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2월 15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임홍택(‘90년생이 온다’저자)
◇ 정관용> 한 중견기업의 대표가 신입사원 젊은 사원에게 진심어린 마음으로 업무에 도움이 될 만한 책 몇 권을 소개하면서 퇴근 후 읽어보라고 권했답니다. 그러니까 그 신입사원이 대뜸 이렇게 말했대요. "제가 왜요? 근무시간에 읽으면 안 돼요?" 이렇게 답했답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요즘 젊은이들 참 이해하기 힘들었던 분들 많으시죠. 그런 분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 한 권 나왔습니다. '90년생이 온다'라는 제목의 책인데요. 저자 임홍택 씨를 오늘 함께 만나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 임홍택> 안녕하세요.
◇ 정관용> 임홍택 씨는 몇 년생이세요?
◆ 임홍택> 저는 1982년생입니다.
◇ 정관용> 82년생. 그러면 30대 이제 후반.
◆ 임홍택> 네, 후반입니다.
◇ 정관용> 대기업에 다니고 계시더라고요. 직급은?
◆ 임홍택> 과장입니다.
◇ 정관용> 과장. 그런데 90년생 이후생들이 신입사원으로 막 들어오는 거네요.
◆ 임홍택> 지금은 95~96년생들이 들어오고 2000년대는 고졸사원 혹은 20살이 된 대학교 애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은 어떻게 쓰게 됐습니까?
도서 <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지음
◆ 임홍택> 제가 지금부터 7년 전인 2012년쯤에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맡았는데요. 그때 당시에 대학생들이 90년생이었는데 그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얘기한 걸 하나도 못 알아들은 적이 있어요.
◇ 정관용> 82년생이.
◆ 임홍택> 네.
◇ 정관용> 90년생 말을 못 알아들어요?
◆ 임홍택> 네.
◇ 정관용> 그럼 저는 어떡하라고요.(웃음)
◆ 임홍택> (웃음) 그래서 저는 그 당시에 대학을 졸업한 지 5년밖에 안 돼서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들이 얘기하는 졸귀, 덕밍아웃 등등을 하나도 못 알아듣고 그래서 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때부터 이들이 정말 저랑 뭐가 다른지를 하나씩 그냥 찾아봤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회사에서 신입사원들 연수 이런 거 하다 보니까 처음 우리 임홍택 씨가 회사에 들어갔을 때랑 지금 요즘 들어오는 친구들하고 정말 달라요?
◆ 임홍택> 한 예를 들면 이제 군대식 입문교육이 절대 통하지 않는 세대가 된 거죠.
◇ 정관용> 임홍택 씨는 군대식 교육을 받았어요?
◆ 임홍택> 네, 솔직히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요즘 그렇게 하면 어떤 반응이 나와요?
◆ 임홍택> 퇴사를 하거나.
◇ 정관용> 아예 그만둬버려요?
◆ 임홍택> 네, 그만둬버립니다.
◇ 정관용>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했는데.
◆ 임홍택> 모두가 그만두는 것은 아니고요. 굉장히 불만을 가지고 있거나. 교육효과가 우선은 안 나타난다고 하고 가장 중요한 건 부당하게 기합을 받거나 그러면 고소를 한다는 친구들이 나오는 거죠.
◇ 정관용> 허허. 과거에는 그런 신입사원 집단연수를 할 때 누가 금지된 행위를 하면 같은 기수한테 함께 무슨 기합도 주고 그랬잖아요.
◆ 임홍택> 맞습니다.
◇ 정관용> 요새는 그런 기합 주면 안 된다 이거죠?
◆ 임홍택> 많이 사라졌습니다.
◇ 정관용> 줬다가는 큰일 난다, 오히려 역효과나더라.
◆ 임홍택> 역효과납니다.
