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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반

    자숙 없는 김기덕 감독에 영화계도 '냉담'

    "김기덕 감독 영화에는 죄가 없지만 자숙이 답"
    "조심스럽지만 내부에서도 껄끄러운 분위기"

    김기덕 감독.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확대이미지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김기덕 감독의 해외영화제 초청에 영화계 내부에서도 싸늘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은 오는 3월 7일 열리는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유바리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여성민우회 등은 유바리영화제에 초청 취소를 요구하며 영화계 내 성폭력 문제에 침묵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기덕 감독은 2013년 개봉한 영화 '뫼비우스' 촬영장에서 여성 배우 A의 뺨을 때리고 사전 협의 없이 남성 배우의 신체 부위를 만지게 했다는 혐의로 피소돼 지난 1월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이 중 폭행 혐의만 인정됐고, 강제추행치상·명예훼손 혐의 등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참석 이후 MBC 'PD수첩'을 통해 다시금 성폭력 의혹이 추가 제기됐고 김기덕 감독은 'PD수첩' 제작진과 피해 여성배우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취재 과정을 살펴봤을 때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제작진과 피해 여성배우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김기덕 감독의 꾸준한 해외영화제 활동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한 영화감독은 "김기덕 감독은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국제적 감독 중 한 사람이고 그 영화적 재능 등이 안타깝다는 것은 인정을 하는 부분"이라면서도 "그러나 '미투' 건으로 드러나 있는 사실만을 봤을 때는 자숙을 하는 게 맞다. 만약 대중에게도 충분히 소명이 돼서 활동한다면 모를까 그냥 넘기기에는 사회적으로 힘든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한 마디로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밉지 않지만 본인이 한 행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와 그 감독을 완전히 떼어 놓고 볼 수는 없다. 김기덕 감독 사례 뿐만 아니라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이나 배우 등을 계속 기용하고, 영화제에 초청하는 분위기에 문제가 있다"면서 "피해자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결국 그들이 여전히 업계에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성폭력 문제를 외면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함부로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아니고 조심스럽지만 영화계에서도 '미투' 운동 등을 거치면서 이런 상황을 아무런 문제 의식 없이 바라보고 있지는 않다. 김기덕 감독의 행보에 대해 껄끄럽게 생각하는 분위기에 가깝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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