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사진=부산CBS 박중석 기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 합동 연설회'가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당권 도전에 나선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기호 순) 후보는 현 정권의 실정을 견제하고 당을 살릴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표심을 자극했다.
이들 후보는 부·울·경 지역의 경기 침체를 현 정권의 탓으로 돌리며 한목소리로 날을 세웠지만, 당의 입장과 배치되는 지역 정서를 의식한 듯 지역 최대 현안인 동남권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김진태 의원은 부산에 첫 직장을 다녔던 인연을 소개하며 침체된 부·울·경지역의 경제를 현 정권의 정책과 연관시켰다.
김 의원은 "그때는 부산과 울산, 창원 이런 지역의 경기가 굉장히 좋았다"며 "하지만 지금 공장은 멈춰서있고, 자영업자들과 청년들은 비명을 지른다"고 말했다.
이어 "40년 장사를 한 자갈치 아저씨가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라고 한다"며 "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이번에 끝장을 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 밖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국 등 당이 어려울 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의리'를 강조하며 합동 연설회와 TV토론회가 이어질 수록 당원들의 표심이 자신에게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황교안 전 총리 역시 경기 침체를 주제로 부·울·경 지역 정서를 자극했다.
황 전 총리는 "부산,울산,경남 경제가 '폭망'을 넘어서 대재앙"이라며 "막무가내 탈원전으로 경남지역 기업 350개가 다 무너지고,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도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울경의 경제르 망친 주범은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등 일 못하게하는 일자리 단축 폐해를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는 이어 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 문제와 현 정부의 대북정책 등을 꺼내들며 당을 살리고 나라를 바로 잡을 적임자는 본인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지역의 경제 문제로 후보 연설을 시작했다.
오 전 시장은 "부울경 지역의 실물 경제가 정말 어렵다"며 "이렇게 말 안듣고 엉터리 경제 정책을 고집하는 사람들은 정신차리게 하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에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저들을 심판하고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다"며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전 시장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나머지 두 후보의 입장에 반대 의견을 내며 탄핵을 인정하지 않으면 중도보수층을 결집할 수 없다는 자신의 입장을 연설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해 재차 강조했다.
이 처럼 이날 연설회에서 3명의 후보는 어려운 지역의 경제 문제를 거론한 뒤 앞서 있었던 합동연설회나 TV토론회에서 내 놓았던 정견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형태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 후보는 지역의 가장 큰 이슈인 동남권신공항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으로 신공항 재검토를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한 중앙당의 입장이 지역의 정서를 거스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앞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논란이 됐던 태극기 세력의 돌출 행동은 이날 당 차원의 사전 조율로 발생하지 않았다.
또, 대통령을 상대로한 막말로 도마에 올랐던 김준교 청년최고위원후보는 연설에 앞서 "사려깊지 못하고 다소 과격한 언행으로 우리 당의 축제인 전당대회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