◇ 정관용> 좀 알려주세요, 이제 이 90년대생들의 특징을 책의 일부에. 첫 번째 특징, 두 번째 특징, 세 번째 특징으로 적어놨는데 첫 번째가 간단하거나예요. 무슨 뜻이에요?
◆ 임홍택> '간단하거나'라는 건 이제 '복세편살'이라고 해서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는 게 굉장히 유행하고 있는데요.
◇ 정관용> 복세편살? 이것도 일종의 줄임말로 유행어입니까?
◆ 임홍택> 네, 유행어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복잡한 세상을 편하게 살고자 하는 이들의 생존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간단하고 편리하게. 쓸데없는 건 하지 않고 간단하게 이제 본인이 그리고 왜 그렇게 하냐면 시간이 없기 때문이죠.
◇ 정관용> 시간이 왜 없어요?
자료사진 (사진=스마트 이미지 제공)
◆ 임홍택> 이들이 특별히 시간이 없는 게 아니고 저희들 모두가 지금 바쁜 세상을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들에게는 그 같은 시간에도 할 게 너무 많은 겁니다. 정보를 너무 많이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보를 습득하기에 시간이 필요하고요. 그리고 같은 시간이 이들에게는 돈이 됩니다.
◇ 정관용> 돈이 된다.
◆ 임홍택> 네. 쉽게 얘기하면 이들이 쓰는, 저희는 그냥 쉽게 쉰다고 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시간을. 그런데 이들이 쉬는 시간은 기업에게 돈이 되는 거죠, 이제. 예를 들면.
◇ 정관용> 소비를 하니까.
◆ 임홍택> 그 단순히 그냥 체험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이들이 하는 모든 시간은 특정 동영상 사이트라든가 이제 그들이 하는 웹이라든가 앱 같은 경우가 그들이 소유하는 시간 자체가 거기에겐 돈이 되는 겁니다. 광고 한타임.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임홍택> 그리고 이들이 같이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든가 아니면 이들이 돈을 만들 수 있는 시간도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약간 생각, 시간에 대한 개념이 약간 좀 더 저희보다 자잘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짧게짧게 시간을 쪼개쓴다. 그리고 복잡한 세상은 편하게 살자. 그러면서 주로 자기중심적이군요?
◆ 임홍택> 자기중심적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고요. 그런데 굉장히 이제 이건 비하하는 발언을 쓰면 약간 그들에게는 약간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에요.
◇ 정관용> 그건 또 왜 그래요.
◆ 임홍택> 예를 들면 그들이 회사 같은 경우에는 충성해봤자 얻을 수 있는 게 없거든요.
◇ 정관용> 없다고 본다, 그들 스스로가?
◆ 임홍택> 네. 왜냐하면 이제는 선배들을 보고 기존에 많이 나왔던 정리해고라든가 지금은 상시해고, 수시해고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학습해 왔을 때는 그들에게 가장 좋은 삶의 생존방법은 그들 자신에게 집중하는 겁니다.
◇ 정관용> 나에게 집중해야지 회사에 충성하면, 회사에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 이런다면서요?
◆ 임홍택> 그건 예전부터 있었던 약간 오래된 언어 같은 건데요. 쉽게 얘기하면 이게 충성의 대상이 회사는 아닌 겁니다. 이들 자신에게 충성하는 거죠.
◇ 정관용> 그렇군요. 첫 번째 그래서 그게 간단하거나이고. 두 번째 재미있거나.
◆ 임홍택> 재미있거나는 모든 세대가 재미를 추구하는 건 아니다인데요. 이들은 약간 날것 같은 재미. 그러니까 쉽게 얘기하면 병맛 같은 재미.
◇ 정관용> 병맛이라는 용어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 임홍택> 좀 방송에서, 생방송에서 말씀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병신 같은 맛의 준말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이제는 기승전결 같은 이런 논리적 구조로 재미가 있다면 이들은 그런데 뜬금포 같은 거죠. 그러니까 뜬금없이 웃기는 그런 겁니다. 황당하게 이게 웃겨 그러는데 피식 약간 실소가 나오는 느낌 있지 않습니까? 그런 느낌입니다.
