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국을 공식 방문한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의 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공식방문한 오스트리아의 세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14일 한-오스트리아 정상회담에서 "정의와 진실의 원칙하에 불행한 과거 역사를 직시하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발전의 토대가 된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오스트리아가 오랜 우방국으로서 민주주의와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면서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킨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총리께서 지난해 오스트리아 공화국 수립 100주년 기념식에 홀로코스트 생존자 80명을 초청해 과거를,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 나치에 동참했던 책임을 인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일부 야당 의원들이 최근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국가가 가행한 폭력에 대한 망언을 일삼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지난 1938년 3월 오스트리아는 나치 독일의 국방군의 침공을 열렬히 환영한 것을 넘어 다음달에는 오스트리아 국민 99.08%가 독일과의 합병을 찬성했다.
이후 오스트리아 정부는 나치와 함께 적극적으로 유대인 박해에 나섰고, 몇주 만에 6만여명의 유대인이 강제수용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 2017년 31세의 나이로 세계 최연소 총리에 오른 쿠르츠 총리는 지난해 오스트리아 공화국 수립 100주년 기념식에 홀로코스트 생존자 80명을 초청하고 추모비를 세우는 등 자신들이 사상 최악의 범죄에 가담했음을 인정하며 적극적으로 사과에 나서고 있다.
또 오스트리아는 나치 금지법을 통해 홀로코스트를 부인하거나 부정하는 경우 처벌하는 현행법을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한국도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됐는데 양국이 지난 10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밝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는데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쿠르츠 총리는 취임 뒤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찾았으며 오스트리아 총리로서는 19년 만의 방한이다. 올해 33세로 세계 최연소 총리인 쿠르츠 총리는 2017년부터 2년 연속으로 타임지가 선정하는 '세계 차세대 지도자 10인'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