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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결혼' 김동욱에게 '로코' 갈증은 없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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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결혼' 김동욱에게 '로코' 갈증은 없는지 물었다

    [노컷 인터뷰] '어쩌다 결혼' 성석 역 김동욱 ①

    개봉을 앞둔 영화 '어쩌다 결혼'의 배우 김동욱을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사진=BA엔터테인먼트, CGV아트하우스 제공)

     

    ※ 이 기사에는 영화 '어쩌다 결혼'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배우 김동욱을 처음 만난 건 지난해 11월이었다.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만만치 않았다는 드라마 '손 더 게스트' 종영 인터뷰 때 본 그는, 말수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담담하게 취재진을 빵 터뜨리는 '의도치 않은 유머 감각'을 지닌 사람이었다.

    '손 더 게스트' 이후 부쩍 늘어난 팬들이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그의 연기와 눈빛을 보고 로맨틱코미디나 멜로에서도 보고 싶다고 해, 관련 질문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동욱은 "이런 건 관계자들이 좀 보셨으면 좋겠다"고 답했고, 덕분에 취재진은 폭소를 터뜨렸다.

    당시 "로맨스도 너무 하고 싶고 멜로도 하고 싶고 다 하고 싶다"고 밝힌 김동욱이, 마침내 로맨틱코미디로 돌아온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어쩌다 결혼'(감독 박호찬, 박수진)에서 자유를 얻기 위해 가짜 결혼을 계획하는 성석 역을 맡았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주인공 두 사람이 끝내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홍보 문구에서도 알 수 있듯 '로맨스 없는 로맨틱코미디'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어쩌다 결혼'의 차별점이었다. "전형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로맨티고미디의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다"는 김동욱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어쩌다 결혼' 언론 시사회가 열린 지 사흘 후인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동욱을 만났다. 취재진이 두 명뿐이어서 차 마시며 담소 나누듯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18일에 '어쩌다 결혼'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어떻게 봤나. 재밌다는 반응이 많다.

    저도! (웃음) 저 재밌게 봤다. (웃음)

    ▶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개봉이 늦어졌다. 영화 보고 나서 '아, 이런 장면이 있었지?' 했던 게 있나.

    특별히 그런 건 없었다.

    ▶ 촬영할 때는 미처 못 봤던 걸 완성된 작품에서 발견했다거나?

    그때(촬영할 때)도 시력은 좋았어가지고… (일동 폭소) '신과함께'도 2편은 찍고 나서 1년 넘게 있다가 개봉했다. 촬영을 1년 넘게 한 작품도 있어서.

    ▶ '어쩌다 결혼'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되었는지.

    물론 첫 번째는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대본을 받았을 때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유쾌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 이야기에 뭔가 좀 갈증도 있었고, 전형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로맨틱코미디의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어쩌다 결혼' (사진=BA엔터테인먼트, CGV아트하우스 제공)

     

    ▶ 전형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지 않는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걸 의미하는지 궁금하다.

    좀 쿨한 느낌이 있지 않나? 저희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건 아니니까. 결혼을 소재로 다루고 있고, 로맨틱코미디라는 것(장르) 때문에 뭔가 억지스럽게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어떤 의무감에서 조금은 쿨해졌던 작품인 것 같아서 하게 됐다.

    ▶ 말씀하신 대로, 로맨틱코미디이긴 한데 로맨스가 없다. 근 몇 년 동안 로맨스 장르에서 보기 힘들었는데.

    어… (웃음) 그런 것도 같네. 근데 로맨스가 없진 않았다. 생각해 보니까 있었다. 있었네! '라이더스'라는 작품이다. (로맨틱코미디는) 빨리 누가 좀 써서 주셨으면 좋겠다. (일동 웃음)

    ▶ '어쩌다 결혼'에서 성석 역을 맡았다. 대본을 받고 나서 성석이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나.

    한없이 가볍다. 성석이라는 인물은 사실, 정말 철없는 인물이다. 그리고 극중에서 보이겠지만, 진짜 온전한 내 것이 아무것도 없는 친구다. 뭔가 주변에 가진 것도, 사람도 많아 보이지만 사실 그 어느 것도 내 건 하나도 없는 외톨이 같은 아이다. 그렇게 자라 그렇게 사는 아이기 때문에, 그 아이가 뭔가 고민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들이 굉장히 성숙하지 못하게 보인다. 철없는 모습도 많이 보이고.

    ▶ 중간에 엄마와 전화 통화하는 장면이나, 새엄마가 있는 상황 등을 미루어 보면 성석도 마음 아픈 가족사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는 밝고 때로는 가벼워 보이지만 숨겨진 그늘이 있는 캐릭터를 이전에도 종종 맡았던 것 같다. 이런 캐릭터에 끌리는 편인지.

    꼭 그런 캐릭터에 끌린다기보다는, 다양한 고민과 다양한 정서를 가진 인물들이 훨씬 더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보여줄 수 있는 모습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 언론 시사회에서 성석 캐릭터가 비호감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어떤 점을 신경 썼는지.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니까 원래 성격이 아닌 모습도 나온다. 너스레 떠는 장면 할 때 보면, 첫 장면에서부터 리액션이 오버돼 있지 않나. 다만, 대사 많고 말 빨리하고 이런 게 힘들었다. 성석이 캐릭터가 좀 말이 많고, 수다를 막 떠는 장면들이 있어서. 테이크가 끝나면 어지러웠다, 말을 많이 해서.

