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장관(오른쪽)과 바흐 위원장(사진=연합뉴스)
2020년 도쿄올림픽 때 남북 선수들이 단일팀을 이뤄 '코리아'로 출전할 종목 확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김일국 체육상은 15일(한국시간) 오후 5시 30분(현지시간 오전 9시 30분)부터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만나 도쿄올림픽 단일팀 종목 협의를 매듭짓는다.
이번 '3자 회동'에선 도쿄올림픽에 남북 선수단이 단일팀을 이뤄 나설 종목이 사실상 확정된다.
남북 체육 수장인 도종환 장관과 김일국 체육상은 전날 바흐 IOC 위원장과 차례로 '2자 회동'을 갖고 단일팀 종목을 조율했다.
이어 도종환 장관과 김일국 체육상이 별도로 만나 의견을 교환했고, 전날 저녁 로잔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바흐 IOC 위원장 초청 만찬에서도 세 명이 함께 만나 담소를 나눴다.
남북이 두 차례 체육분과 회담과 실무협의를 거쳐 합의한 여자농구와 여자하키, 조정, 유도 등 4개 종목은 3자 회동 때 도쿄올림픽 단일팀 종목으로 확정돼 발표될 전망이다.
남북과 IOC 모두 이들 4개 종목에 대해선 전날 연쇄 회동 때 단일팀 종목으로 큰 이견이 없었다.
여자농구는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중국과 결승에서 65-71로 졌지만 남북 선수가 힘을 모아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조정 역시 아시안게임 때 남자 무타포어와 에이트, 여자 경량급 더블스컬에서 단일팀을 이뤘고, 메달 사냥에는 실패했어도 남북 선수들이 뜨거운 우정과 투혼을 보여줬다.
남북이 경기력이 비슷한 여자하키와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때 혼성단체전에서 단일팀으로 동메달을 딴 유도도 일찌감치 도쿄올림픽 단일팀 종목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때 처음 남북이 힘을 모았던 '원조 단일팀 종목' 탁구와 올해 1월 세계남자선수권 때 단일팀으로 참가했던 핸드볼은 3자 회동에서 마지막 조율을 거쳐야 할 전망이다.
남북은 탁구의 경우 혼합복식에서 각 1개조 외에 추가로 '남북 콤비'가 코리아로 출전하는 걸 제안했다.
하지만 IOC는 탁구에서 '하나의 단일팀'이 아닌 '3개의 NOC'로 나서는 것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IOC가 남북이 제안한 것보다 더 많은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할 것을 원하고 있어 육상 계주와 카누, 체조 등 종목은 3자 회동을 통한 조율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종목은 '최소 4개 종목'에서 협의 결과에 따라선 1∼3개 종목이 추가될 수도 있다.
이번 회동에선 도쿄올림픽 개회식 때 남북 선수단이 공동으로 입장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 2032년 하계올림픽을 서울·평양이 공동유치하겠다는 의향도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