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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모독' 공청회 파문…여야4당 "한국당, 공식입장 내놔야"

정치 일반

    '5·18 모독' 공청회 파문…여야4당 "한국당, 공식입장 내놔야"

    • 2019-02-09 12:20

    민주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출당시키고 지도부 사죄하라"
    "우길 것을 우기라" 바른미래·평화·정의도 일제히 비판
    한국당, 논란 진화 진땀…김병준·나경원 "공청회 발언, 당 공식입장 아니다"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으로 규정하는 행사를 주최한 데 대해 9일 한국당을 뺀 정당들의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비하와 조롱이 한국당의 공식 입장인지 추궁하며, 지도부 차원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 대표를 자임하는 한국당 의원들이 역사 날조와 안보 사기의 전과자인 지만원 씨를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불러들이고도 모자라 지 씨의 발언에 동조하거나 더 강한 어조로 5·18 민주화운동과 유공자를 비난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당에 묻는다.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날조하고 유공자를 모욕한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인가"라며 "만일 공식 입장이 아니라면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을 당장 출당 조치하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께 사죄하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과 지만원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으로 역사에 기록될 인물"이라며 "'전두환은 영웅', '광주폭동', '종북 좌파가 만든 괴물 집단'이라니 눈과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한국당은 궤변, 선동, 왜곡을 일상화하는 집단"이라며 "역사도, 인물도, 철학도 빈곤한 한국당은 우길 것을 우기라"고 질타했다.

    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은 5·18 광주학살 원흉인 전두환을 영웅시하고 그 후예임을 스스로 인정한 행사를 치렀다"며 "한국당 지도부는 이들 두 의원과 상식 이하의 동조 발언을 한 김순례 의원과 입장을 같이 하는지 명확한 답을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에 대한 답이 없이 침묵한다면 국민은 한국당 지도부도 지만원의 허무맹랑한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볼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명백히 왜곡되고 잘못된 사안을 갖고 국회에서 세미나 등 행사를 하는 것에 대해 국회 차원의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논평에서 "군사독재정권에 뿌리를 둔 한국당의 태생적 한계는 어쩔 수 없나 보다"며 "이쯤 되면 지만원 씨는 한국당의 비선실세"라고 꼬집었다.

    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고 주장해온 극우 논객 지만원 씨를 초청해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열었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5·18 역사학회'는 지 씨를 포함한 극우 보수 인사들이 주축을 이룬 시민사회단체로 알려졌다.

    육군 대령 출신으로 한국당 비례대표인 이종명 의원은 공청회에서 "80년 광주폭동이 10년, 20년 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운동이 됐다"며 "다시 (폭동으로) 뒤집을 때"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범위에 '북한군 개입 여부 및 북한군 침투 조작 사건'을 추가할 것을 주장했고, 한국당 몫 조사위원으로 지 씨를 추천한 당사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이 지 씨를 조사위원으로 앉히는 데는 실패했으나, 그를 다시 국회로 불러 함께 '망언'을 쏟아낸 모양새다.

    국가가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공식 인정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상황에서 제1야당 국회의원이 국회 안에서 역사 왜곡의 장을 마련했다는 비판은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공청회에 참석한 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조금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 씨 역시 연사로 나서 북한군 개입설을 거듭 제기한 데 이어 "5·18은 북괴가 찍어서 힌츠페터를 불러 독일 기자 이름으로 세계에 방송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두환은 영웅"이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당 지도부는 공청회에서 나온 발언들이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한 부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 씨를 한국당 몫 5·18 진상조사위원으로 지명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개별 의원들이 국회에서 어떤 세미나를 여는지 통상 당 지도부가 일일이 알지 못한다"며 "어제 우연히 국회 의원회관에 갔다가 싸움이 났길래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 씨를 5·18 진상조사위원으로 지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일부 의원들이 어제 세미나를 연 것"이라며 "당내 다양한 모습의 하나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당은 5·18 진상조사위원 임명 절차를 통해 공식 입장을 보여준 것"이라며 "어제 공청회에서 나온 얘기에 당이 흔들린다든가 동의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부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통화에서 "어제 공청회에서 나온 얘기 가운데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한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지 씨의 참석을 비롯해 공청회에서 나온 이야기는 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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