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반려견 던진 견주로 오해" 강릉사건 제3의 피해자 하소연

사건/사고

    "반려견 던진 견주로 오해" 강릉사건 제3의 피해자 하소연

    반려견 던져 숨지게 한 견주 SNS 글 비난 쇄도
    알고보니 제 3의 인물이 의도적으로 사칭해
    알려진 계정엔 피해자 인적 사항 그대로 적혀 있어
    욕설 메일에 이어 댓글 피해도…"고통 상상 초월해"

    분양받은 반려견이 식분증(배설물을 먹는 증상)을 보인다는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반려견을 집어 던진 이 모씨가 거센 비난을 받은 가운데 자신이 이 반려견의 견주라고 주장하는 SNS 글이 올라와 여론의 비난이 일었다. 하지만 알고보니 SNS에 올라온 글은 전혀 다른 사람이 작성한 것이었고 지목된 사람 역시 제 3의 인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

     

    미국 동부 뉴욕시.

    식사를 하고 있던 이 모 씨는 지난 12일 오후 자신의 이메일을 확인한 뒤 화들짝 놀랐다.

    다름 아닌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죽으라'는 메일이 오기 시작한 것. 그것도 한, 두 통의 메일이 아니었다. 긴장한 이 씨는 받은 메일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메일 내용은 욕설로 가득했다. '사람 XX냐', '자살해라'라는 내용이 뒤따랐다. 영문을 모른 이 씨는 손까지 떨며 메일을 계속해서 확인해 나갔다.

    그런데 내용을 보니 사흘전 분양받은 몰티즈가 대변을 먹는다며 환불을 요구하다 반려견을 던진 사건에 대한 비난이었다.

    이 씨 자신이 이 사건의 당사자로 지목돼 있었던 것이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머문 이 씨에게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이 씨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누군가 자신의 이름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만든 뒤, 해당 사건의 당사자 인양 입장을 올린 것.

    그러면서 태연하게도 "반려견 센터에서 봉사하며 반성하겠다"며 이 씨를 사칭하고 있었다.

    글 말미에는 "얼굴이 나온 사진을 올리는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 된다"는 글까지 올려 더욱 논란을 키웠다.

    더 큰 문제는 이 계정에 이 씨의 인적사항은 물론 메일 주소까지 올라와 있는 점이었다.

    이 씨에게 보낸 욕설 메일들.

     

    이 씨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의 다른 SNS 계정에 "사칭 당했다"고 호소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씨의 지인들까지 해명하고 나섰지만, 도용당한 SNS의 글에는 이 씨를 향한 수 천 개의 비난 댓글이 빗발치고 있었고, 일부 매체는 이를 인용해 반려견을 집어 던진 주인의 입장이라며 후속 보도를 내기에 이르렀다.

    이와 동시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아지 던진 사건에 대한 견주의 근황'이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퍼지기도 했다.

    하루아침에 '동물학대 가해자'로 지목당한 셈이다.

    문제의 글은 25일 현재 360여 차례 공유됐으며 7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려있다.

    이 씨는 CBS노컷뉴스에 "페이스북에 신고한 후 받은 답변은 해당 계정이 이용 약관 위반 사실이 없으니 계정 정지나 게시물 삭제 조치가 불가능하다는 내용 뿐"이라며 "개인적인 공격이 아닌 온 국민의 공분을 받다 보니 저와 가족의 심적인 고통이 상상을 초월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게시물에 악플을 달던 사람들은 해당 계정 생성이 고작 12시간여 전, 게시물이 4~5건 뿐인 '유령계정'임을 인지할 수 있으면서도 악성 댓글을 달고 인신공격을 했다"며 "SNS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허위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정보의 타당성을 늘 염두에 뒀다면 과연 이렇게까지 피해를 봤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강릉경찰서는 지난 13일 반려견을 집어 던진 이 모 씨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