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차세대 간판 엄천호.(사진=연합뉴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매스스타트가 세계선수권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남자 대표팀 차세대 간판 엄천호(스포츠토토)는 값진 은메달을 따냈지만 평창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김보름(강원도청)은 아쉽게 기권해야 했다.
엄천호는 11일(한국 시각) 독일 인첼의 막스 아이허 아레나에서 열린 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7분36초110으로 조이 맨티아(미국)에 다음으로 골인했다. 엄천호는 14바퀴까지 10위에 머물렀지만 막판 역주를 펼치면서 2위로 레이스를 마쳐 스프린트포인트 40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엄천호는 올 시즌 한국 장거리 간판 이승훈(대한항공)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매스스타트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2차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12월 열린 4차 대회에서는 기어이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따냈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엄천호의 첫 월드컵 우승이었다. 여세를 몰아 엄천호는 세계선수권에서 값진 은메달을 보탠 것이다.
이날 함께 출전한 정재원(동북고)도 동메달을 보탰다. 이날 1위를 달리던 정재원은 마지막 바퀴에서 처졌지만 7분36초30,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스프린트포인트 21점을 얻어 엄천호와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오른쪽)이 11일(한국시간) 독일 인첼의 막스 아이허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부 매스스타트에서 넘어져 괴로워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여자부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김보름이 매스스타트에 출전했으나 레이스 도중 넘어지면서 경기를 중도에 포기해야 했다.
김보름은 지난해 평창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팀 추월에서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으로 상처를 입었던 김보름은 올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동메달로 출발해 2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순항했다.
하지만 김보름은 지난해 12월 월드컵 4차 대회에서 마지막 바퀴 도중 이바니 블롱댕(캐나다)의 반칙으로 엉켜 넘어지면서 메달이 무산됐다. 세계선수권에서도 불운이 재현되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