    ▶ 영화 보고 나니 만족스러운 편인가.

    음… 다행히! 그 시사회 때 봐 주신 분들(반응)은 다행히 나쁘지 않았다. 천만다행이다.

    ▶ 극중 성석은 본인 못지않게 결혼에 관해 가족들의 성화와 걱정을 듣는 해주(고성희 분)와 3년 동안 가짜 결혼 생활을 하고 이혼한다는 발칙한 계획을 세운다. 정말 가능하다고 생각했을까.

    얘네(성석-해주)는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안 될 거라면 안 했을 것 같다. 계약에 대한 부분은 해주랑 합의를 했을 거고.

    김동욱은 '어쩌다 결혼'에서 고성희와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사진=BA엔터테인먼트, CGV아트하우스 제공)

     

    ▶ 소개팅 자리에서 만난 해주와, 거의 바로 당일에 가짜 결혼 계획 파트너가 된다. 해주의 어떤 면을 보고 그런 결정을 했다고 보나.

    글쎄. 한편으로는, 영화적으로 속도감을 주기 위해서 (두 사람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한 건 있다. 결혼 진행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들이 주된 거니까, 이 여자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격이어서 라기보다는, 이 사람이 소개팅에 나와서 보여준 모습과 처한 상황을 본 거다. (제가 한 제안이) 솔깃할 만한 제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거고. 어떤 믿음과 확신이 가는 여자여서라기보다는.

    ▶ 해주 역할의 고성희와 연기한 소감은.

    더 재밌게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친해졌다. 너무 장점이 많은 배우인데, 극중에서 보셨겠지만 둘이서 만드는 재미있는 장면이 생각보다 많이 없었다. 다음번에 만난다면 더 재미있게, 오래 많이 찍어보고 싶다.

    ▶ 두 사람이 같이 만드는 재미있는 장면이 적었나? 영화 보면서는 별로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

    둘이서 꽁냥꽁냥하거나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거나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이런 씬들은 거의 없었다. 서로의 관계가 굉장히 형식적으로 딱딱딱 보여야 하는 씬이 많아서, 같이 만들어가는 재미를 찾을 만한 씬들이 많지 않았던 게 조금 아쉽다.

    ▶ 두 사람의 대화 장면에서 툴툴거리는 대화체가 등장하는데 의도한 것인가.

    둘이 결혼을 진행해 나가고 마지막이 될 때까지 이 둘이 어느 정도까지 가까워질까 하는 고민을 되게 많이 했다, 감독님하고. '가까워져 봤자 얼마나 가까워지겠어요?'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마지막에도 서로에 대한 인식이 첫인상과 조금 달라진 정도가 됐다. 비호감에서 호감 정도? 서로를 응원하는 느낌으로. 이성적인 호감이 아니라 서로 응원해주는 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 하지만 두 사람이 야심 차게 준비한 가짜 결혼은 실패한다. 가장 큰 위기는 어제였다고 보나.

    위기는 성석이 혜진(이채은 분)에게 프러포즈하다가 차이면서부터 시작된다. 거기가 완성이 안 되는데 가짜 결혼을 완성한다고 뭐가 되겠나? 가짜 결혼이 완성되더라도 문제다. (제가) 프랑스에 가 있으면 한국에 있는 혜진 씨를 어떻게 설득할 건가.

    ▶ 극중에서도 잘 나타나지만, 성석은 혜진이 프러포즈를 거절할 줄은 몰랐던 것 같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성석이는 그녀가 굉장히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굉장히 들떠 있었고. 배려라는 걸 잘 모르는 거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 입장에서 생각하는 방법을 모르는 친구다. '내가 좋으면 저 사람도 좋겠지' 하는 아주 단순하고 철없는 아이다. '내가 생각했을 땐 이걸 너무 좋아할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거기서 브레이크가 걸리니까, (거절당하고 나서) '이건 도대체 어떤 상황이지?' 했던 것 같다.

    배우 김동욱 (사진=BA엔터테인먼트, CGV아트하우스 제공)

     

    ▶ 누구를 사랑하는 데 그리 진지해 보이지 않는 성석이 혜진에게는 프러포즈까지 준비했다. 혜진에 대한 마음은 어떤 것이라고 봤나.

    진심인 거다. 성석이라는 인물이 엄마에 대한 결핍이 많은 친구다. 가정에 대한 책임감, 아이에 대한 책임감을 크게 못 느껴본 친구이지 않나. 그러면서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관계를 갈구한다. 자기 아이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을 혜진이란 여자에게서 봤을 것 같다. 이런 감정에서 시작해서, 이 여자에 대한 감정이 사랑으로까지 싹트게 되는 거고. 그래서 혜진을 순수하게 사랑하게 되는 거다.

    ▶ 한 번 실패하고도, 성석은 다시 혜진에게 간다. 영화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어떻게 됐을지 상상해 본 바가 있는지.

    감독님하고도 얘기를 되게 많이 해 본 것 같다. 어떻게 될까? 계속 뭐 도전하겠지, 성석이가. (혜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 사실 그 짧은 시간, 일련의 사건 속에서 (성석이) 얼마나 진지하게 성장할지는 모르겠다. 다른 사람이 되진 않았을 것 같은데, 하나는 확실해졌을 것 같다. 혜진을 진짜 사랑한다는 것, 내가 올인해야 하는 상대가 누구인지가 더 명확해졌다는 것. 결혼이란 사건을 통해 (혜진을) 정말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명확해졌을 것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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