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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동주 IOC행?' 韓 체육, 내분 속 올림픽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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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동주 IOC행?' 韓 체육, 내분 속 올림픽 도전

    '속 타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체육계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 체육계가 정면으로 반대하면서 향후 정책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사진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모습.(자료사진=윤창원 기자)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임미현 > 매주 금요일에는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 코너가 진행됩니다. 체육부 임종률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임 기자.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 임미현 > 오늘은 어떤 주제로 얘기 나눠볼까요?

    네, 역사적인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 임미현 > 현재 남북한 당국이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에 가 있죠?

    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유승민 IOC 선수위원 등 우리 측과 북한 김일국 체육상, 장웅 IOC 위원 등 북측 대표단이 올림픽 공동 유치 의향서를 전달하기 위해 IOC 본부에 가 있습니다. 어제는 올림픽 단일팀을 어떤 종목에서 정할지 실무자들의 논의가 이뤄진 상황이고요, 오늘은 도 장관과 김일국 체육상,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3자 회동을 하는데요, 내년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공동 입장도 논의될 전망입니다.

    ◇ 임미현 > 분위기로만 봐서는 유치 가능성이 높은 상황 아닙니까?

    네, 사실 두 국가의 올림픽 공동 개최는 초유의 일입니다. 월드컵은 이미 우리와 일본이 2002년 공동 개최한 일이 있습니다. 월드컵은 여러 개 도시에서 열리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올림픽은 한 도시를 중심으로 열리는 까닭에 공동 개최는 없었습니다. 또 남북한 평화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안고 있기 때문에 공동 유치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흐 위원장도 지난해 평창올림픽은 남북 협력의 출발점이었다면 2032년은 그 종착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도 장관에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 임미현 > 이제 첫 발을 내딛은 셈인데 갈 길이 멀죠?

    네, 우리가 유치 신청을 했지만 경쟁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인도 뭄바이와 독일의 여러 도시, 호주 브리즈번, 이집트 카이로-알렉산드리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입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경험이 있지만 인도와 이집트는 첫 개최라는 이점이 있습니다. 특히 이집트는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올림픽을 부각시킬 전망입니다. 보통 올림픽 개최지는 대회 7년 전 IOC 총회에서 결정되는데 그렇게 되면 2025년 앞으로 6년 뒤가 됩니다.

    남북의 체육 수장인 도종환 장관과 김일국 북한 체육상은 15일 바흐 위원장과 3자 회담을 갖고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과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와 관련한 내용 등을 논의한다. 왼쪽부터 14일 로잔 IOC 본부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도종환 장관, IOC 주최 만찬장 향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숙소 들어서는 김일국 북한 체육상.(로잔=연합뉴스)

     

    ◇ 임미현 > 사실 평창도 3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것 아닙니까? 그만큼 유치가 어려울 텐데 신청도 하기 전에 불협화음으로 시끄럽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네, 바로 대한체육회와 주무 부서인 문체부 사이의 갈등입니다. 서로 합심해서 단결해도 유치가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는데 체육계가 양 측의 힘겨루기로 뒤숭숭한 상황이면 남북 공동 유치도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임미현 > 문체부와 체육회, 어떻게 보면 한국 체육을 이끄는 양 축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왜 둘 사이에 갈등이 생긴 겁니까?

    네, 발단은 최근 불거진 체육계 미투 운동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성폭행 피해 폭로로 체육계가 발칵 뒤집히지 않았습니까? 때문에 문체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는데 엘리트 선수들의 합숙과 어린 선수들의 소년체전 폐지 등이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성급하게 준비하느라 체육계의 의견을 미처 수렴하지 못하면서 체육인들의 불만이 나오게 된 겁니다.

    ◇ 임미현 > 체육계에서는 어떤 불만이 있는 겁니까?

    네, 엘리트 체육은 그동안 국제대회 성적을 목표로 해왔습니다. 특히 국가대표 선수촌 합숙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둔 원동력으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합숙을 폐지하면 경기력 저하와 성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또 소년체전은 유망주들의 등용문으로 각광받았는데 폐지된다면 저변이 그만큼 얇아질 수 있다는 걱정인 겁니다.

    ◇ 임미현 > 네, 여기에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 즉 KOC 분리도 쟁점이 되고 있죠?

    네, 도 장관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체육계 쇄신안에 KOC를 체육회에서 분리하겠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엘리트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을 관장하는 KOC와 국내 체육 증진에 힘쓰는 체육회를 갈라놓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체육계는 이럴 경우 예산 삭감 등 엘리트 체육이 축소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왼쪽)이 11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진천=연합뉴스)

     

    ◇ 임미현 > 그동안 사면초가에 놓였던 이기흥 체육회장도 최근 작심 발언을 내놨죠?

    네, 사실 이 회장은 체육계 미투 운동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많았습니다. 문체부와 정치권에서도 은연 중에 이런 압박을 가하던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난 11일 체육회 총회에서 체육계 미투는 국회와 학계가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온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사퇴는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또 내년 도쿄올림픽과 올림픽 공동 개최 등 굵직한 사안을 놓고 KOC 분리는 어불성설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이 회장의 발언, 들어보시죠.

    (이런 상태에서 KOC 분리라니 이게 지금 앞뒤가 안 맞는... 뭐 애들 장난도 아니고...)

    ◇ 임미현 > 발언의 강도가 꽤 센데요, 사실상 문체부 장관을 요즘 말로 디스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요, 문체부는 체육회의 상위 기관 아닙니까?

    네, 맞습니다. 문체부 산하에 체육회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체육회장에 대해서는 정부도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IOC는 회원 국가의 올림픽위원회가 정부로부터 간섭받으면 국가 체육회 인준 취소, 올림픽 출전 금지 등의 제재를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회장이 정부 정책에 강하게 반대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 임미현 >이런 가운데 도 장관과 이 회장이 함께 IOC 본부로 간 것 아닙니까?

    네, 맞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월동주, 원한이 있는 사람이 한 배를 탔다는 말처럼 이번 IOC 방문 기간 둘 사이에서 갈등이 표출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문체부는 어쨌든 체육계 미투 운동과 혁신에 책임지는 누군가가 나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때문에 지난 11일 체육회 총회에 문체부 관계자가 아무도 나오지 않았을 만큼 불만을 드러낸 상황입니다. 하지만 내년 도쿄올림픽과 2032 올림픽 공동 개최 등의 현안이 남은 상황에서 더 이상 갈등은 무의미할 겁니다. 문체부와 체육회가 갈등을 풀고 현안에 매진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임미현 > 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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