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왼쪽)과 이소희. (사진=WKBL 제공)
올해 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는 박지현(우리은행) 드래프트였다.
스포트라이트는 오롯이 박지현의 몫이었다. 183cm 장신가드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에서는 고교생 신분으로 활약했다. 드래프트의 관심사는 그저 1순위 지명권을 누가 잡느냐였다. 그리고 박지현은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품에 안겼다.
뚜껑을 열어보니 박지현의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바로 2순위로 OK저축은행으로 향한 이소희(170cm)다. OK저축은행 정상일 감독이 "우리 팀에서 수비를 제대로 하는 유일한 선수다. 스텝이 FM"이라고 칭찬할 정도.
둘의 기록은 비슷하다.
박지현이 7경기 평균 9분53초를 뛰며 4.86점 1.3리바운드 0.3어시스트를, 이소희가 7경기 평균 13분29초를 뛰며 3.57점 1.3리바운드 0.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팀 사정은 다르지만, 신인상을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은행이 9경기, OK저축은행이 8경기를 남긴 상황이지만, 부상 등 변수가 없다면 신인상 최소 자격인 15경기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
다만 위성우 감독도, 정상일 감독도 당장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아직 고등학생 티를 못 벗은 느낌이다. 프로 경험이 필요한 상황. 두 감독이 힘겨운 일정 속에서도 두 신인에게 계속 기회를 주는 이유다.
위성우 감독은 "사실 경기를 뛰기는 하는데 프로를 몰라서 경험하라는 의미"라면서 "사실 뛸 수 있는 몸이 아니다. 하지만 부딪히면서 고교와 프로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느껴야 시즌 후 준비하는 게 다를 것 같다. 경험 없이 시즌을 마치고, 평상시대로 준비하면 큰 코 다친다. 부딪혀보고 부족한 것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상일 감독도 "이소희에게 현재까지는 더 바랄 게 없다. 신인이 이 정도 해주면 된다"면서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한 것이다. 꼭 이겨야 하는 경기는 잠깐 쓰더라고, 승부가 나는 경기에는 기회를 많이 줄 생각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두 감독의 주문은 간단하다. 최대한 단순하게, 흔히 말하는 '찬스에서 쏘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다만 적극성 때문에 쉽지 않다.
위성우 감독도 "너무 많은 요구를 하면 헷갈릴 수 있으니 간단하게 리바운드 가담하고, 찬스에 쏘라는 정도로 이야기한다"면서 "아직은 누굴 붙인 상태로 슛을 던지라고 주문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상일 감독도 "여러 가지를 말해도 지금은 소화할 능력이 안 된다"면서 "적극성이 필요하다. 본인이 안 하고, 언니들에게 주려고 한다. 상대 수비가 누군지 보고, 수비를 못하는 선수인지, 빠른 선수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