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FC는 맨체스터시티와 2018~2019 리그컵 결승에서 패한 뒤 공식 SNS를 통해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의 경질을 암시하는 듯한 게시물을 공개했다.(사진=첼시 공식 트위터 갈무리)
선수는 감독의 지시를 거부했고, 결국 경기도 졌다. ‘안되는 집안’ 첼시의 현주소다.
첼시는 2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시티와 2018~2019 리그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전, 후반 90분과 연장 전, 후반 30분까지 120분의 혈전에도 득점을 내지 못한 양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4명의 키커가 성공한 맨시티가 3명이 성공한 첼시를 꺾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맨시티는 리그컵 통산 6회 우승을 기록했다.
이번 결승은 승리한 맨시티보다 패한 첼시가 더 큰 화제다. 결승 패배로 첼시는 올 시즌 사실상 무관이 확정적이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는 5라운드(16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패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첼시는 이탈리아 출신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조르지뉴를 영입하며 리그 초반 12경기 무패(8승4무)를 달리며 올 시즌의 우승 도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패배가 쌓이며 위기를 맞았다. 겨울이적시장에는 과거 나폴리에서 사리 감독과 좋은 호흡을 보였던 골잡이 곤살로 이과인까지 데려왔다.
하지만 ‘사리 볼’은 감독의 고집과 함께 점차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위력을 잃었고, 선수들이 사리 감독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으로 추측할 만한 정황이 쌓여만 갔다. 현지에서는 선수들의 태업설까지 제기됐다.
결국 리그컵 결승에서 사단이 났다. 사리 감독은 0대0으로 팽팽한 흐름이 이어진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에 골키퍼 교체를 지시했다. 선발 출전한 케파 아리사발라가의 근육 통증 때문이었다.
사리 감독은 승부차기도 겸해 윌프레드 카바예로의 교체 투입을 지시했지만 케파는 계속해서 교체를 거부했다. 결국 사리 감독은 교체 지시를 거둬들여야 했다. 케파는 승부차기에서 르로이 사네의 슈팅을 막아내는 등 제 몫을 했다. 하지만 첼시는 첫 번째 키커 조르지뉴와 네 번째 키커 다비드 루이스의 슈팅이 실패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사리 감독은 “상황을 오해했다. 팀 닥터의 설명을 듣고 제대로 알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케파 역시 경기 후 SNS를 통해 “감독의 명령을 거부하지 않았다. 오해가 있었다. 감독은 내가 뛸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뛸 수 있는 상태였다”고 논란의 상황에 대해 해명했다.
정작 당사자들은 오해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이 상황을 지켜본 이들은 첼시의 현주소를 부정적으로 직시했다.
첼시 출신의 크리스 서튼은 ‘BBC’와 인터뷰에서 “이 경기가 케파가 첼시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스페인 출신의 케파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역대 골키퍼 최고 이적료인 8000만 유로(당시 약 1049억원)을 주고 첼시가 데려온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