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황교안 신임 당대표가 대표 수락연설을 하며 한국당 만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당 대표에 선출됐다. '보수 통합'을 내세운 그는 당선 후 '무계파'를 강조하며 통합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황교안 대세론'을 입증한 셈이지만, 득표율은 50.0%로 '압도적인 지지'에는 다소 부족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탄핵 불복 잡음, 5·18 망언 징계 처리 등도 황 신임 대표에게 과제가 될 전망이다.
황 신임 대표는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결과 6만 8713표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4만 2653표를 득표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3위는 2만 5924표에 그친 김진태 의원이었다.
황 신임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5만 3185표(55.3%), 여론조사에서 1만 5528표(37.7%)의 지지를 얻어 50.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한국당은 원팀"이라며 "문재인 정부 폭정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의 경우 31.3%(선거인단 투표+여론조사 합산), 김 의원은 18.9%(선거인단 투표+여론조사 합산)로 전대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당초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2·3위 싸움은 오 전 시장의 가벼운 승리로 마무리됐다. 그가 내세운 '탄핵 인정론'과 '중도 확장론'이 먹혀든 셈이다. 특히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오 전 시장은 50.2%를 득표하며 강성 우파를 내걸고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얻은 김진태 의원(12.1%)을 압도했다. 황 신임 대표마저도 37.7%로 오 전 시장에게 밀렸다.
선거인단 투표 역시 오 전 시장은 22.9%, 김진태 의원은 21.8%를 득표해 당내에서도 강성 우파보다 중도 확장론에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8명의 후보 중 4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경선에선 조경태, 정미경, 김순례, 김광림 의원 등이 당선됐다. 5·18 망언으로 논란이 됐던 김순례 의원은 이날 마지막 연설에서도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외치는 등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이끌며 3위로 선전했다.
4선 중진 조경태 의원은 4만 1072표(21.7%)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그는 "당선의 기쁨은 잠시이고 사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도부가 잘 상의해서 내년 총선 승리하는 정당으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별도로 1명을 선출하는 청년최고위원에는 신보라 의원이 선출됐다. 또 "저딴 게 대통령"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준교 후보는 2위를 차지했다.
한편 이날 전당대회에 앞서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는 5·18 망언에 항의하며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고 외치자, 한국당 당원들이 몰려들어 "빨갱이는 물러나라"며 맞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5·18 망언 논란, 후보들 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불복 입장 등이 이어진 결과다. 이러한 우경화 파문이 불거지며 전당대회 흥행에 '빨간불'이 켜지기도 했다.
황 신임 대표는 전당대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18 징계는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의견을 취합해서 잘 처리하겠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탄핵 불복 논란과 관련해선 "이제는 미래로 나가는 일에 매진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당내 통합이 중요하다. 한국당 계파는 없어졌다"며 '보수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50.0%의 지지율이 동력이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2017년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홍준표 전 대표의 경우 65.7%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돼 강력한 전권을 발휘한 바 있다.
이번 전당대회의 최종 투표율은 25.4%로 2017년 전당대회(25.2%) 보다 약간 높았지만, 김무성 전 대표가 선출된 2014년 전당대회(30.5%) 보다는 낮은 수치다. {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