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클라우드.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블로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T) 기업들이 게임 스트리밍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관련 게임 개발 등 당장은 적극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도입 이후 판도가 크게 흔들렸던 음원과 영상 시장처럼 이런 변화가 게임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글로벌 IT 공룡들, 게임 스트리밍 공략 시작MS는 올해부터 일정 금액만 내면 클라우드에 저장된 수십만 종의 게임을 PC나 콘솔, 스마트폰 등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엑스클라우드 서비스'를 시험 운영한다.
구글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클라우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크롬 웹브라우저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 스트리밍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스트림'을 진행했다. 선다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프로젝트 스트림에 대한 초기 피드백은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우리는 프로젝트 스트림을 더욱 완벽하게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마존과 애플 등 다른 IT기업들을 비롯해 소니 등 콘솔게임 강자들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스트리밍 게임은 일정 금액만 내면 다양한 기기를 통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넷플릭스 모델'을 게임에 적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이 게임은 콘솔이나 PC, 스마트폰 등 게임 저장 기기가 필수적이고, 고성능 사양의 고성능 기기 없이는 즐길 수 없었다.
하지만 스트리밍 게임의 경우 게임이 기본적으로 스트리밍업체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되어 있어서 갖고 있는 기기의 성능이 중요하지 않다.
◇ 국내 게임업계, 상황 주시 속 시장 확대 기대감국내 게임업계는 일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음원과 영상에 스트리밍 서비스가 도입된 뒤 시장이 확장되고 유료 콘텐츠가 자리 잡았던 것처럼 스트리밍 게임이 활성화되면 게임 산업의 저변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기존 미디어·엔터테인먼트의 소비 형태를 바꾸고 시장의 지평을 넓혔던 것처럼 스트리밍 게임도 게임 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한 국내 중견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을 클라우드로 즐긴다면 게임을 설치하거나 패치하는 과정 등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매력적인 포인트는 분명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을 재판매할 수 있는 경로나 활로가 추가로 열린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 같다"며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특정 플랫폼에서만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스트리밍 업체들이 게임사에 협력채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게임사들에겐 하나의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성능 PC 보급률이 낮고 인터넷 속도가 떨어져 콘솔게임이 인기가 높은 미국과 유럽 등과 국내 환경이 차이를 보이는 만큼 당장 스트리밍 게임에 집중하는 국내 업체는 눈에 띄지 않고 있다.
◇ "국내 게임시장 이미 포화…스트리밍 영향 미미"…"새 플랫폼 준비는 해야"게임 산업에 스트리밍 서비스 도입이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음원은 기존 플랫폼 서비스 업체 중 유력한 업체들이 없었지만 게임시장은 이미 그런 업체들이 있기고 국내에서는 이미 게임을 PC와 스마트폰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즐기고 있기 때문에 게임에 스트리밍 서비스 도입이 음원 정도의 파괴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위 교수는 이어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하고 게임을 하고 싶은 사람이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태가 아니라 포화상태"라며 스트리밍 게임 등이 제공하는 편의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트리밍이 게임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은 다를 수 잇겠지만 새로운 플랫폼으로 게임 스트리밍을 눈여겨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현재 모바일 게임판매 플랫폼이 앱 스토어(애플)와 플래이스토어(구글) 등에 종속되며 생기는 문제,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 영향력을 키워가면서 생기는 고수수료 문제 등을 감안하면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길게 보면 애플이나 구글 같은 플랫폼을 가진 사람들이 승리자가 될 것"이라며 "게임 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살리는 방향으로 활용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