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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나랏돈 빼먹고, 인턴만 독박"…유동수 의원실

정치 일반

    [훅!뉴스] "나랏돈 빼먹고, 인턴만 독박"…유동수 의원실

    정책개발비 허위 청구·수령, 민주당 유동수 의원
    '멋대로 돈 빼돌렸다'며 6개월 인턴직원만 고발
    '개발비 수령' 꼼꼼히 챙긴 보좌관...이후엔 몰랐다?
    떠밀려 고발한 비서관마저 "괜히 했나 생각들어"
    고발된 인턴 "하루하루 지옥, 굳이 왜 이러시는지…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제보 : newsshow981@gmail.com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의 코너입니다.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김정훈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어떤 사건 속으로 훅 들어가 볼까요?

    ◆ 김정훈> 국민들 세금이 쌈짓돈이 돼서 줄줄 세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닐 텐데요, 지난해에는 이 문제로 국회의원들이 국민들 비난을 받았죠.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뉴스 멘트]

    "20대 현역 국회의원들이 정책개발비 명목으로 책정된 특정업무경비를 쌈짓돈처럼 써왔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의원들이 이 돈을 연구비 등으로 쓰겠다고 받아간 뒤에 전혀 다른 용도로 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국회의원들 입법 활동에 도움이 되라고 정책개발비를 주는데, 그게 엉뚱한 곳에 쓰여진 것이죠.

    ◆ 김정훈> 여야 의원을 가리지 않았는데, 자유한국당 이은재·강석진 의원,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 등은 사기 혐의로 고발까지 됐어요. 늦게나마 이들은 부당하게 받은 정책개발비를 반납하겠다고 입장을 밝혔고요.

    ◇ 김현정> 맞아요. 이건 저희가 보도도 드렸고, 그 후에 국회 차원에서도 관리감독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어요. 그러면 이 사건은 일단락된 것 아닙니까?

    ◆ 김정훈> 그렇지 않고 오히려 문제가 커진 곳이 있습니다. 다른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정책개발비를 부당하게 받은 민주당 유동수 의원의 경우인데요, 유 의원은 직원이 멋대로 돈을 받아 빼돌렸다며 수사까지 의뢰하겠다 했거든요. 그런데 그 내막을 살펴보니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오늘 그 취재 결과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빼돌린 정책개발비를 둘러싼 수상한 내막이네요. 그럼 유동수 의원은 "우리 직원 한 사람의 소행이다. 이것을 수사해주십시오" 하고 의뢰를 했는데, 김정훈 기자가 요모조모 살펴보니 이상한 점들, 직원의 소행이라고 보기에는 수상한 점들이 있었다는 얘기입니까?

    ◆ 김정훈> 이제 들어보시죠.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사람은 2016년 당시 유 의원실에서 인턴 직원으로 일했던 여성 A씨입니다.

    ◇ 김현정> 보좌관이라든지 비서관이 아닌, 인턴? 대학생 인턴?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 김정훈> 대학생은 아니고요. 대학을 갓 졸업한, 말하자면 실습생 신분이라고 보면 되겠죠. 보통 정식 보좌진이 되기 전에 이런 인턴 과정을 거치기도 하는데, A씨는 6개월 정도 유동수 의원실에서 일했다고 하네요.

    ◇ 김현정> 6개월 일하는 동안, 그 사이에 정책개발비를 빼돌렸다는 거예요? "굉장히 간이 컸다"라는 이야기가 되네요. 이게 사실이면?

    ◆ 김정훈> 실제 A씨는 고발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지금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고발장에 따르면 '임의로 용역보고서를 제작해 국회사무처로부터 980만원을 수령하고 제작 경비를 제외한 818만원을 개인적으로 취득했다'고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인턴이? 용역 보고서를 국회사무처에 자기가 임의로 넣고, 거기서 800만원을 빼돌렸다? 고발장에 적힌 내용이라고요?

    ◆ 김정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회 초년생이 6개월 인턴하면서 그 정도의 뱃심이 있었나, 조금 의심스럽기는 한데. 그렇다 치면 그런 수법을 어떻게 알았다는 겁니까?

    ◆ 김정훈> 지난해 말 A씨를 고발한 건 유동수 의원실에서 함께 일했었던 전직 비서관인데, 고발을 하긴 했지만 자신도 이해가 안 되고 심지어 고발을 후회한다고 합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유동수 의원실 전직 비서관]
    "약간 애매하니까... 이거 괜히 했나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
    (유 의원님이 비서관님한테 고발은 니가 좀 해라, 이렇게...?)
    "제가 해드린 거죠. 사실은 뭐..."

    ◇ 김현정> 고발을 해 드린거다? 의원이 하라고 시켜가지고 고발을 했다? 이 말이 된 거에요?

    ◆ 김정훈> 그렇습니다. 고발한 분도 이런 반응이라면, 다른 가능성이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되겠습니다. 고발장엔 A씨가 임의로 용역보고서를 제작했다고 돼 있지만, 그 업무를 지시한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건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 합니다. 유동수 의원의 또 다른 전직 비서관 말, 들어보시죠.