◇ 정관용> 그런 재미.
◆ 임홍택> 그리고 조직에서도 즐거움을 찾는 거죠.
◇ 정관용> 조직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 임홍택> 왜냐하면 이들에게 이제 목표는 꿈이 아니고 오늘의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 정관용> 행복이기 때문에. 꿈, 희망. 그래서 나의 희생, 충성 이게 아니라 나에 집중하고 오늘의 행복을 추구하고 그래서 소소한 재미. 재미가 항상 있어야 된다.
◆ 임홍택> 네.
◇ 정관용> 세 번째 특징이 정직하거나예요. 이건 뭡니까?
◆ 임홍택> 90년대생이 기존의 기성세대보다 더 정직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 정관용> 거짓말을 더 한다는 얘기는 아닌 거죠.
◆ 임홍택> 그런 얘기는 아니고요. 대신에 정직한 시스템을 요구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제 부당함과 비합리적인 부분들이 많이 사회에 있었다고 한다면 그들에 대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완전히 내는 거죠. 그런 부분입니다.
◇ 정관용> 조직문화 같은 게 부당하면 80년대생은 대충 참았어요?
◆ 임홍택> 많이 참았습니다.
◇ 정관용> 70년대생은 다 거의 참았고요?
◆ 임홍택> 그런 이유는 있는데요. 사실은 참았던 것이 더 합리적이었기 때문입니다.
◇ 정관용> 그때는.
◆ 임홍택> 그때는 그랬었죠.
◇ 정관용> 요즘은?
자료사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임홍택> 참을 필요가 없습니다.
◇ 정관용> 참을 필요가 없고.
◆ 임홍택> 왜냐하면 회사가 먼저 신의를 베풀면 상관없는데 예를 들면 요즘은 충성이라는 말이 나오면 로열티를 바쳤을 때 지속적으로 이제는 조직에 계속 안녕을 담보하거나 그런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더 이상 충성할 이유가 없습니다.
◇ 정관용> 세 가지 특징으로 간단하거나 재미있거나 정직하거나. 여기서 말하는 정직은 거짓말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불만 있으면 그냥 불만을 다 토로한다. 문제 제기를 하고.
◆ 임홍택> 그런 개념도 있고요. 제가 정직의 시스템을 요구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것은 예전에 회사에서 버티면 좋아질 것이라는 부분이라든가 아니면 '오빠 믿어'라고 들으셨겠지만 이제는 나의 개인적인 성품이나 정직함을 믿어라고 지금 많이 얘기들 했거든요, 사회나 개인들이. 그러니까 그거에 대해서 이제는 믿는 것이 아니고. 믿을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어달라는 얘기입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 90년대생들이 직원이 되었을 때가 이제 2부입니다. 제가 앞에 오늘 시작하면서 중견기업 대표가 정말 업무에 도움이 될 책 몇 권 주면서 이것 좀 퇴근하고 읽어봐 그랬더니 왜요? 근무 중에 읽으면 안 되나요 이랬다는 거잖아요. 한 10분 일찍 출근하는 게 좋아 그러니까 그럼 10분 일찍 퇴근해도 됩니까? 이랬다는 거죠.
◆ 임홍택> 네. 극단적인 예이고요. 모두가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행동의 이면에 어떤 게 숨어 있는지를 정확히 봐야 되는 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이들은 시간을 나눠서 본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럼 이들에게 출근시간은 계약서에 쓰여 있는 시간입니다. 8시 반이면 8시 반까지 출근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제 29분에 맞춰 오는 거거든요. 그런데 선배들이 10분 일찍 오라는 건 사실은 합리적인 의미가 있어요. 와서 이렇게 인사를 하고 PC를 켜고 그다음에 인트라넷 접속하고 그런 게 최소한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 사전에 먼저 얘기를 하거나 이래야 하는 부분인데 이게 당연하게 생각하는 겁니다, 선배들은. 당연하게 신입사원은 30분 일찍 오거나 나보다 일찍 나와 있는 게 당연한 거야 이렇게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들은 사실은 그런 10분 먼저 일찍 오라는 게 사실은 먼저 얘기를 하면 사실은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말도 없이 그러는 건 부당하다?
