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권익위원장.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을 계기로 실시된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신규채용 비리가 158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체 적발된 182건 중 친인척 특혜채용이 16건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1205개 기관을 상대로 3개월간(지난해 11월 6일∼올해 1월 31일) 실시한 '공공기관 채용실태 정기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 특별점검 이후 실시한 신규채용과 최근 5년(2014년 1월∼2018년 10월) 간 정규직 전환 과정을 집중 점검했다.
이번 조사 결과 총 182건의 채용비리가 적발됐다. 정부는 부당청탁, 부정지시 또는 친인척 특혜 등 비리 혐의가 짙은 36건에 대해선 수사의뢰하고, 채용 과정상 중대 과실 등이 있었던 146건은 징계·문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수사의뢰 대상 36건 가운데 채용 시점을 기준으로 2017년 10월 특별점검 이전에 발생한 사안은 25건, 특별점검 이후 발생한 사안은 11건이다. 특별점검 이전 채용비리 25건 중 24건은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전에 발생했다. 유형별로 신규채용 관련 채용비리가 158건, 정규직 전환은 24건이었다. 특히 16건은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채용 비리가 발생한 기관 중 31곳은 수사 의뢰하고 112곳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수사의뢰 또는 징계 대상에 포함된 현직 임직원은 총 288명(임원 7명, 직원 281명)이다.
임원 7명 중 수사의뢰 대상인 3명은 즉시 직무 정지하고 수사결과에 따라 해임되며, 문책 대상 4명은 기관 사규에 따라 신분상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직원 281명은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검찰 기소 때 관련 절차에 따라 퇴출될 예정이다.
채용비리로 부정합격한 13명(잠정치)는 본인이 수사결과 검찰에 기소되면 채용비리 연루자와 동일하게 퇴출된다.
정부는 부정행위로 인해 채용 단계에서 제약을 받았던 채용비리 피해자 55명(잠정치)에 대해서도 구제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최종 면접 단계에서 피해를 봤다면 ‘즉시 채용’을, 필기 단계에서 피해를 봤다면 ‘면접 응시’ 기회를 주는 등 채용비리가 발생한 다음 채용단계에서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박은정 권익위원장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취업을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는 구직자들의 채용기회를 앗아가는 반사회적 범죄이자 반드시 근절해야하는 대표적인 생활적폐"라면서 "적발된 임직원과 부정 합격자는 엄중 제재하고, 피해자는 최대한 구제하겠다는 원칙 아래 후속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