    [녹취: 유동수 의원실 또다른 전직 비서관]
    "OOO 보좌관이 OOO한테 정책개발비 관련해서 지시하고. OOO가 저한테 부탁을 해서 제가 예전에 갖고 있던 용역보고서들 중에서 그냥 골라서 인쇄하도록 알려주는 정도까지만 제가 했었던 거고요..."

    ◇ 김현정> 이게 무슨 얘기죠?

    ◆ 김정훈> 보통 연구용역보고서를 짜깁기하는 방식으로 정책개발비를 타내잖아요. 원래 있었던 것을 짜깁기 하는 방식으로.

    ◇ 김현정> 부당하게 타낼 때 그렇게 타낸다는 거죠?

    ◆ 김정훈> 그렇죠. 한 보좌관이 그걸 A씨에게 지시했다는 건데, 이 분을 이제 B씨라 부르기로 할게요.

    ◇ 김현정> 그럼 인턴 직원이 멋대로 용역보고서를 제작했다는 고발장 내용은 일단 틀렸네요? 남은 건 그렇게 타낸 돈을 실제 인턴 직원 A씨가 가져갔는지 여부인데, 이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업무를 지시한 보좌관 B씨 아닐까요?

    용역보고서 제작부터 비용 수령, 취득까지 전 과정을 의원실 관여 없이 인턴직원 '독자적'으로 했다고 주장하는 고발장 내용.

     

    ◆ 김정훈>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문자 메시지로 답변을 해왔는데, 이렇더라고요. '정책개발비 관련 진행 상황은 알고 있었지만, 돈은 막연히 통장에 있을 것으로만 생각했다' 하네요. 그럼, 왜 인턴 직원이 고발 대상이 됐느냐 물으니 '처음에 돈이 A씨가 관리하던 통장으로 입금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김현정> 정리해보면 B 보좌관이 A 인턴직원에게 정책개발비를 받아내라는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는 몰랐다. 챙기지 못했다, 이런 얘기네요?

    ◆ 김정훈>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행방이 묘연한 돈은 800만원이 넘거든요. 그 정도는 의원실에서도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지역구 사무실의 두달치 운영 경비에 맞먹거든요.

    ◇ 김현정> 그 돈이 회계상에도 빠져있었을 텐데, 2년이나 모를 수가 있을까 싶은데요. 그랬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인턴 직원이 고발당했다는 거잖아요?

    ◆ 김정훈>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정책개발비 관련 지시를 했다는 보좌관 B씨는 돈의 입금 상황을 꼼꼼히 챙겨왔습니다. 2016년 12월 22일 B씨와 인턴 직원 A씨 사이의 대화가 녹음으로 남아 있는데, 그 파일을 확보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보좌관 B씨와 인턴 직원 A씨간 대화]
    "우리 정책개발비 얼마 들어왔지?"
    "점심값이요?"
    "정책개발비. 무슨 점심값이야."
    "지금요?
    "저번에 그거 했어?"
    "그거 얼마 남는다고 했었잖아."
    "아, 그 두 건 해서요. 9800만원. 아... 980만원."
    "980?"
    "네. 청구했고요."
    "청구했어? 한 1,000만원이네"

    ◇ 김현정> 이 대화가 어떻게 녹음된 거예요?

    ◆ 김정훈> A씨가 근무하면서 혹시라도 문제가 있을까봐 녹음을 해놓고 있었다고 해요.

    ◇ 김현정> 아 정책개발비 타 내라. 어째라. 지시가 내려오니까 조금 혹시 몰라서?

    ◆ 김정훈> 근무하는 과정에서 이러저러하게 혹시라도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봐요. 이로부터 불과 닷새가 지난 뒤의 대화도 들어보시죠. 인턴 직원 A씨의 계약 만료를 앞둔 터라 더욱 철저히 정책개발비를 챙기는 모습입니다.

    [녹취: 보좌관 B씨와 인턴 직원 A씨간 대화]
    "정책개발비 신청한 거 언제 나와요? 이번주에 나온댔지?"
    "아 네. 오늘 중으로 통장 정리 한번 해볼게요. 27일이라고 알고 있어요."
    "아 그래? 27일이면 언제냐? 외식비 통장 니 걸로 되어 있잖아."
    "네. 옮겼어요."
    "어디로 옮겼냐고?"
    "OOO님 통장..."
    "OOO 통장 만들어가지고 다 옮겼어?"
    "네. 어제 다 옮겼어요."
    "아 그래? 야이씨, 나한테 물어보지 왜 니 멋대로 하냐?"
    "아, 우선 돈부터 다 알려줘야 될 것 같아서."
    "그니까, 돈을 니가 판단하냐? 너는 뭐든지? 나한테 물어보지..."
    "아, 네..."