◆ 임홍택> 29분에 오거나 이러면 얘기를 하는 거죠. 지각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러니까 그런 면에서 이제는 관계의 단절들이 일어나는 부분이고요. 또 하나는 이제 출근시간 같은 경우도 그걸 커뮤니케이션을 떠나서 이들이 사실 일찍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도 퇴근 일찍하고 싶잖아요, 정시퇴근하고 싶고. 애들이 먼저 나오는 것 같아도 시간을 회사에 더 주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그리고 점심 식사를 같이 하자는 것도 싫어한다면서요.
◆ 임홍택> 네.
◇ 정관용> 저녁 회식은 뭐 두말할 것도 없고 거의 요새 없어져간다고 그러고. 점심 식사도 왜 거부하죠?
◆ 임홍택> 회사생활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근로기준법상 4시간 근무하면 30분 휴식이 돼 있는데요. 그게 바로 이제 점심식사 시간이에요. 요새 보통 저녁 회식을 안해서, 점심 회식을 해서, 뷔페 가서 먹거나 그러면서 하는데 회사 얘기를 하는 거죠. 그리고 가면 조직위계가 있기 때문에 수저를 세팅한다거나 이런 부분이 사실은 그들에게는 회사생활의 연장으로 보이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럼 내가 쉬는 시간인데 왜 이걸 해야 되느냐. 그러니까 과거 80년대, 70년대생들은 그냥 그러려니 했다면 이제 그거에 대해서 어필을 합니까?
◆ 임홍택> 어필합니다.
◇ 정관용> 점심은 저 혼자 따로 먹겠습니다 이렇게?
◆ 임홍택> 그렇죠. 뭐 100% 어필하는 친구들이 있고. 물론 없겠지만.
◇ 정관용> 물론 개인차는 있겠으나.
(사진=연합뉴스 제공)
◆ 임홍택> 대부분은 요즘에 최근에 얘기를 더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런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합니다. 저도 이유를 물어보니까 회사생활이어서 싫다. 그리고 회사에서 할 얘기가 있다면 근무시간에 얘기해 달라입니다. 그러니까 명확히 이제는 딱딱 지키는 거고 그들 이면에는 이런 겁니다. 회사는 이제 가족이 아니야. 돈을 받는 남의 관계, 쿨한 관계로 이제는 딱딱 하겠다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그 회사에서 내가 열심히 일해가지고 남들보다 더 고속 승진을 해서 이사가 되고 이런 생각들 안 해요?
◆ 임홍택> 대부분 안 한다고 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임홍택> 한 예를 들면 이제 최근에 상무님께서 식판을 먼저 친절하게 가져다주는 신입사원한테 얘기를 제가 얼마 전에 얘기를 들었는데 너는 앞으로 개념 있으니까 승진을 올해 하겠어, 빨리 하겠어 이런 얘기를 했는데 제가 살짝 봤는데 그 친구 표정이 굉장히 안 좋더라고요. 저희는 신입사원이라면 그런 얘기하면 되게 좋았었거든요. 그런데 이들에게는 사실 올라가는 것도 믿지도 않을뿐더러 그런 얘기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속칭 말하는 꼰대 같은 얘기라는 겁니다.
◇ 정관용> 아니, 왜요? 상사들한테 상사 식판까지 챙겨주는 그런 어떤 충성심을 보여서 '너는 조직에서 인정받겠다'라고 말한 게 왜 꼰대예요?
