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해치’ 제작발표회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정문성, 권율, 이용석PD, 정일우, 고아라, 박훈. (사진=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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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숙종 후기, 청년 영조의 치열한 왕좌 등극기가 펼쳐진다.
SBS 새 월화드라마 '해치'는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 이금이 열정 가득한 과거 준비생 박문수, 사헌부 열혈 다모 여지, 저잣거리의 떠오르는 왈패 달문과 함께 대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담은 사극이다.
잘못된 권력이 장악한 조정에 이들 네 사람이 낮은 곳에서부터 일으키는 변화가 관전 포인트다.
제대 후 돌아온 정일우가 연잉군 이금 역을, 고아라가 다모 여지 역을 연기한다.
정일우는 "군 복무 이후 PD님이 절 선택해주셔서 감사하다. 모든 에너지를 쏟고 사활을 걸어서 연기하고 있다. 연잉군 이금, 영조 캐릭터가 굉장히 다채로운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매일매일 고민 중이다. 촬영으로는 밤을 절대 안 새는데 대본 연구를 하다가 밤을 샌다"라고 영조 역에 임하는 고충을 밝혔다.
이어 "감독님과 소통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정치가 영조가 아니라 젊은 영조 캐릭터가 신선해 욕심이 났다"라고 복귀작으로 '해치'를 선택한 이유를 덧붙였다.
실제로 영조 캐릭터 연구를 위해 영화 '사도'에 나오는 송강호의 영조, 유아인의 정조 캐릭터 등을 참고하기도 했다고.
정일우는 "아들이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닮기 때문에 '사도' 유아인 형과 송강호 선배 연기를 많이 참고했다. 영조 관련 작품들은 다 찾아봤다"면서 "젊은 영조를 표현하기 위해 톤에 신경을 많이 썼다.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듣기 편한 톤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고아라는 드라마 '화랑'·영화 '조선마술사' 등에서 이미 사극을 경험한 바 있는 '베테랑'이다. 그러나 '해치'로 인해 도전하는 정통 사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고아라는 "여지는 인간병기인 다모다. 홀로 살아오면서 무술을 연마하고 강하게 자라난 캐릭터"라면서 "정통 사극을 너무 해보고 싶었다. 작가님에게 고아라 있는 그대로 여지를 표현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어서 모든 관계들에 있어 저를 담으려고 노력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난이도 높은 액션 연기와 정일우와의 합에 대해서는 "무술을 연마하기 위해 액션 스쿨을 다녔다. 조금 힘들지만 멋있는 액션을 많이 기대해줬으면 한다"며 "정일우 오빠와는 10년 전 쯤 광고 촬영으로 자주 만났었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더 반갑고 즐겁게 촬영 중"이라고 전했다.
배우 권율(왼쪽부터), 고아라, 정일우가 11일 오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해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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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악역 등 강한 캐릭터를 맡아 온 권율은 이번에 훗날 영조의 충신이 되는 청년 박문수로 분해 색다른 일면을 보여줄 예정이다.
권율은 "박문수는 만화에 나올법한 사고뭉치 캐릭터다. 뜨거운 신념으로 조금씩 세상을 바꾸면서 성장해 나가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현재는 정신이 없고 마음만 앞서지만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자 한다. 나를 무너뜨릴 수 있는 만큼 무너뜨리면서 잘 하고 있다"라고 자신이 그릴 박문수를 소개했다.
정일우와 함께 주군과 신하이자 격없는 친구로 호흡을 맞추게 된 소감도 이야기했다.
권율은 "한 마디로 박문수는 킹메이킹을 하는 인물인데 정일우의 에너지에 함께 편승할 수 있어서 좋았다. 촬영장에서도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차에만 있지 않고 걸어다니면서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군복무를 하다 와서 체력적인 상황도 힘든 게 있을텐데 티를 내지 않고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며 후배이지만 좋은 배우라는 걸 느낀다. 우리는 같이 짬뽕 먹는 사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정일우는 "단순히 배우를 떠나 정말 인간 대 인간으로 본받을 점이 많다. 인생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요즘 형만 믿고 따라가고 있다. 아마 혼자 쓸쓸하게 영조 캐릭터를 만들어 가라고 했다면 못했을 것이다. 모두와 함께 영조를 완성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견고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라고 화답했다.
영조, 박문수 등 역사적 실존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역사를 정확히 재현하는데 드라마의 목적이 있지는 않다.
'일지매' '대풍수' 등을 연출한 이용석 PD는 "두 번째 사극하고 다시 사극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해치'의 대본을 보고 사극답지 않은 세련됨과 동시대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부분이 많아서 시청자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사극이 역사의 재현은 아니다. 역사적 사건들이 바다에 등대처럼 떠있다면 제작진이 해야 할 일은 등대와 등대 사이 빈 공간을 상상력으로 메우는 작업"이라며 "드라마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된다. 무수리의 아들의 어떻게 왕이 됐는지, 계급이 분명한 사회와 박문수는 어떻게 영조와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는지 이런 궁금증을 우리 나름대로 해결한 거고 거기에 많은 분들이 동의해 주셨으면 한다"라고 이해를 구했다.
SBS 새 월화드라마 '해치'는 11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