    ◇ 김현정> 이 보좌관은 '막연히 통장에 있을 거라 생각해 일일이 확인해보지 않았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들어 유추해보면, 돈 관리를 A씨 인턴한테 전적으로 맡긴 것 같지 않네요.

    ◆ 김정훈> 정확한 금액을 확인했고, 입금 시점도 꼬박꼬박 챙겼죠. 만약 돈의 행방이 묘연했다면 2년이 지나도록 가만히 있을 수 있었을까 싶은데요. 또 돈 문제를 혼자 결정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도, 바로 그 직후 A씨가 거액을 횡령했을까... 납득이 안가는 거죠.

    ◇ 김현정> 이 시점에서는 A씨의 얘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아요. 돈을 빼돌렸다고 고발당한 인턴 직원이요.

    ◆ 김정훈> 현재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데, 입금된 돈을 현금으로 인출해 보좌관 B씨에게 분명히 줬다는 겁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전직 인턴 직원 A씨]
    "그때가 오전중이었는데 9시 20분 경이었고. 1층에 있는 농협으로 가서 ATM 아니고, 창구로 가서 여기 전액 인출해달라고 하니까 5만원권으로 인출을 해줬고, 제 자리로 빨리 와서 흰색 봉투에 800만원 넣고, 보좌관님께서 '다 했냐?'고 물어보고 제 자리에서 드렸거든요. 다 기억이 나서 바로 전화해서 '이거 보좌관님한테 드리지 않았냐고, 뭐하시는 거냐'고 했더니 '너는 왜 내 탓하니? 넌 내일 우리가 고발할 거다'라고..."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돈을 전달했다는 정황을 구체적으로 얘기하네요. 이게 사실이라면 상당히 억울하다는 거예요.

    ◆ 김정훈> 이 얘기를 듣고 다시 B씨한테 물어봤습니다. A씨가 돈을 줬다는 보좌관 B씨는 '수사 결과를 기다려 달라'고 말을 아끼면서, 결과에 따라서는 자신이나 유동수 의원 등도 책임질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이제와 말하긴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의원실을 그만뒀다고 하네요.

    ◇ 김현정> 만약, 정책개발비를 허위로 타낸 것도 모자라서 그것이 발각되자 가장 힘이 약한 인턴 직원한테 누명을 씌운 것이라면 더 큰 비난을 피할 수 없겠어요. 최종 관리 책임이 있으면서 고발을 시킨 유동수 의원도 마찬가지이고요.

    ◆ 김정훈> 이에 대한 유 의원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본인이 총괄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하면서도 '현재까지 밝혀진 바를 바탕으로 수사 의뢰한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면 되지 않겠느냐'고 합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유동수 의원]
    "나를 포함해서 문제가 있는 사람은 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팩트가, OOO 비서 통장으로 돈을 되돌려 받았고, 또 OOO 비서가 그 돈을 인출했고 그 사실만 분명한 거잖아요. OOO비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게, 수사해서 본인이 (무혐의가) 드러나면 괜찮잖아요? 뭘 걱정을 해요? 죄가 없으면 괜찮잖아요."

    ◇ 김현정> 무죄면 되지 않느냐. 그런 얘기인건데, 만약 이 사람이 무죄였다면, 그 수사받는 과정 동안의 마음 고생, 누명쓰면서 받은 스트레스는 어떻게 누가 보상합니까?

    ◆ 김정훈> 가장 힘이 없는 인턴 직원을 고발한 분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좀 야박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혐의를 벗더라도, 조사를 받는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하겠어요. 고발된 뒤 A씨의 생활은 완전히 달라져 버렸습니다. 더 이상 공무원의 꿈도 더 이상 꾸기 어렵게 됐고,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건강을 해칠 정도로 큰 고초를 겪었다고 합니다. 하소연 하려 해도 유동수 의원이나 당시의 보좌진 선배들은 전화조차 잘 받아주지 않는다고 하네요. 들어보시죠.

    [녹취: 전직 인턴 직원 A씨]
    "진짜 하루하루 지옥이라서, 밥도 제대로... 잠도 제대로 잘 못 자고. 다들 제 연락도 안 받으시고. 저는 정말 성실하고 착실하게, 피해 안 가게 제가 할 수 있는 거 다 했거든요. 본인들도 딸이 있고...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굳이 이렇게 할... 왜 저한테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인턴의 주장처럼 무혐의라면 억울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네요. 이런 마음 고생까지 하면서 취준생 준비를 해야되는 거잖아요. 고발장이 접수되고, 지금 어디까지 수사가 진행된 건가요?

    ◆ 김정훈> 한창 조사를 하는 중입니다. 고발당한 인턴을 대상으로. 관련된 참고인들도 조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일단은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할 텐데요,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영등포경찰서는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사건을 검찰로 넘길 예정입니다.

    ◇ 김현정> 억울함이 없도록, 또 진짜로 책임져야 할 사람은 꼭 책임지도록 수사가 철저하게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 훅뉴스, 여기까지 듣죠. {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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