◆ 임홍택> 그들의 얘기고요. 제 얘기는 아니고 그들의 얘기인데, 그러니까 약간 승진하는 거 자체가 나처럼 돼봐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나의 모습대로 와봐.
◇ 정관용> 잘난 척처럼.
◆ 임홍택> 그리고 과연 상무까지 갈 수 있는,정말 이제 100명, 1000명 중에 1명이 승진하는 것으로 본인들이 알고 있는데... 가면 좋겠지만 그렇게 열심히 해서 올라가기보다 오늘의 행복을 잡겠다는 얘기죠.
◇ 정관용> 그러다 보니까 지금 유튜브 청취자분들도 '살모사' 님 "세대차이가 정말 심한 것 같네요." '나은' 님께서는 "요즘 친구들 이기적이고 버릇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책 몇 권 권하니까 근무시간에 읽으면 안 됩니까? 이러면 진짜 어안이 벙벙할 수 있어요, 나이든 세대에서는. 그러면 이기적이고 버릇없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햅'이라는 분께서는 "사소한 것에도 갈등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 임홍택> 이러한 사소한 관계들이 굉장히 갈등이 많이 일어나고.
◇ 정관용> 실제로 회사 내에서 그런 갈등이 생기는 거죠?
◆ 임홍택> 그렇죠. 기존 세대랑 약간 다른 겁니다. 그러니까.
◇ 정관용> 약간이 아니라 많이 다르거든요.
◆ 임홍택> 기존의 방식들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어려워하는 거고. 반대로 신입사원 분들은 힘들어하는 거죠.
◇ 정관용> 힘들어하죠.
◆ 임홍택> 기존에 병폐 같은 것이 많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예를 들면 꼰대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예를 들면 이제 위에서 속칭 말하는 까라면 까. 아니면 너는 내 말대로 해. 의견을 제시하면 사실 네가 어린 게 뭘 알아, 하라는 대로 해라든가 당연히 야근을 하는 건 당연한 거야 이런 등등의 것들이 중첩돼서 그들에게 가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선배 세대, 임원급이나 간부진들이 그런 행태를 보이는 걸 90년대생들은 이해를 못하는 거죠.
◆ 임홍택> 그렇죠. 이해를 못하기보다는 그걸 따라서 별로 이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나한테 이득도 없는데 그런 자기가 볼 때 불합리한 조직문화에 내가 굳이 적응할 이유도 없다고 보는 거죠. 그렇죠?
◆ 임홍택> 네. 그러니까 이걸 관통하는 단어 자체는 이들이 오늘을 사는 덕후의 친구들이거든요.
◇ 정관용> 오늘을 사는 덕후.
◆ 임홍택> 네.
◇ 정관용> 덕후면 오타쿠에서 나온 말이죠?
◆ 임홍택>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들은 자체는 꿈이 없다는 게 사실은 비판할 것이 아니고 내일을 담보할 수 없는 삶을 살았어요. 이렇게 어려워하는 취업이 어려웠고 취업해서도 어려웠고 회사생활도 힘들고요. 하루하루가 살기 힘들거든요, 이들에게. 모두가 힘들지 모르지만. 그렇다면 이들에게 사실은 저녁에 먹는 그 맛있는 밥 자체. 쉬는 이 시간 자체. 이런 것 자체가 굉장히 더 인생의 꿈보다 소중할 수가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야근이라든가 이런 게 우리는 굉장히 쉽게 야근이 스포츠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렇지만 약간 정형화되게 지내왔었는데 이들에게 그러한 행복을 뺏는다는 것은 이들의 삶의 꿈을 빼앗는 것과 약간 비슷한 의미일 수 있는 거죠. 그러면 여기서 저는 이들한테 무조건 맞추라는 것이 아니고 그렇다면 이들이 왜 그런지 한번 알아보고 분명히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찾아갈 수 있는 중간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게 뭐예요. 알려주세요, 이제.
