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정상회담 첫날인 27일 동해안 최북단 통일전망대를 찾은 관광객들이 눈앞의 해금강 지역과 동해선 육로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지만…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합니다"
시작하기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결렬되자 '금강산 관광의 출발지'인 강원 고성군 명파리마을 주민들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물꼬를 튼 남북 평화 모드가 2차례의 북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지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때 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이강훈 고성군번영회장은 "언론에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이번 회담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대감을 줬지만, 예상과는 달리 큰 성과없이 결렬돼 너무나 아쉽고 실망스럽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심정이 정말 답답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명파리 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애(59.여)씨는 "살아가면서 이런 희망고문도 없다"며 "이렇게 기대를 걸다가 실망하고, 또 기대를 걸고 실망하고 주민들도 지칠만큼 지쳤다"고 푸념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뉴스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명파리마을의 한 주민. (사진=유선희 기자)
앞서 금강산 관광은 지난 1998년 11월 1400명을 태운 금강호가 동해항에서 북한으로 출항하면서 시작돼 5년 뒤인 2003년 9월부터는 육로관광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 총에 맞아 숨지면서 전면 중단돼 11년째 문이 열리지 않고 있다. 이후 금강산 관광의 '관문'인 명파리마을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말 대로 '폐허'를 연상케 할 정도로 상경기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10여 년 동안 고성군이 현재까지 집계한 피해액은 4천억 원 가량. 피해로 인해 휴·폐업한 업소도 400여 곳에 달한다. 주민들이 관광 재개를 염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민 양정운(55)씨는 "바글바글했던 시장터가 지금은 허허벌판으로 변할 정도로 피해가 크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돼 정말 지금까지 얼어붙은 경기가 살아났으면 좋겠다"며 여전히 간절한 마음을 내비췄다.