다 보면 그게 사람 몸속으로 들어가기도 하잖아요. 그렇지 않습니까, 일부라도?

    ◆ 최경호> 그런데 아주 작은 것들이라면 모르지만 어느 정도 사이즈가 되면 대개는 세안하면서 싱크를 통해서 내려가고 환경으로 배출하면 그래서 궁극적으로 해양에서 발견되고 물고기들이 먹고 식탁을 통해서 우리 입으로 들어오는 거죠.

    2018년 열린 화장품 미세플라스틱 알리기 캠페인 (사진=연합뉴스)

     


    ◆ 이안소영> 그러니까 저희가 했을 때는 주로 세정제라든지 치약이라든지 각질제거제라든지 씻어내는 화장품에 대해서 조사가 된 거고 이제 그 이후에 서명을 통해서 식약처에 금지하라는 정책 제안을 했었고요. 작년 이후로 금지가 됐는데 지금도 사실 마스카라라든가 아니면 수분크림이라든가 아니면 색조화장품 등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 있다는 보고가 있고 이건 아직은 금지되지 않은 상황이에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좀 추가적인 조사나 관련한 대책이 필요하고요. 그다음에 2017년도에는 네일 제품에 들어 있는 유해물질 조사를 했습니다.

    ◇ 정관용> 네일, 손톱, 미용.

    ◆ 이안소영> 그렇습니다. 그래서 네일 제품의 전성분을 분석하기도 하고 종사자들의 건강역량을 살펴보기도 하고 일하고 있는 근무환경에 대한 실내공기 모니터링을 하기도 했었는데요. 해 보니까 그런 고독성 물질이라고 하죠. 발암성이나 생식독성을 함유한 제품이 한 전체 제품에서 20% 정도 나왔고 일부 제품에서는 피부 자극물질이라든지 호흡기 감작물질이 검출되기도 했고 또 저희가 종사자들 설문조사를 해 보니까 작업을 전후로 해서 생리통이 증가했다 이런 조사도 있었고 그다음에 작업자들의 소변을 조사를 해 보니까 환경호르몬 물질이 DHP나 DBP나 이런 것들이 높아지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관련해서 여러 부처에 걸쳐서 역시 조사와 관리대책 같은 걸 요구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 때 논란 됐던 게 각종 분무가 가능한 무슨 스프레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문제라는 얘기들이 보통 많이 있었지 않습니까?

    ◆ 최경호> 그렇죠. 그래서 특히 이렇게 스프레이나 분무관을 통해서 호흡기로 들어오는 제품들 중에 우리가 지금까지 안전성 관리를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제품들이 많았구나라고 하는 거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고 그래서 정부에서는 일정 수의 어떤 특정한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는 제품들에 대해서는 안전성 평가를 철저히 하겠다라고 이렇게 발표를 했죠. 그런데 문제는 사실 그러한 제품에서 쓰이는 물질이나 저희들은 노출 시나리오라고 하는데요.

    ◇ 정관용> 노출 시나리오.

    ◆ 최경호> 얼마나 작은 입자가 어떤 조건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누구에게 노출되는가에 따라서 독성이 많이 달라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자세히 조사해서 평가하기에 사실 물질과 제품이 너무 많아서 그게 아주 어려운 형편이죠.

    ◇ 정관용>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 곳인데 위험한 것 또 어떤 게 있을까요.

    ◆ 최경호> 사실 생활환경 화학물질의 어떤 피해가 가습기 살균제처럼 사람들이 죽고 사는 것처럼 바로 보이는 것도 있지만 잘 보이지는 않지만 만성적인 질환으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그런 것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최근에 보면서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하는 게 의약품의 유해물질이 될 텐데요.

    ◇ 정관용> 약에 유해물질이 있어요?

    ◆ 최경호> 약은 약 성분이 활성성분이라고 해서 약 성분 안에는 좋은 것만 있어야 되지만 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예를 들어서 보존제를 물약 같은 경우는 넣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최근에 혈압약에서 발암물질 성분이 우연히 들어가서 문제가 되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관리는 상당히 중요하죠. 우리가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먹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또 하나는 성인용품 같은 건데요.

    ◇ 정관용> 성인용품?

    ◆ 최경호> 사실 성인용품은 우리가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를 상당히 꺼려하지만 점점 양성화되고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대부분 플라스틱 제품이죠, 또?

    ◆ 최경호>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또 젤 제품도 많아서 2000년대 초반에 덴마크에서 환경부에서 조사한 결과가 가장 최근에 공식적인 정부 보고서인데 거기를 보면 환경호르몬 프탈레이트 같은 것 그리고 카드뮴 같은 중금속 그런 것들이 아주 엄청난 양으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성인용품 같은 데는 그런 규제도 잘 없죠?

    ◆ 최경호> 그러니까 현재로는 관할 부서가 없어서 이런 걸 좀 찾아보니까 이 사람들이 관할 부서가 있고 제도가 있으면 나름대로 따라할 텐데 그런 게 부족해서 관리를 좀 해 달라 이렇게 요구하는 그런 경우들을 제가 봤습니다.

    ◇ 정관용> 물론 모든 플라스틱이나 화학물질을 다 이건 쓰면 안 돼. 너무 과도한 케모포비아도 사실 문제는 문제죠.

    ◆ 최경호> 문제죠.