◆ 임홍택> 예를 들면 이들은 덕후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 정관용>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푹 빠지는.
◆ 임홍택> 맞습니다. 저도 약간 덕후의 특징이 있습니다. 82년생이지만. 그런데 이들의 특징은 뭐냐 하면 좋아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적은 거예요. 그렇다면 이들에게 가장 특징 중에. 저도 놀랐던 말인데 최근에 들었던 말이 가이드를 달라고 합니다.
<90년생이 온다> 저자 임홍택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공)
◇ 정관용> 무슨 말이죠?
◆ 임홍택> 예를 들면 회사생활의 가이드, 사회생활의 가이드, 이런 모든 것들의 가이드 .어떻게 하는지 알려달라. 예를 들면 최근에 나왔던 스카이캐슬이나 여기서 뭐 입시 코디네이터 같은 부분인데. 모든 부분을 알려달라는 부분이죠. 저희는 그러면 이런 것을 너희가 알아서 해야지, 우리가 왜 알려줘? 그런 부분이 이제는 다 평행선상이거든요. 저희가 분명히 회사생활에서도 알려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 거예요. 출근시간이라든가 아니면 어두운 부분. 저 사람이 승진했지만 왜 승진했는지 KPI가 정상적으로 움직였는가, 성과평가가. 그런 부분도 이들은 궁금해하는 겁니다. 그럼 이렇게 어두운 부분들이 분명 약간 안개 같은 부분이 있거든요. 이런 부분은 분명히 하나하나 찾아나가면 없앨 수 있어요. 어렵지 않은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과거에는 그런 신입사원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을 알려주려고 생각도 안 했고. 각자 신입사원들은 알아서 눈치껏 그냥 적응해 가며 살았다면 요즘 젊은 세대들과 그나마 갈등없이 소통하려면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그래도 알려주려 노력하라.
◆ 임홍택>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쉽게 얘기하면 이렇게 모든 것의 이면에는 단 한 가지. 좋은 회사이고, 친절하고 일 잘하고 모든 것이 따르고 싶은 선배라면, 사실 이들은 본인의 이득을 원하는 것이 아니고 잘 따르고 그럴 의지가 있어요, 사실은. 그런데 사실 이들이 일부겠지만 많이 보는 부분은 '저 상사처럼 하면 답은 없겠어.' 노답이라고 하거든요. 그러면 위의 선배들이 약간 예스맨처럼 위의 사람이 까라는 거 CEO가 하는 거 그대로 받아서 "해, 하라니까 해야지" 이런 것들. "버텨, 버티면 얼마나 일이 있지 않겠어? 하다 보면 잘 될 거야" 이런 부분들이 많았어요.
◇ 정관용> 그걸 못 받아들이는군요.
◆ 임홍택> 그렇죠. 설명해 달라는 거죠. 예를 들면 미국의 밀레니얼 같은 경우도 하면 이제 미국 군대 같은 경우도 무조건 버티라고 하는 게 아니고 2년 정도 여기서 근무하면 어느 정도의 길이 너한테 열려 있을 거라고 설명을 하는 부분을 받아들인다고 하는 거죠.
◇ 정관용> 구체적으로 미래의 무엇을 알려줘라? 그러면 나는 그걸 감수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도 없이 그냥 나 믿고 따라와 이건 안 된다?
◆ 임홍택>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걸 그 선배 세대나 간부진이라고 그래서 100% 담보해 줄 수도 없잖아요, 사실.
◆ 임홍택> 그러니까 나 믿고 나를 믿어라는 건 의미는 없고요. 사실 그러니까 이들에게는 이제는 나 자신에 충성을 내가 쉬고 싶은 게 아니고 이들은 들어가자마자 이직을 생각하거든요. 그럼 이직을 생각하면 본인은 이제 여기서 근무하면서 배워나갈 게 있다거나. 아니면 여기서 행복하면서,아니면 선배랑 하면서 배워나갈 게 있으면 행복한 거죠.
