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천 부장판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건이 12일 형사합의35부에 배당되면서 재판장 박남천 부장판사에 이목이 쏠린다.
형사합의35부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기소에 대비해 지난해 11월 신설된 부서 중 한 곳이다. 공정성 시비를 피하기 위해 의혹에 연루되지 않은 판사들로만 재판부가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발생의 진앙지였던 법원행정처에 서 근무한 이력이 없다. 행정 관련 업무를 맡은 적이 없고 임관 이후 23년간 일선 법원에서 재판업무만 담당했다.
그는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중경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7년 광주지법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해 서울중앙지법·서울동부지법·서울서부지법·서울북부지법·서울고법·광주지법·의정부지법에서 근무했다.
박 부장판사는 그동안 재판에서 다소 엄격한 판결을 선고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서울북부지법 근무 당시 2016년 10월 노원구 수락산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김학봉(61)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당시 피고인 측에서 조현병에 의한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박 부장판사는 "살인은 피해를 회복할 방법이 전혀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꾸짖었다.
이듬해 1월에는 여중생 2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20대 3명에게는 "피해자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정신·육체적 고통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며 징역 5~7년을 선고했다.
또 1심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정받아 무죄를 받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게는 원심을 뒤집고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박 부장판사는 2017년 8월 "국가 공동체의 존립을 위한 가장 기초적으로 요구되는 병역의무는 국민 전체의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2017년 9월에는 외국인 며느리를 살해한 80대 시아버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이력도 있다. 당시 박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젊은 나이에 허망하게 다른 나라에서 목숨을 잃었고 가족은 회복할 수 없는 큰 피해를 입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