    ◇ 정관용> 우리가 이걸 접근할 때 우리가 이런 피해를 입었는데 알고 보니 그 원인이 뭐였다, 이걸 피해자, 소비자들이 입증해야 되는 게 옳습니까? 아니면 화학물질 제품을 시판하려면 안전하다는 걸 입증받아야 시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옳습니까?

    ◆ 최경호> 후자가 너무 당연한 것이 소비자는 지식도 부족하고 알고 있는 리소스가 없기 때문에 그러한 판단도 내릴 수도 없고 증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시스템으로 해결을 해야 되는데.

    ◇ 정관용> 우리 제도는 그렇게 되어 있나요?

    ◆ 최경호> 가습기 살균제 이후로 아주 많이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화학물질 등록과 평가에 관한 법률, 줄여서 화평법이라고 하는데 화평법의 기본 철학은 노데이터 노마켓입니다. 안전성 데이터가 없으면 팔지도 마라. 그런데 이제.

    ◇ 정관용> 하지만 그건 신제품일 때만 그렇잖아요. 기존에 판매하고 있던 것도 꼭 이걸 입증해해서 해야 되는 겁니까?

    ◆ 최경호> 기존에 판매하고 있는 화학제품도 1톤 이상 어느 정도 이상이 되는 양이 좀 있으면 그런 제품들은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 이제 각론으로 들어가보면 빠뜨려져 있는 부분들도 많고 특히 밀접한 생활 화학제품. 아까 말씀드린 성인용품 그런 것들은 사실 관리의 대상.

    ◇ 정관용> 대상도 안 된다?

    ◆ 최경호> 그렇죠. 그리고 또 워낙 많은 물질들이 쏟아져나옵니다. 최근 50년 동안 화학물질 생산이 300배 증가했습니다. 종류도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것을 하나하나 이렇게 따라가면서 조사하는 게 사실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죠.

    (좌)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우)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공)

     


    ◇ 정관용> 또 하나 충격적인 게 어린아이들일수록 몸속에 그런 나쁜 물질이 더 많이 검출된다는 결과가 있었죠.

    ◆ 최경호> 그게 우리나라 환경부에서 조사한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가 작년 말에 발표가 되었는데요.

    ◇ 정관용> 이건 왜 그렇습니까?

    ◆ 최경호> 그게 모든 물질이 그렇지는 않고 환경호르몬 물질,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가 어른에 비해서 영유아에서 2배 이상 높았는데.

    ◇ 정관용> 그건 왜 그래요.

    ◆ 최경호> 그건 아이들이 단위 체중당 더 많이 먹습니다. 체중 1kg당 더 많이 먹고 세포 면적도 넓고 그래서 일단.

    ◇ 정관용> 자꾸 입에 넣고 빨고.

    ◆ 최경호> 그렇죠. 그런 것들이 있으니까 사실 조금 아이들한테 높게 나오게 된 것이죠.

    ◇ 정관용> 아이들한테 그런 면에서는 더 해로움을 빨리 느낄 거 아닙니까?

    ◆ 최경호> 그렇죠. 사실 그런 해로움이 아주 취약한 집단이 어린아이이고 태중에 있는 아이들, 임산부들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물질들은 그 시기만 철저하게 조사하면 개선할 수 있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최 교수님이 좀 아까 말씀해 주신 것처럼 모든 쏟아져나오는 다양한 화학물질 제품들, 이제는 어쨌든 노데이터 노마켓 이 철학을 더 좀 확실하게 현장에서 우리가 미처 규제대상이 아닌 것들까지 좀 규제대상으로 포함시키는 식으로 그렇게 관리해 나가야 된다 그 말씀이신 거죠?

    ◆ 최경호> 그렇죠.

    ◇ 정관용> 그리고 우리들이 소비생활에 있어서도 뭔가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거 아닐까요?

    ◆ 이안소영> 1차적으로는 최경호 교수님 말씀해 주신 것처럼 정부 대책이나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걸 동의하지 않는 기업도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되고 또 관련한 정보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시민들도 안전망에 들 수 있으니까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방지하기 위해서 사회 전체 화학물질에 대한 패러다임이 좀 바뀌어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 정관용> 어떻게요?

    ◆ 이안소영> 예를 들면 우리가 생각할 때 오염물질이 잘 들러붙지 않는 옷이라든가 프라이팬, 아니면 좋은 향이 굉장히 오래 가는, 사라지지 않는 화장품이나 샴푸 같은 것들이 편리하고 좋기는 한데 그 이면에 화학물질의 어떤 영향이나 이런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걸 최소화하는 생활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화학물질이라는 게 사실 딱 그 자리에서 쓸 때는 굉장히 편리하지만 그걸 생산하는 노동자의 건강도 굉장히 안 좋게 만들고 사용하는 소비자의 건강도 안 좋게 만들고 이게 또 흘러가서 바다나 공기나 토양이나 이런 데를 오염시키기도 하니까 이 편리함을 다루는 어떤 사회 전체 패러다임에 대해서 좀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맞습니다. 조금 불편하게 삽시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신제품 무조건 만들어내려고 하지 말고 신제품을 만약 만든다면 정말 안전하게 만들 수 있도록 관련 규제, 제도도 좀 촘촘히 좀 손보자는 말씀까지. 그렇게 듣겠습니다. 오늘 우리를 위협하는 공격하는 것들 케모포비아에 대해서 얘기 나눠봤어요.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최경호 교수, 여성환경연대의 이안소영 사무처장. 두 분 고맙습니다.

    ◆ 최경호> 감사합니다.

    ◆ 이안소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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