◇ 정관용> 그러면 그래도 그나마 따라온다 이거죠.
◆ 임홍택> 그렇죠.
◇ 정관용> 그만큼 이 젊은 세대들이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버릇이 없어 이럴 것이 아니라 그 젊은 세대들이 열심히 하도록 만들려면 기존 세대들이 그들에게 좀 다가가라, 결국 그 말이군요.
◆ 임홍택> 그럴 수도 있고 물론 이들도 열심히 노력해야 될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들만 이해하지 않고 중간점이 있는데요. 그러고 하나 오해하지 말아야 될 게, 버릇이 없다 아니면 이들은 개념이 없다, 이런 모든 부분들이 기존 세대들이 기존에 봤던 그 프리즘으로 보지는 않았을까라는 거예요. 왜냐하면 모든 세대, 모든 사람들은 일 잘하고 좋은 사람이 있는 반면 일 못하고 게으른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들의 세대가 문제가 아니고 이 사람의 문제가 아닐까라고 볼 수도 있다는 거죠.
◇ 정관용> 세대적 특징이라고 하는 것을 감안해서 봐라. 그리고 너무 그렇게 버릇없다, 뭐 하다는 식으로 판단 내리지 말고 가급적이면 다가가도록 노력해라. 그래야 그나마 그 젊은 세대들이 입사하자마자 이직을 꿈꾸는 그 세대들이 그나마 회사에 더 열심히 일하도록 할 수 있다는 거예요?
◆ 임홍택> 흠...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제 모든 방법을 솔루션을 이 책으로 내기는 어려웠고요. 그런데 이제는 중요한 것은 사실은 90년생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한국에서 관심을 가진 적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90년생은 중국에서 똑같이 주링허우라는 세대명칭이 있는데요. 그들은 사실은 여러 가지 이런 조직문화에서 문제점들이 2012년부터 나타났었어요. 그래서 그들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고 얘기가 있었고 좋냐 나쁘냐 이런 논의들이 있었는데 한국은 이제 7~8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표면화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이제 시작이다.
◆ 임홍택> 중요한 것은 2000년대생들이 이제 들어오면 이들은 약간 그게 또 위의 분들이 생각하기에 더 극악무도한 행동들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 정관용> 90년대생보다 더해요, 그쪽은?
◆ 임홍택> 더하다기보다는 이들은 인구수가 더 적고요.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인구수 같은 경우 90년대생은.
◇ 정관용> 그렇죠.
◆ 임홍택> 그러다 보니까 이들은 사실 좀 더 인터넷에 더 적응이 빠르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특성이 더 강하게 나타낼 수 있다는 거죠.
◇ 정관용> 더 개인적이고 더 덕후적이고.
◆ 임홍택> 그렇죠. 이들이 이제 조직을 오는 데 약간 시간이 걸릴 거예요, 대졸사원의 경우는. 그런데 이들은 먼저 대학생활에서의 좀 변화를 보일 겁니다. 하나 예를 들면...
◇ 정관용> 오늘 2000년대생 얘기는 그만할 거니까, 거기까지 나갈 수 없겠고 중요한 이야기를 마지막에 하셨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90년대생의 특징에 대한 사회적 논의 자체가 너무 아직도 시작된 바 없다. 이미 이들은 사회에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제 시작이다. 거기에 하나의 도움이 되는 단초로 이 책을 썼다 그 정도로 말씀 듣고요. 오늘은 좀 신선한 문화적 충격도 있었습니다만 결국 개인의 특징 내지는 개인의 잘못으로 그 젊은이를 보기보다, 그들 세대의 특징을 한 번 이해해 보려고 하는 그런 한 번의 필터링 이게 필요합니다 정도의 교훈으로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임홍택 씨 함께 만났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홍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