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아이템' 제작발표회에서 강곤 역을 맡은 배우 주지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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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천만 영화 '신과함께'를 비롯해 '공작', '암수살인' 등 스크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주지훈이 모처럼 TV 드라마로 돌아왔다. SBS '가면' 이후 4년 만, MBC에는 '메디컬탑팀' 이후 5년 만이다. 그는 '승승장구', '금의환향'이라는 취재진 표현에 감사를 표하며 '아이템'에 임하는 자세를 진솔하게 밝혔다.
11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골든마우스 홀에서 MBC 새 월화드라마 '아이템'(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욱)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김성욱 PD, 주지훈, 진세연, 김강우, 김유리, 박원상, 오승훈이 참석했다.
'아이템'은 카카오페이지에 연재 중인 동명의 웹툰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로, 제목처럼 특별한 물건으로 소재로 한다. 소중한 사람을 간절하게 지키기 위해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물건들을 둘러싼 음모와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검사와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추적 판타지다.
극중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애쓰는 꼴통 검사 강곤 역을 맡은 주지훈은 "이야기는 되게 재미있었는데 이게 TV 드라마에서 어느 정도 구현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화려하고 스케일이 아주 크지만, 특수효과를 사이드 디시로 활용한, 결국은 사람 사는 이야기더라. 그런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볼거리가 풍성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되게 세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주지훈은 "특수효과가 (드라마 안에) 되게 많은데, 우리가 실제로 사는 세상에선 그런 일이 없지 않나. 그걸 어떻게 리얼하게 붙일 것인가에 대한 작업을 제작진과 배우들이 엄청 고심해서 했다. 이 열심히 만든 작품이 큰 공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판타지 장르의 영화 '신과함께'를 두 번 경험한 것이 '아이템'에서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었느냐는 질문에는 "'신과함께'를 좀 복기해 봤지만 오산이었다. '신과함께'를 했기 때문에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굉장히 오만한 생각을 했지만 여전히 헤맸다"고 털어놨다.
다만 주지훈은 "연기는 감정만 가지고도, 기술만 가지고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신과함께'로 판타지 장르를 해 봤기 때문에) 감독님과의 이견 차이를 빨리 줄일 수 있었다. 서로 부담스럽지 않게 대화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득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주지훈은 이날 한국철도공사에 특별히 감사함을 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대 MBC에서 한국철도공사 협조를 받아 실제 기차를 저희가 뒤집어 엎고 촬영할 수 있었다. 풀 CG도 있지만 실물로 나오는 것도 있다. 제작진, 감독님, MBC 감사드린다. 코레일 사랑한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섯 손가락' 이후 다시 한번 주지훈과 호흡을 맞추는 진세연은 냉정한 판단력과 뛰어난 능력을 갖춘 프로파일러 신소영 역을 맡았다.
진세연은 "제가 거의 4년 만에 현대극을 하는 거라 굉장히 떨리더라"라며 "저도 모르게 자꾸 사극톤이 나오려고 한다. 행동, 대사, 몸짓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MBC 새 월화드라마 '아이템'의 김성욱 PD(가운데)가 포토타임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은 배우 김유리, 오른쪽은 진세연 (사진=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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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우는 차세대 젊은 기업인이지만 신비로운 아이템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수단을 가리지 않고 아이템 수집에 몰두하는 소시오패스 조세황 역을 맡았다. 오랜만에 악역으로 돌아왔다.
김강우는 "오랜만에 악역하는데 저는 재밌는 것 같다. 연기할 때 이런 악역이 훨씬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지금 보면 (다른 역할들이) 저를 다 싫어한다. 일대 다수로 싸워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나쁜 짓하고 있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각각 신부 구동영, 검사 한유나 역을 맡은 박원상과 김유리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며 역할 소개에 관해 말을 아꼈다.
박원상은 "어떻게 얘기하면 스포가 안 될까를 고민했는데, 하다 보면 스포가 될 것 같더라. 그냥 오늘 밤 10시부터 방송이 시작되니까 드라마를 보시면서 하나하나 만나가시면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김유리는 "사실 저도 대본 보면서 애매모호하다는 단어를 되게 많이 생각했다. 겉으로 보면 굉장히 차갑고 조세황의 사이드인 것처럼 보이지만 저도 (조세황을) 굉장히 싫어하고 있다. 어디까지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화 '메소드'로 주목받은 신예 오승훈은 신참 딱지를 뗀 형사로 신소영의 조력자가 되는 서요한 역을 맡았다. 오승훈은 "세연 선배님도, 지훈 선배님도 그렇고 만나면 너무 떨릴 것 같아 연기를 어떻게 할까 했는데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먼저 다가와주셨다"고 말했다.
김성욱 PD는 '아이템'만의 차별점을 묻자 "(이런 소재나 장르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않은 얘기는 아니지만, 이 물건들이 대한민국에 사는 주인공들 삶 속에서 나온다면 어떨까에 방점을 두고 제작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PD는 "대한민국,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고민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주제의식을 갖고 만들었다. 이야기 결말은 16부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인공과 각각 인물들의 태도, 정이도 작가님의 품성이 합쳐져서 저희 드라마가 될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PD는 "'도깨비' 등 다른 드라마와 차별점이 있다면 각각 인물들의 사연과 마음이 합쳐져서 이야기에 변곡점이 생긴다는 거다. 그 사이사이에 실망하지 않도록 저희가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지상파 방송사가 어떤 얘기를 한다면 할 만한 이야기와 주제의식을 갖고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배우들도 공감해주셨기에 출연해주셨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주지훈은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방송 예정인 SBS 새 월화드라마 '해치'의 정일우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것에 화답했다. 주지훈은 "(이런 게) 사회적으로 되게 좋은 것 같다. 방송 3사, 케이블 채널들이 (서로) 경쟁 구도, 약간 적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세상이 바뀌어가면서 서로 한국 콘텐츠들을 응원해주고, (이를 통해) 시청자분들께 여러 맛있고 재미있는 걸 드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인 한국 콘텐츠의 질이 높아지기를 기원하는 한 명의 관객으로서, (경쟁이) 부담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우리 것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나쁜형사' 후속으로 편성된 MBC 새 월화드라마 '아이템'은 오늘(11일) 밤 10시에 처음 방송된다.
왼쪽부터 배우 주지훈, 박원상, 김유리, 진세연, 오승훈, 김강우 (사진=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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