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달수와 이경영 그리고 방송인 이창명. (사진=자료사진)
배우 오달수부터 이경영까지 사회적 물의를 빚은 유명인들의 각종 복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대체로 대중 정서에 따라 결정되는 복귀 시기에 반감을 표하는 여론도 있는 반면 '그 정도면 충분한 자숙'이라며 이를 납득하는 여론도 있다. 이렇듯 이들의 복귀는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오달수는 최근 새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고 활동 재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오달수의 소속사 계약이 지난해 9월에 끝나서 미팅을 가졌고 미개봉 작품, 정리할 일 등과 관련해 우리가 업무를 보고 있다. 복귀에 대해서는 일단 배우 본인이 별다른 이야기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단 소속사가 일을 봐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를 복귀를 위한 초석으로 여기는 모양새다.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오달수가 지난해 말부터 영화 관계자들과 만나 활동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오달수의 복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을 당시 오달수는 처음 관련 사건을 부인했지만 이후 실명 폭로가 이어지자 공식 사과 후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이 기간 추가적인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여론은 '법적 처벌이 없다면 복귀가 가능하다는 시선'과 '실명 폭로 피해자가 존재하는 이상 오달수가 지속된 자숙으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시선으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방송인 이창명은 음주운전 논란 이후 3년 만에 복귀한다.
이창명은 TV조선2 '동네의 재탄생-슬기로운 360도'에 MC로 출연을 확정했다.
이창명은 2016년 4월 신호등을 들이받은 후 차를 버린 채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논란의 중심이었던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도로교통법·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원의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무죄 판결에도 이창명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음주운전 증거가 없어 무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잠정적으로는 그가 증거 인멸을 위해 음주운전 후 도주했다는 인식이 널리 펴져 있는 탓이다.
배우 이경영은 SBS 월화드라마 '해치'로 18년 만에 지상파로 돌아왔다. 앞선 두 사람과 달리 이경영은 실제로 지난 2002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KBS·MBC·SBS 지상파 3사에서는 출연 정지 명단 등 암묵적으로 이경영의 출연을 규제했지만 이번에 SBS가 이경영에게 문을 열면서 그의 활동 무대는 영화·케이블·종편을 넘어 지상파로까지 확장됐다.
SBS 측은 "우리는 출연 정지 명단이 없고 문제 소지가 있다고 보일 경우에는 심의팀, 홍보팀, 제작진 등이 참여해 내부적으로 회의를 거쳐 판단한다"면서 "이경영의 출연 역시 신중한 논의 끝에 결정됐다. 20년 가까이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고 해당 배역에 이경영을 대체할 만한 배우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SBS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드라마까지 이경영을 기용하는 것은 '불편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편에서는 이미 케이블·종편 등에서 활약하는 이경영에게 지상파 복귀가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연예인의 경우 법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은 별도로 볼 수밖에 없다. 일반인들과 달리 대중의 관심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공인'이 아니지만 그들을 '공인'의 범주에 넣는 것도 그 영향력이 반영된 결과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최진봉 교수는 "연예인은 대중의 호의과 관심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획득한다. 그러므로 '공인'의 범주 안에서 여겨지고, 이는 곧 사회적 책임감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행동은 결국 자신의 경제 활동을 책임졌던 이들에 대한 배신 행위다. 때문에 본인들은 억울하더라도 법적 처벌과는 별개로 사회적 처벌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의 비난 받는 행동은 더 무거운 책임감이 따른다. 단순히 직업 선택의 자유로만 보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맥에 따라 상부상조 분위기가 팽배해 결국 복귀가 가능해진다.
최 교수는 "워낙 오래 작업한 배우들은 영화계나 방송계 모두 인맥이 많으니 그런 인간적인 관계 속에서 슬쩍 떠보기 식으로 복귀가 이뤄진다. 거기에서 반응이 나쁘지 않으면 계속 나오기 시작한다"면서 "업계 문화 속에서 서로 도와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그들도 기회가 주어져 계속 일을 받게 된다. 그래서 국민적 정서와 동떨어진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