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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정거장서 1년 지낸 우주인의 면역체계 "초경계" 상태

IT/과학

    우주정거장서 1년 지낸 우주인의 면역체계 "초경계" 상태

    • 2019-02-16 11:42

    지구 생활 쌍둥이와 유전자 비교…장기 우주여행에 새 의문 제기

    우주생활이 미치는 영향에 관한 쌍둥이 연구에 참여한 켈리 형제. 스콧(오른쪽)이 우주에서 340일간 생활을 했으며, 전직 우주인인 마크는 지상에서 생활했다. (사진=NASA/연합뉴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1년 가까이 생활한 우주인의 면역체계가 지구에서 생활한 일란성 쌍둥이와 비교해 활동 과잉의 "초경계" 상태가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런 변화가 인체에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달을 넘어 화성 탐사까지 계획하는 상황에서 우주인의 건강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뉴욕 코넬 의대 연구부문인 '와일 코넬 메디슨(Weill Cornell Medicine)'의 유전학자 크리스토퍼 메이슨 부교수 등은 우주인 스콧 켈리(54) 쌍둥이 형제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연구결과 중 일부를 미국과학진흥회(AAAS) 모임에서 발표했다.

    메이슨 부교수는 스콧의 면역체계와 연관된 많은 유전자가 활동 과잉 상태가 된 것으로 밝혔다. 이는 DNA가 바뀐 것은 아니나 유전자가 단백질 생산에 변화를 갖는 "유전자 발현(gene expression)" 상태를 뜻한다. 이와 함께 혈류가 증가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초기 방어를 맡은 혈액 내 세포 수도 적어진 것으로 덧붙였다.

    장기간 우주 생활을 한 우주인과 지구에서 있었던 유전자가 같은 쌍둥이를 대상으로 유전자 변화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콧은 6개월 단위로 교대하는 관행을 깨고 340일간 ISS에서 생활해 미국 우주인 중에서는 가장 오래 우주에 체류한 기록을 갖고 있다. 그의 쌍둥이 마크도 전직 우주인이다.

    현재 은퇴한 스콧은 AP통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상시적인 충혈과 두통, 이산화탄소 과다에 따른 집중력 저하, 미세중력으로 인한 소화불량 등으로 "우주에서는 완벽하게 정상이었던 적이 없다"고 했다.

    유전자 활동은 모든 종류의 스트레스에 반응하기 때문에 우주에서 유전자 활동이 변화한 것은 이상할 것이 없으며, 스콧의 경우 2016년 3월 지구로 복귀한 직후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인 스콧 켈리(왼쪽) 지난 2016년 1월 ISS에서 300일째를 맞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ASA/연합뉴스)

     

    다만 면역 관련 유전자는 6개월 뒤에도 "우주에서의 스트레스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거나 이로 인해 거의 초경계 상태에 있을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메이슨 부교수는 밝혔다.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에서 약 4개월간 생활한 제리 리네거 박사는 면역체계 영향과 관련, 우주에서는 아픈 적이 없었지만, 지구로 귀환한 뒤에는 "예전보다 아플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생명과학 연구담당 책임자인 크레이그 쿤드롯은 그러나 "심각한 새로운 경고는 없다"면서 "우리가 예측하지 못했던 변화를 보고는 있지만 그런 변화가 문제가 될 것인지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NASA가 2030년대로 계획 중인 화성 유인 탐사에는 약 30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이때 우주인들이 NASA 안전기준보다 높은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이 가장 큰 건강상의 위협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지구와 ISS에서는 지구를 둘러싼 자기장이 우주 방사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지만 화성탐사 중에는 지구자기장만큼 우주인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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