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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황장엽은 5.18광수"…알고보니 시민군 박남선씨

국회/정당

    지만원 "황장엽은 5.18광수"…알고보니 시민군 박남선씨

    '지만원 피해자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
    하태경 "북한군 개입설 해괴망측한 주장"
    지씨 지목한 '광수' 실제로는 광주 시민
    대책위, '광수 실존인물 찾기 운동' 예고
    북한군 개입설 주장에 '법적대응' 방침

    극우논객 지만원씨가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며 근거로 든 사진. '광수'는 지씨가 북한군이라고 지목한 인물들에게 일련 번호를 매기면서 붙인 이름이다. 지씨는 71번 광수로 북한에서 노동당 비서를 지낸 황장엽씨를 지목했지만 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남선씨로 밝혀졌다. (사진=지만원의 시스템클럽)

     

    극우논객 지만원씨의 5·18 북한군 개입설 주장에 탈북민들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다. 지씨로부터 북한군이라고 지목된 당사자들을 직접 찾고 향후 법적 조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만원 피해자 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탈북 활동가들이 주축이 돼 지씨가 주장하는 북한군 개입설의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취지다.

    하 의원은 "지씨는 얼굴이 공개된 탈북 활동가들이 1980년 광주에 파견된 북한 특수부대라는 해괴망측한 주장을 펴며 그들을 간첩으로 내몰았다"며 "궤변으로 치부해 방치한 결과 오늘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 의원은 지씨의 북한군 개입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씨는 과거부터 5·18 당시 시민들이 찍힌 사진을 두고 북한군 특수부대라고 주장해왔다. 또 사진 속 시민들에게 일련 번호를 매기고 '○○번 광수'라고 일컬었다. '광수'는 5.18 당시 광주에서 활동한 북한 특수부대를 지씨 등이 줄여서 부르는 명칭이다.

    지씨는 그중 71번 광수로 북한에서 노동당 비서를 지낸 황장엽씨를 지목했다. 황장엽씨는 1997년 남한으로 망명한 뒤 2010년에 사망했는데도 지씨는 같은 주장을 계속해서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지씨가 지목한 황장엽씨는 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남선씨로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씨를 직접 만나 찍은 사진까지 공개했다.

    '지만원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박남선씨 사례처럼 지씨로부터 억울하게 북한군으로 지목된 광주 시민들을 찾아나설 예정이다. 5·18 단체들도 사진 속 실존인물 찾기에 동참한다. 필요할 경우 '실존인물 제보센터'도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북한군 개입설을 조장한 장본인들에 대한 법적 조치도 진행한다. 현재 지씨 이외에 북한군 개입설을 퍼뜨린 인물로는 탈북민 이주성씨(원구술자 정순성·가명 김명국)가 거론된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왼쪽)과 5·18 당시 광주 시민군 상황실장으로 활동했던 박남선씨. (사진=하태경 의원실 제공)

     

    이씨는 2017년 출간한 책 <보랏빛호수>에서 "남파돼 활동했던 특전사들의 실제 활동을 바탕으로 정순성이라는 인물이 직접 보고 겪은 광주 사태의 진상"이라며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했다.

    하 의원은 <보랏빛호수>에 기재된 일부 내용을 발췌해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공개한 <보랏빛호수> 내용 중에는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이 5·18을 지시하며 '김대중이 폭동의 계기를 만들어주겠다는 연락을 보내왔다' 등 내용이 담겼다.

    하 의원은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려면 피해입은 사람이 특정돼야 하는데 <보랏빛호수>를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분명한 피해자임을 알 수 있다"며 "저자인 이주성씨를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씨로 인해 억울하게 북한군으로 지목된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을 찾게 되면 그들과 함께 지씨를 고소·고발하는 방법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만원 피해자 대책위원회' 공동회장을 맡은 탈북 활동가 임영선씨는 "극히 일부 사람들의 그릇된 주장 때문에 많은 탈북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극우인사들을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오는 21일 국회에서 '5·18 북한 특수부대 파견, 왜 거짓인가'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연다. 지씨가 '광수'로 지목한 탈북민 12명도 참석한다. 토론회 이후에는 국회 정문 앞에서 농성중인 5·18 단체를 찾아가 격려의 시간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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