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스릴러 '사바하'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을 잇는 스릴러 흥행작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의 신작 '사바하'가 '곡성'과 비교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사바하'는 신흥 종교 비리를 찾아내는 박목사(이정재 분)가 사슴동산이라는 새로운 종교 단체를 조사하던 중 한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사진=영화시장분석가 김형호씨 제공)
아직 개봉 초반이지만 영화의 중심을 잡는 세 명의 캐릭터 구도, 긴장감을 자아내는 미스터리한 분위기, 종교적 색채 등이 '곡성'의 흥행 요소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SNS를 보면 '곡성'이 주는 몰입도 높은 공포와 스릴을 기대하며 '사바하'를 보러 가는 관객들도 많다.
영화시장분석가 김형호 씨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사바하'와 '곡성'의 개봉일 네티즌 평점 평균은 각각 7.76(1405명)점·7.72(1296명)점으로 0.04점의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사바하'와 '곡성'에 대해 관람객들이 종합적으로 유사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형호씨는 "'곡성'이 '사바하'보다 평점 10점과 9점에서는 우위를 차지하지만 '사바하'가 평점 8점이 더 많이 분포돼 있다. 보통 관객들이 '괜찮다'고 여기는 영화에 8점을 주는 편인데 이는 '사바하'가 '곡성'보다는 더 대중적이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사진=영화시장분석가 김형호씨 제공)
개봉일 관람평 주요 키워드를 살펴보면 두 영화의 차이점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총 10가지 항목에서 '사바하'는 '재미'와 '초반' 키워드에서 '곡성'보다 현저하게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반전'과 '결말' 그리고 '공포' 키워드에서는 '곡성'과 비교해 낮은 비율을 보인다.
김형호씨는 "'사바하' 관객들은 '곡성' 관객들보다 더 많이 '재미'를 평점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는 '사바하'가 상대적으로 더 대중적인 영화라는 것을 뜻한다. '초반'의 의미는 '초반'은 강한데 '후반'이 약하다는 평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곡성'은 '사바하'보다 반전과 결말이 강한 영화이기 때문에 관람평에서 이런 단어들이 많이 언급됐다. 또 스릴러 종류 중에서도 '사바하'가 미스터리에 가깝다면 '곡성'은 공포에 가까워 '공포' 키워드도 더 비율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곡성'의 연상표. (사진=영화시장분석가 김형호씨 제공)
연상 과정을 살펴보면 '곡성'은 '배우'·'연기'·'나홍진' 등의 키워드로부터 관객들의 관심이 확산됐다. 반면 '사바하'는 '검은사제'·'곡성'·'종교' 등의 키워드가 시작점에 있다.
영화 '사바하'의 연상표. (사진=영화시장분석가 김형호씨 제공)
김형호씨는 "결국 '곡성'을 본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사바하'를 보러 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곡성'과의 비교도 많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곡성'은 '나홍진' 감독의 영화임을 인식해 관람했고, '사바하'는 '검은 사제들' 감독임을 인식하고 본 것이다. 관객들이 '곡성'을 나홍진 월드 안에서 이해했다면 '사바하'는 '검은 사제들' 감독임을 알고 동시에 '곡성'과 비교해 이해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